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우림 국가 12개국이 지난 9일 브라질에서 개최된 정상회의에서 기후 변화 대처와 생물 다양성 보존을 위해 선진국들의 자금 지원을 촉구하는 협정을 체결했다.

볼리비아, 브라질, 콜롬비아, 콩고민주공화국, 에콰도르, 가이아나, 인도네시아, 페루, 콩고공화국,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수리남, 베네수엘라 등 12개국은 ‘우리 숲을 위한 연합(United for Our Forests)’이라고 명명한 공동성명을 발표하며, 전 세계 국가들을 대상으로 숲 보존을 위한 자금 조달 메커니즘 개발을 촉구했다.   

열대우림 국가들이 부유한 국가들을 향해 숲 보존 자금을 촉구했다. / 픽사베이
열대우림 국가들이 부유한 국가들을 향해 숲 보존 자금을 촉구했다. / 픽사베이

부유한 국가들, 기후 자금 약속 제대로 안 지켜…

EU 삼림벌채법은 환경보호로 위장한 무역 제한 조치

지난 8월 7일부터 9일까지 브라질에서 열대우림 국가 지도자들이 참여하는 정상회담이 개최됐다. 아마존 8개 국가 외 같은 열대우림 국가인 콩고공화국, 콩고민주공화국, 인도네시아,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등이 참여했다. 

브라질 룰라 대통령이 주도한 이 회담은 올해 말 예정된 COP28(UN 기후 정상회의) 등 국제적인 기후 협상에서 열대우림 국가들의 공동 전선 구축을 목표로 했다.

이번 정상회담 참여국 중 특히 아마존 8개국이 위치한 아마존은 전체 면적이 약 670만㎢에 이르는 광활한 우림 지대다. 단일 국가였다면, 지구상에서 7번째로 넓은 나라가 된다. 아마존 지역에는 약 5000만 명 이상의 사람들과 1만 6000종의 동물들, 1300종 이상의 조류, 수만 종의 식물, 세계 담수 자원의 20% 비중을 차지하는 나무 4000억그루 등이 살아가고 있다. 해외 미디어 가디언에 따르면, 아마존은 1200억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지구의 허파다.

룰라 브라질 대통령은 회담 후 “숲을 효과적으로 보존하기 위해서는 숲의 동식물뿐만 아니라 그 아래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돌봐야 한다”며 “우리는 COP28에서 부유한 국가들이 이러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성명에서 열대우림 국가들은 부유한 국가들이 개발도상국에 매년 1000억달러(약 131조원)의 기후 자금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9년 COP15에서 선진국들은 2020년까지 개발도상국의 기후 노력 지원을 위해 매년 1000억달러(약 131조원)를 지불하겠다고 약속했지만, OECD에 따르면 2020년 조달 자금은 833억달러(약 109조원)에 그쳤다.

또한 열대우림 국가들은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해 선진국들이 연간 2000억달러(약 263조원)를 제공하겠다는 기존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2022년 캐나다 주최 UN 생물다양성 회의(UN Biodiversity Conference)에서는 생물다양성 관련 자금 조달을 위해 매년 2000억달러(약 263조원)의 공공 및 민간 자금을 동원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한 바 있다.

공동성명에는 유럽연합 삼림벌채법이 환경보호로 위장한 무역 제한 조치라고 규탄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삼림벌채 공동 목표 수립에는 실패…

삼림벌채 반대한 브라질, 아마존에서 석유 개발 검토 중  

한편 이번 정상회담은 삼림벌채 종식을 위한 공동 목표 수립에는 실패했다. 참여국들은 삼림 파괴 대항을 위한 동맹 체결에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목표는 각국이 개별 추진하기로 했다. 파이낸셜 타임즈에 따르면, 다른 국가들은 구체적인 삼림 벌채 목표를 공동성명에 포함시키려고 노력했지만, 볼리비아 측이 이를 반대했다.

회담 중에는 아마존 유전 개발에 대한 갈등도 있었다. 브라질은 삼림벌채 중단 목표에 아마존 국가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지만, 동시에 아마존강 하구와 북부 해안 근처에서 석유 시추 사업을 검토 중이다. 정상회담에 참여한 콜롬비아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은 공개 연설에서 석유를 개발하면서 아마존 보존을 추진하는 모순을 두고 “전 세계적인 기후 목표를 지연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학자들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아마존 국가들이 삼림 보호 협약에 합의하지 못한 것은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한 전 세계적인 노력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방증”이라며 “정책 입안자들이 기후 위기를 막는데 너무 느리게 행동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작년 11월 브라질, 콩고민주공화국, 인도네시아는 부유한 국가들을 압박해 숲 보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파트너십을 결성한 바 있다. 로이터는 이번 정상회담에 콩고공화국이 참여한 것은, 해당 파트너십의 점진적인 확대를 의미한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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