글로벌 은행들...2조 달러 이상의 불법자금 스캔들 직면
로이터통신은 지난 21일(현지시각) HSBC, JP모건, 스탠다드차타드, 도이체방크 등 주요 글로벌 은행이 지난 20년간 2조달러(2347조원)이상의 불법자금 거래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보도했다.
이러한 의혹은 미국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의 의심거래보고서(SAR, Suspicious Activity Report)를 온라인 미디어 매체인 버즈피드(Buzzfeed)가 입수해 공개함에 따른 것이다. 버즈피드의 보고서 입수와 함께, 국제탐사보도기자협회(ICIJ)는 88개국 100여개의 언론사와 협력하여 20만건의 거래명세서를 추적했다.
불법 거래가 포착되면 해당 기업은 60일 내에 미국 재부무에 신고해야하는데, 이 SAR은 미국 은행들이 1999년부터 2017년 불법 의심 거래로 미국 정부에 제출한 내용을 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시기 의심받는 불법 거래는 2100건이며, 약 2조 달러(2347조원)에 달한다.
SAR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은행은 HSBC, JP모건체이스, 스탠다드차타드, 도이체방크, 뉴욕멜론은행 등이었다. 특히, 이들 은행은 해외 범죄조직 계좌 개설을 비롯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자금을 세탁하는데 관여하는 등의 불법 거래 의혹을 받고 있다.
먼저 SAR에 따르면, HSBC는 지난 2013년 클라우드 서비스 벤처 투자 수익이 100%이상 된다는 거짓 약속과 더불어 다단계 형식으로 6500만달러(762억원) 이상 모집해 투자자에 피해를 입혀 영업을 금지 당한 WCM777에 1500만 달러 (176억원) 이체를 허용했다. 또, 마약 밀매업자들의 돈세탁을 하는 파나마 무역회사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편, JP모건체이스는 뇌물수수 혐의로 인터폴의 적색수배를 받은 카자흐스탄 정치인 빅토르 흐라푸노프의 수백만 달러 규모의 거래를 비롯해 베네수얼라, 말레이이사 등 불법 투자자 및 기업의 거래를 도왔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탈레반과 연계되었다고 알려진 두바이 소재의 알 자루니 환전소의 송금 거래를 허용해주었으며, 도이체방크는 우크라이나 억만 장자의 불법 거래를 도왔다고 드러났다.
이중, 불법자금 거래규모가 가장 큰 은행은 도이체방크로 1조3000억달러(1524조원)에 육박했고, JP모건체이스도 5140억달러(602조원)의 불법 거래에 개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의혹이 지난 21일 보도되자마자, 이들 기업의 장중 주가 폭락이 이어졌다. 도이체방크는 8%, HSBC는 6%, JP모던체이스는 5%대 까지 떨어졌다. 이에 대한 영향으로 당일 미국 종합주가지수인 다우지수는 약 1.8% 하락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성명서를 내고 해당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먼저, 도이체방크는 언론이 제기한 의혹은 과거에 있었던 사건이며 현재는 상당한 자원 투자로 책임있는 거래만을 다룬다고 언급했으며, 이를 뒷받침해주기 위해 독일 재무부 또한 이미 처리된 사건이라고 밝혔다. HSBC도 이번 의혹은 이미 오래 전 끝난 일이라고 단언한 동시에 자사는 2012년부터 불법 거래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스탠다드차드는 내부 통제절차의 개선으로 현재는 불법 자금 거래에 개입할 수 없다고 밝혔으며, 뉴욕멜론은행은 자사의 모든 거래는 법과 규제를 준수해서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 국제 법률 회사인 노튼 로즈 풀브라이트(Norton Rose Fulbright)는 은행의 불법 거래 의혹은 SAR에 언급된 수를 넘어선다고 지적했다, 또한, SAR에 접수된 수많은 불법 거래 중 극히 소수만이 기소되어 법적으로 다뤄진다고 밝혔다. 한편, 국제 인권 단체 글로벌위트니스(Global Witness)와 국제금융협회(IIF, Institute of International Finance)는 은행들에게 불법적 금융 거래의 적극적 관리를 공식적으로 촉구하고 나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