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서 이산화탄소를 흔히 이야기하지만 정작 탄소보다 더 치명적인 기체가 메탄이다. 이 메탄 문제를 15년 동안 파고든 청년이 미생물에 착안, 메탄을 먹어 버리는 아이디어를 성공시켰다고 CNBC가 22일(현지시각) 소개했다.
스탠퍼드 대학에서 생화학으로 박사를 받은 조쉬 실버만(Josh Silverman)은 윈드폴 바이오(Windfall Bio)라는 스타트업을 2022년 설립했다. 실버만은 메탄을 먹는 생물 또는 메타노트로프(methanotroph)를 농부들에게 시범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윈드폴 바이오의 설명에 의하면, 메타노트로프(Methanotrophs)는 메탄을 먹고 식물을 위한 생체 이용 가능한 영양소로 변환하는 자연 발생 토양 미생물이다. 이산화탄소 대신 메탄을 먹어 치운다.
소의 트림과 소의 거름에서 나오는 메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윈드폴 바이오의 미생물은 메탄을 먹고 공기에서 질소를 포집하여 농부가 농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값비싼 비료를 만들어 낸다.
실버만은 22일 윈드폴 바이오의 사명을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하고, 빌 게이츠의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Breakthrough Energy Ventures)를 비롯한 투자자들의 참여와 함께 벤처 회사 메이필드(Mayfield)로부터 900만달러(약 115억원)의 자금 조달을 발표했다. 이산화탄소에 가려져있던 이슈인 메탄을 관심사로 끌어올리기 위한 그의 오랜 노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NASA, 메탄의 온실 효과는 이산화탄소 보다 80배 이상 강력
이산화탄소는 단독으로 지구 온난화의 가장 큰 원인이지만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메탄은 지구 기온 상승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NASA(미국항공우주국)에 의하면,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더 빨리 대기 중에서 사라지지만, 20년 동안 열을 가두는 데 있어 이산화탄소 보다 80배 이상 강력하다고 한다.
실버만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몇 년 동안 인식이 정말 바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2010년대 초반에 셰일 가스로부터 석유와 가스를 뽑아내는데 쓰이는 수압 파쇄(hydraulic fracking)의 수요가 급증하여 메탄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가격이 떨어진 메탄을 연료뿐만 아니라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하기가 쉬워졌다.
이런 흐름을 타고 실버만은 발효를 통해 단백질을 만드는 전문 회사인 칼리스타(Calysta)를 공동 설립했다. 칼리스타에서 실버만은 메탄을 먹는 박테리아에 대한 첫 번째 상업적 경험을 했다.
메탄을 먹는 미생물은 자연적으로 발생하지만, 당시 과학 문헌은 미생물이 성장 속도가 매우 느리고 작업하기가 쉽지 않다고 돼있었다. 하지만 추가 조사를 통해 실버만은 적절한 기술과 환경만 주어진다면 메탄을 먹는 미생물이 대부분의 다른 종류의 박테리아와 마찬가지로 유전적으로 변형되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미생물이 메탄을 먹고 유기농 퇴비를 만들어서 일석이조 효과
실버만은 메탄을 먹는 미생물이 기후 변화와 싸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지만 먼저 비즈니스 사례를 파악해야 했다. 실버만은 CNBC에 "그게 정말 핵심 문제였다"고 고백했다.
이 미생물은 메탄을 먹고 그 결과로 생긴 영양분을 토양에 넣기 때문에 소를 키우는 농장에서 이 미생물을 사용하면 비료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명확한 측정이 가능해지면서, 실버만은 이 미생물을 수익모델로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실버만은 CNBC에 "우리는 퇴비 더미에 들어가는 메탄을 측정하고, 퇴비 더미에 남은 탄소와 질소를 측정한다"며, “관련 모델링이나 불확실성이 없다. 오늘날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유형의 기후 영향에 대해 가장 확실하게 100% 정량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농부들이 윈드폴 바이오의 첫 번째 고객이지만 실버만의 목표는 미생물이 앞으로 몇 년 동안 다른 많은 메탄 배출원에서도 활약하도록 하는 것이다.
첫 번째로 소, 돼지, 닭과 같은 다른 유형의 축산 농장에서 미생물이 쓰일 것이라고 실버만은 CNBC에 말했다. 그 다음에는 매립지 및 폐수 처리 시설과 같은 다른 희석 메탄 배출원에 쓰일 것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