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프랑스 에너지 전환부 아그네스 파니에 루나셰(Agnès Pannier-Runacher)장관이 16개 국가의 장관들과 친원자력 연합 회의를 가졌다. 루나셰 장관은 각국에 원자력 에너지를 개발하기 위한 로드맵을 작성하도록 요구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회의에는 카드리 심슨(Kadri Simson) EU 에너지 집행위원과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를 포함한 EU 14개국 대표, 그리고 참관국 자격으로 이탈리아, 비EU 초청국으로 영국이 참석했다.
심슨 집행위원은 특히 에너지 공급의 보안과 산업 발전에 관한 모든 사람의 질문을 듣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유럽 내 11개국(프랑스,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체코 공화국, 헝가리, 핀란드, 네덜란드, 폴란드,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은 원자력 공급망 전체에 걸친 협력을 더 긴밀하게 하고, 소형 원자로와 같은 신기술의 개발과 같은 공동 산업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이 회의 전에 이루어진 기자회견에서 체코 산업통상부 장관인 요제프 시켈라(Jozef Sikela)는 "우리의 목표는 미래에 탈탄소 에너지원으로서 현대 원자력 기술의 훨씬 더 빠른 개발에 자금을 지원하는 방법을 논의하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원자력으로 인해 분열된 EU
그동안 EU 국가들은 원자력 에너지원을 EU 재생 에너지 목표에 포함시킬 것인지에 대한 논쟁을 벌여 왔다. 지난 4월, EU는 친환경 투자 기준인 녹색 택소노미에 원자력과 가스를 포함시키기로 했고, 일부 국가들이 핵 찬성 및 반핵 동맹으로 갈라지면서 원자력은 EU의 에너지 정책의 의제가 되었다.
프랑스의 경우 전체 에너지 소비량에서 원자력이 차지하는 비율은 78%로 원전에 호의적이다.
반면 독일은 자국 내에서 원전을 통한 전기 생산을 멈추었으며, 오스트리아와 룩셈부르크는 원자력 투자를 ‘녹색’으로 결정한 데 대해 EU를 법정에 제소했다.
룩셈부르크 클로드 투르메스(Claude Turmes) 장관은 지난 2월, EU 11개국의 원자력 동맹 발표 이후 "기후 변화와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우리는 빨라야 한다. 그러나 새로운 원자력 발전소는 건설하는 데 15년이 걸리며 풍력과 태양광 발전소보다 2~3배 더 비싸다. 실용주의가 아니라 이데올로기"라고 전한 바 있다.
프랑스판 IRA도 발표
지난 11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은 녹색 기술 투자에 대한 새로운 세액 공제를 제공하고 유럽에서 생산되는 전기차를 구매하는 경우 현금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예산에 포함될 예정인 새로운 세액 공제는 2030년까지 총 200억 유로(29조원)의 민간 투자를 창출하고 수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 정부는 이 법안을 통해 풍력 및 태양광 발전 시설, 히트 펌프 및 배터리에 대한 투자 25-40%에 대한 기업의 자본 지출을 충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4300억 달러 규모(약 576조원) 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지원과 경쟁할 수 있도록 환경친화적 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릴 예정이다.
또한 다음 23일에 발표될 녹색 산업 법안에는 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프랑스에 새로운 공장을 세우는 데 걸리는 시간을 절반으로 9개월 이하로 단축하는 계획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의 장기적인 산업 쇠퇴를 되돌리기 위한 조치를 설명하면서 "이 자금 조달 프레임워크는 미국의 IRA와 경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 전기 자동차 구매자에게 최대 5000유로(약 730만원)의 현금 인센티브를 주고 생산 시 엄격한 저탄소 기준을 충족하는 조건으로 만들어 비유럽 자동차 제조 업체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탄소 발자국이 좋은 유럽산 배터리와 차량을 지원할 것이며 비유럽 산업을 부양하기 위해 프랑스 납세자의 돈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마크롱 대통령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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