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에서 발견된 미생물이 놀라울 정도로 이산화탄소를 빨리 흡수한다고 28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이 소개했다.
'시아노박테리아(cyanobacteria)'라고 불리는 이 미생물은 지난해 9월 이탈리아 불카노(Vulcano) 섬 근처의 화산지대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연구원들에 따르면, 이 지역은 타 지역보다 훨씬 많은 이산화탄소를 포함하고 있는데, 다른 그 어떤 미생물보다 훨씬 더 빨리 탄소를 바이오매스로 변화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 알려진 미생물보다 탄소 포집에 가장 적합한 미생물 발견
이 미생물을 발견한 회사는 미생물 과학 회사인 '시드 헬스(Seed Health)'. 프로바이오틱스 판매 및 플라스틱 분해를 위한 미생물 효소 사용 등을 연구하는 조직이다.
시드 헬스의 공동 설립자이자 공동 CEO인 라자 디르(Raja Dhir)는 "미생물 기반 솔루션을 확장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과학계가 유익한 미생물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드 헬스 연구원들은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해안과 미국 콜로라도의 록키 산맥에서 1000개가 넘는 샘플을 수집했다. 연구원들은 시칠리아 해안에서 떨어진 작은 섬인 불카노에서 첫 탐험을 위해 여러 대학과 협력했다. 이들은 이산화탄소를 방출하는 화산 분출구 주변의 물, 침전물, 미생물을 표본으로 추출했다. 연구원들은 이 샘플을 실험실로 가져가, 탄소를 가장 많이 포집할 수 있는 미생물을 배양하는 데 사용했다. 연구원들이 이번 박테리아를 발견한 것도 이 과정에서다.
2FP의 이사인 브래든 티어니(Braden Tierney) 이사는 "미생물을 자연의 연금술사"라고 설명했다. 그 이유는 미생물이 이산화탄소와 같은 화합물을 흡수하고, 재생 가능한 자원으로 만들어진 에너지와 바이오플라스틱 등 인간에게 유용할 수 있는 것들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2FP 팀은 DNA 염기서열 분석 데이터와 수천 개의 다른 환경 및 생물학적 샘플을 결합한 극단적인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의 살아있는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있다고 시드 헬스의 CEO는 말했다. 티어니 이사는 "이 DB가 의미하는 것은 이산화탄소가 많은 환경에서 농축된 박테리아와 유기체로 채워진 냉동고를 갖게 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생물로 탄소 포집 뿐 아니라 화학 물질 생산도 가능할 듯
이산화탄소를 포획하기 위한 박테리아 연구 아이디어는 활발한 연구 분야다. 최근의 연구 리뷰에 따르면, 박테리아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뿐만 아니라 유용한 화학 물질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빌게이츠가 투자한 미국 스타트업 란자테크(Lanza Tech)는 이미 박테리아를 사용하여 이산화탄소를 상업적 연료와 화학물질로 전환한다. 메이저정유사 셸(Shell)과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지원을 받는 영국 기반 시아노 캡쳐(Cyano Capture)는 바이오매스와 바이오오일을 생산하기 위해 시아노박테리아를 활용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많은 회사들은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기 위해 해조류(algae)를 사용하고 있다.
바이오 연료가 연소될 때,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대기로 돌아간다. 하지만 미국의 로렌스 버클리(Lawrence Berkeley) 국립 연구소는 바닷물에서 탄소를 흡수하는 광물을 침전시켜 이산화탄소를 가두는 박테리아의 사용을 연구하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미네랄로 바꾸는 박테리아, 시멘트 생산 과정에서 생산되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박테리아 등 다양한 종류가 등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