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합성연료를 주유하는 모습/픽사베이
사진은 합성연료를 주유하는 모습/픽사베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이하 EC)는 내연기관 차량의 폐지를 둘러싼 독일과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합성연료(e-fuel)만으로 운행하는 차량은 2035년 이후에도 허용하는 계획의 초안을 작성했다고 로이터가 21일(현지시각) 단독으로 보도했다. 

‘합성연료’(e-Fuel)는 물을 전기분해해 얻은 그린수소(H₂)와 이산화탄소(CO₂)로 제조한 액체 연료다. 합성연료는 탄소 발생량을 줄이지는 못해도 더 늘리지는 않는다. 연소 과정에서 탄소가 배출되지만, 대기 중에 포함된 탄소를 포집해서 만들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는 탄소 순배출이 제로가 되기 때문에 탄소 중립적이라고 할 수 있다. 

로이터가 입수한 계획의 초안에 의하면, 탄소중립 연료로만 작동할 수 있는 자동차에 대해 EU에서 새로운 유형의 자동차 범주를 만들 것을 제안하고 있다.  

또한, 허용되는 차량은 합성연료가 아닌 다른 연료를 사용할 경우 주행이 안 되도록 하는 기술을 사용해야 한다. 이 제안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내연기관차의 신규 판매를 금지하기로 한 EU의 데드라인인 2035년 이후에도 자동차 제조업체가 내연기관 차량을 계속 판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즉, 내연기관 차량의 전면 폐지에서 한 발작 물러난 셈이다. 

수개월 간의 협상 끝에 EU 국가들과 유럽 의회는 지난해 2035년 내연기관차 신차 판매 금지에 합의했으나, 독일 교통부는 이번 달 이 법률이 발효될 수 있는 최종 투표가 있기 며칠 전 마지막 순간에 이의를 제기함으로써 다른 나라들을 놀라게 했다. 

 

독일은  자국이 내연기관 강국이기 때문에 폐지 반대

독일 교통부의 핵심 요구 사항은 EU가 2035년 이후에도 합성연료로 작동하는 신차 판매를 허용하는 것이다. 독일 교통부 장관 폴커 비싱(Volker Wissing)은 "유럽위원회의 제안을 완전히 거부하는 게 아니라 일부 개선을 원한 것"이라고 소식통이 로이터에 전했다.

당사자들은 23일(현지시각) EU정상회담에서 합의를 목표로 하고 있다.

EC 대변인은 초안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지만 EU 기후정책 책임자인 프란스 팀머만스(Frans Timmermans)이 지난 주 "어떤 솔루션이든 작년에 합의된 2035년 단계적 폐지 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한 점을 언급했다.

EU 관계자는 20일 로이터에 합성연료 자동차 등록에 대한 제안은 연소 엔진 단계적 폐지 법안이 최종적으로 채택된 후에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합성연료는 아직 대규모로 생산되지 않고 있다. 2021년 칠레에 세계 최초의 상업용 공장이 문을 열었으며, 독일 포르쉐의 지원을 받아 연간 5억5000만 리터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른 공장에는 항공 연료에 중점을 두고 2024년에 생산을 시작할 예정인 노르웨이의 노르스크(Norsk e-Fuel)가 있다.

독일의 포츠담 기후연구소 홈페이지
독일의 포츠담 기후연구소 홈페이지

독일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는 포츠담 기후 연구소(Potsdam Institute for Climate Research)가 21일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계획된 합성연료 프로젝트는 향후 몇 년 동안 항공, 운송 및 화학 분야에서 독일 합성연료 수요의 10%를 충당할 정도의 연료만 생산할 것이라고 한다. 

합성연료는 내연기관 연료로 쓰일 수 있고, 일반적인 온도와 압력에서 쉽게 보관과 수송이 가능해 전기차 시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가교 역할이 기대된다. 이 때문에 내연기관 차량에 국제적인 경쟁력이 있는 독일과 일본을 중심으로 합성연료 연구가 활발하다. 

 

독일 이외 이탈리아, 프랑스도 공동 전선 구축, 급격한 폐지 반대

독일뿐 아니라 이탈리아, 프랑스 정부도 공동 전선을 구축했다. 이들 회원국은 “EU가 현실적인 제약을 고려하지 않고 지나치게 급격한 목표치를 설정했다”고 반발한다. 독일 정부는 기존 내연기관 엔진에 합성연료를 사용하면 퇴출을 면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해왔다.

이탈리아 환경부도 “전기차가 넷제로를 위한 유일한 길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면서, “이번 법안은 중국 자동차 회사에 선물을 안겨주는 꼴이자 유럽의 자살행위"라고 비판했었다. 

이런 이유로 독일 교통부와 EC는 2035년부터 새로운 연소 엔진의 계획된 종료 계획에 대해 논의를 최근 진행하고 있다고 독일 교통부가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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