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 본드’와 ‘EU 공공 기금’ 제시…다음 달 다시 논의 예정

유럽중앙은행ㆍ보험연금청에서 발표한 '기후 보험 격차 완화를 위한 정책 검토' 보고서. / ECB
유럽중앙은행ㆍ보험연금청에서 발표한 '기후 보험 격차 완화를 위한 정책 검토' 보고서. / ECB

유럽중앙은행(ECB)과 유럽보험연금청(EIOPA)에서 기후보험 격차 해소 방안을 검토한 보고서가 지난 24일(현지시각) 발표됐다. ‘기후 보험의 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안’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는 자연자해에 대비해 발행하는 보험연계증권인 ‘캣 본드’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EU 지역에서 발생한 기후 관련 손실 가운데 보험에 가입된 경우는 약 25% 수준이라고 유럽중앙은행은 분석했다. 

‘대재해 채권’이라고도 불리는 캣 본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전 세계 금융업계에서 보험산업의 인수능력을 확대하면서도 재정부담을 줄일 방안을 검토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유럽보험연금청의 페트라 힐케마(Petra Hielkema) 청장은 성명을 통해 “유럽 사회를 효과적으로 보호하려면 기후 보험 관련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기후 보험 관련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럽중앙은행과 유럽보험연금청은 최근 EU 지역에서 발생한 기후 손실 가운데 보험에 가입된 경우가 4분의 1 수준이라며,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가계·기업이 화재나 홍수 등 재해에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자연재해를 스스로 회복하기 어려운 기업이 많아지면 국가 경제와 금융 시스템도 위협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보고서는 기후 보험 관련 정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취약 기업은 보험료 인상 또는 고금리 대출로 인해 신용이 하락해 보험 격차가 벌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40년간 발생한 유럽의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 빈도(좌)와 전체 자연재해로 인한 재산 피해 추이./ ECB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발생한 재산 피해는 지난 2021년부터 급증했다. 전 세계의 기후재해로 인한 재산 피해는 지난 2016년부터 서서히 증가하다가, 코로나 이후 상승폭이 가팔라졌다.

재보험 기업인 스위스 리(Swiss Re)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생한 재해 손실을 약 1200억 달러(약 161조원)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보고서는 지난 1980년부터 2020년까지 EU 지역에서 발생한 재해 손실은 총 4800억 유로(약 707조원)로 추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근 기후 손실액이 커지면서 재보험 가격도 인상되고 있다. 국제 보험중개사인 하우덴(Howden)은 보험이 갱신되는 시기인 지난 1월에 유럽의 금리도 함께 약 30% 상승했다며, 재보험 가격도 지난 6년 연속으로 상승했다고 로이터통신을 통해 밝혔다.

보고서는 '자연재해의 강도 및 빈도'에 따라 안전망을 구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ECB 

보고서는 캣 본드가 발행되면 가계와 기업 뿐아니라 보험사의 위험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보험업계의 기후 관련 위험이 늘어나 손실액도 커지는 시점에서, 보고서는 자본 시장이 보험업계의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럽중앙은행과 유럽보험연금청은 국가 차원의 보험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구체적으로는 EU에 속한 국가들이 공공 기금을 마련해, 향후 자연재해가 발생한 국가의 복구 작업에 투입하는 방안이다. 보고서에 담긴 정책은 의견 수렴을 거쳐 다음 달 22일에 예정된 워크숍에서 추가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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