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비즈는 28일(현지시각) 주목할 만한 이색 기후기술 스타트업 4곳을 선정해서 소개했다.
#1. 식물 기반 붙임머리 개발한 리번들(Rebundle)
2019년에 흑인 여성 시아라 메이(Ciara May)가 창업한 리번들은 미국 최초로 식물 기반 붙임머리를 개발했다. 리번들은 순환경제 스타트업의 대회(Circularity 23 Accelerate)에서 지난 6월 우승한 기업이다.
붙임머리 시장은 2030년까지 거의 두 배인 118억 달러(약 15조원)가 될 전망이다. 리번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매년 1만3607톤의 플라스틱 붙임머리가 쓰레기 매립장에 버려지는데 이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대안이기 때문이다.
리번들이 특허 출원 중인 리젠 헤어 파이버(ReGen Hair Fiber)는 자연적으로 추출된 바나나 섬유로 만든다. 이 소재는 97%가 바이오 기반이며 분해되어서 퇴비가 될 수 있다. 리번들은 바이오 기반 제품 라벨에 대한 미국 농무부(USDA) 인증을 받은 최초의 붙임머리 제조사다.
세인트루이스에 기반을 둔 리번들은 플라스틱 붙임머리를 야외에서 쓰는 가구로 용도를 변경하여 쓰는 재활용도 가능하다. 리번들의 재활용 파트너인 5미디어(5Media)의 도움으로 리번들은 지금까지 붙임머리 약 201킬로그램을 재활용했다고 밝혔다.
시아라 메이CEO는 "여성 세 명 중 한 명이 내분비를 파괴하는 화학물질이 포함된 플라스틱 합성 모발로 인해 두피 자극을 경험한다"고 주장했다.
리번들은 순환경제 대회에서 수상해서 그린비즈 그룹으로부터 받은 2만달러(약 2550만원)를 제외하고 250만 달러(약 32억원)를 조달했다. 리번들은 웹사이트를 통해 판매하며 헤어 살롱과 대형 유통업체에 직접 판매할 계획이다.
#2. 기업의 넷제로 달성을 돕는 소프트웨어 기업, 시나이(Sinai)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소프트웨어 회사, 시나이 테크놀로지스는 지멘스(Siemens), 미쓰비시(Mitsubishi) 및 바이엘(Bayer) 등이 과학기반목표(SBT) 지침에 맞춰 탈탄소화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되는 애플리케이션을 판매하고 있다.
시나이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시나이의 소프트웨어는 회사의 전체 운영 및 가치 사슬에 걸쳐 배출량을 측정하고 예측한다. 예를 들어, 시나이는 지멘스의 회사 내 배출 데이터 수집 프로세스를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으로 이동, 온실가스 배출 데이터에 대한 단일 출처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지멘스는 2030년까지 기후 중립 목표를 위해 실행가능한 의사결정을 쉽게 내릴 수 있다고 한다.
이 회사는 소프트웨어를 구축하고 국제 파트너십을 추구하기 위해 지난 가을 2200만달러(약 280억원)의 시리즈 A를 포함해서 상당한 자금을 조달했다. 조달한 총 자금은 3700만 달러(약 472억원)에 달한다.
첨단 IT 및 네트워크 기술 분야의 글로벌 리더인 NEC는 기업 벤처 캐피털 펀드인 'NEC미래조정기금(NOFF)'을 통해 최근 시나이에 투자했다. 시나이는 NEC와 파트너십을 맺고 기업이 비즈니스 운영을 탈탄소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수많은 탄소 회계 회사가 시장에 나와 있는 상황에서 시나이는 완전히 통합된 탄소 발자국 계산과 함께 탄소 가격을 책정하고 전체 조직에서 배출을 줄이는 맞춤형 전략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했다.
#3. 홍수 피해를 신속히 보상받게 하는 플러드베이스(Floodbase)
올해 우리 나라도 폭우 피해를 많이 입었다.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는 금액으로 상당하지만,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정상화하는 데 시간도 많이 걸려서 이재민들에게 더 많은 고통을 준다.
그린비즈에 의하면, 이런 사정은 미국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미국에서 홍수로 인한 비용은 2000년 이후 총 8500억달러(약 1084조원)로, 모든 자연재해로 인한 비용의 3분의 2를 차지한다고 한다.
미국에서도 홍수피해는 대부분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중소기업의 40%가 폐업한다고 한다. 기후변화가 진행될수록 홍수는 더 잦아지기 때문에 홍수를 예측하고, 추적하고, 대처하는 획기적인 수단이 필요하다.
플러드베이스는 보험 보장 범위를 확장하면서도 보험 계약자가 자연 재해가 발생하면 거의 실시간으로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이터 솔루션을 제공한다. 그린비즈에 의하면, 이런 솔루션은 지수형 보험(parametric insurance)이라고 한다. 지수형 보험은 물리적 자산의 실제 손실, 손상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약속한 수준의 재해가 발생하면 사전 합의된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재해의 수준이 다르면 지급액도 변한다. 사전에 설정한 수준의 재해가 발생하면 자동 지급하므로 손실을 평가하는데 시간을 보낼 필요가 없어서 신속한 보상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재난 발생 몇 주 또는 몇 달 후 보험사로부터 보험금을 지급받는다. 이러한 금융지원의 지연 때문에 이재민들에게 식량과 깨끗한 물을 제공하는 긴급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
플러드베이스는 홍수를 미리 예측하기 위해서 많은 장비가 필요한 시뮬레이션 대신 위성 사진과 인공지능을 사용한다. 인공지능은 이미지에서 물을 나타내는 픽셀을 식별하여 전 세계에 걸쳐 홍수를 실시간으로 포착하여 지역 사회에 대피하도록 경고하고 정확하고 빠른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한다.
지난 1월 플러드베이스는 1200만달러(약 153억원)를 조달했다. 플러드베이스의 고객사는 UN, 미국연방비상관리국(FEMA)과 각국 정부들이다.
#4. 전기차 배터리를 초고속으로 검사하는 리미날(Liminal)
그린비즈에 의하면, 미국에서는 전기차 판매가 늘어나면서 전기차 호환 배터리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리미날은 초음파 기술과 머신 러닝을 결합해 배터리 생산능력을 향상시키는 배터리 셀 제조 인텔리전스 제공업체다. 리미날은 배터리 제조 과정 전반에 걸쳐 사용되도록 설계된 고속 초음파 검사 솔루션인 에코스탯(EchoStat) 를 사용한다.
에코스탯은 배터리의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보정해서, 배터리가 전기차에 설치된 후 열화되거나 시스템 장애가 일어나는 것을 방지한다.
CEO이자 공동 설립자인 앤드류 셰(Andrew Hsieh)는 다국적 금융 비즈니스 언론사인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에 "우리 제품은 배터리 제조업체가 공격적인 생산량과 비용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동시에 전기차의 안전과 성능 요구 사항을 충족하도록 보장한다"고 주장했다.
리미날은 지난 2월 1750만 달러(약 223억원)를 조달했고, 5월에는 캘리포니아 에너지 위원회로부터 에코스탯을 추가 개발하기 위해 보조금 275만 달러(약 35억원)를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