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차량에는 무선으로 스마트폰을 충전하는 옵션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전기차 자체를 무선으로 충전한다면 얼마나 편할까?
미국의 테슬라가 독일의 무선 충전 스타트업 위페리온(Wiferion)을 7600만 달러(약 998억원)에 인수했다고 카나리미니디어가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소식은 지난달 31일 독일 미디어 테슬라마그(Teslamag)에서 처음 보도됐다. 테슬라는 인수에 지불한 금액을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2분기 현금 흐름표에는 ‘사업 결합’ 항목에 7600만 달러가 지출됐다고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테슬라, 스타트업 인수로 전기차 충전과 공장 자동화 시장 노려
테슬라는 1년 이상 전기차의 무선 충전을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 이번 인수로 테슬라가 노리는 것은 무엇일까?
위페리온은 전기차 무선 충전 뿐 아니라 로봇이 탑재된 차량을 무선 충전하는 기술 등 여러 가지 기술도 갖고 있다. 테슬라는 자사의 무선 충전 기술을 더욱 발전시키는 것 뿐 아니라 나아가 자동화된 공장에서 이동하는 로봇 차량에 필요한 무선 충전 기술까지 확보해서 보다 넓은 시장을 점유하려는 복안이다.
카나리미디어에 따르면, 에너지 하드웨어를 상용화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대량으로 충전 설비를 채택하려면 전기차 제조업체가 충전 설계를 변경해야 하는데 이 작업만 해도 수 년이 걸리는 것으로 확인된다.
테슬라가 인수한 위페리온은 전기차 부문이 아니라 자동화된 창고와 공장을 빠르게 돌아다니는 저전력 전기 및 자율 주행 차량에 중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테슬라는 자사의 공장에도 이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지만, 이번 인수로 테슬라는 전기차 무선 충전을 개발할 수 있는 더 많은 엔지니어링 능력을 갖게 된다.
위페리온의 웹사이트는 트럭, 자율 안내 차량, 자율 모바일 로봇, 열차형 로봇 차량을 위한 산업용 무선 충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것들은 자재와 제품을 운반하기 위해 창고와 공장을 돌아다니는 무배출 차량이다. 재충전이 필요하므로 무선 충전 패드를 사용하면 인력이 없어도 작업을 계속할 수 있다.
위페리온은 현재까지 8000개의 충전 시스템을 판매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2023년에 무선 충전 시장에서는 꽤 큰 규모지만, 위페리온의 주요 시장은 대량으로 판매할 수 있는 자동화된 공장이다.
카나리미디어에 의하면, 테슬라가 위페리온을 인수하여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은 전기화와 자동화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으로 알려진 테슬라 자체 공장 운영을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테슬라 공장 자체에 무선 충전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더 강력한 전기 구동계를 중심으로 시스템을 리엔지니어링해야 한다고 또 다른 무선 충전 스타트업 히보(HEVO)의 CEO인 제레미 맥쿨(Jeremy McCool)은 설명했다.
전기차 무선 충전은 이미 표준이 마련되어 있어
현재의 전기차 충전은 아직까지는 불편한 점이 많다. 충전소가 적은 것 뿐만 아니라 충전기 플러그의 디자인이 통일되어 있지 않다.
이와 달리, 전기차 무선 충전은 스마트폰 충전기와 마찬가지로 표준이 이미 있다. 전문 협회(SAE International)은 자동차 제조업체, 무선 충전 스타트업 및 보건 기관과 함께 10년 이상 테스트한 후 2020년에 표준을 발표했다.
이 표준은 전기차 무선 충전이 최대 94% 효율로 전력망의 전력을 차량 배터리에 전송할 수 있음을 독립적으로 검증했다.
무선 충전이 아직 전 세계적으로 보급되지는 않았는데, 이는 전기차 제조업체가 아직 대량 생산 전기차의 표준 기능으로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들은 개별로 차량에 무선 수신기를 설치하고 집이나 차고의 바닥에 패드(pad) 송신기를 설치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기존 충전보다는 훨씬 번거롭고 비용도 든다.
만일 전기차 무선 충전이 공공 장소에 많이 보급되면 이점이 많다.
비가 쏟아지면 운전자는 고전압 플러그를 다루면서 흠뻑 젖기 위해 차량에서 내릴 필요가 없다. 또한, 충전기 자체를 서투르게 다루어서 파손되거나 스파크가 일어나서 깜짝 놀랄 일도 없다.
또다른 무선 충전 스타트업 히보(HEVO)의 창립자이자 CEO인 제레미 맥쿨(Jeremy McCool)은 전기차 충전은 다루기 힘들고 무거운 구리 케이블은 주유 펌프에 비해 노인이나 장애가 있는 운전자가 다루기가 훨씬 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히보(HEVO)는 장애인 운전자가 전기차의 이점을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충전기를 장애인용으로 설계된 차량과 통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히보는 현재 크라이슬러, 지프, 닷지, 푸조 등을 소유한 대기업인 스텔란티스(Stellantis)와 함께 무선 충전을 테스트하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지난해 아레나 델 푸투로(Arena del Futuro)라는 트랙에서 전기차를 무선으로 충전할 수 있음을 입증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전기차가 도로를 달리면서 충전하는 기술 보유
아예 차량이 도로를 주행하면서 충전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도 있다.
미국 미시간주의 디트로이트시는 올해 이스라엘 스타트업인 일렉트리온(Electreon)과 협력하여 약 1.6킬로미터의 도로에 무선 충전 설비를 장착하고 있다.
일렉트리온은 도로 밑에 무선 충전 장치를 매립해서 차량이 주행하면서 전기를 공급받는다. 따라서 차량에 무거운 배터리를 잔뜩 장착할 필요도 없고, 전기차를 충전하기 위해 차를 멈출 필요도 없어서 획기적이다.
일렉트리온측은 이 시스템을 사용하면 운전 중이거나 가만히 서 있는 동안 도로에서 충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미시간 주정부의 보조금과 일렉트리온의 투자로 자금을 조달하는 디트로이트의 시범 프로젝트는 2023년까지 설치될 예정이다.
다만, 이 방식은 도로 표면을 벗겨낸 후 송신기 코일을 내려 놓고 배선하고 새 아스팔트 표면을 붓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과정은 하루에 약 1킬로미터씩 작업이 빠르게 진행된다고 일렉트리온측은 밝혔다.
또한, 일렉트리온은 나중에 수리를 위해 도로를 뜯어내야 하는 것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코일은 전깃줄처럼 이어진 것이 아니라 모듈식이므로 어떤 이유로 한 장치가 고장 나더라도 나머지 모듈이 제대로 작동하는 한 도로는 계속해서 충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전기차 충전기 위해 합작회사 설립한 미국, 이민정책 바꾸자는 영국
- 전방위로 공격적 마케팅 펼치는 테슬라...FSD 무상장착 옵션 제공
- 테슬라 충전기? CCS 충전기?... "테슬라 승리 여부는 정책 입안자에게 달려"
- 테슬라 천하통일? 포드 이어 GM도 테슬라 전기차 충전기 사용
- 포드, 내년부터 테슬라 충전소 이용...전기차 충전 표준 경쟁 치열
- 에넬, SK, 벤츠...미국 전기차 충전사업에 달려드는 세계 기업들
- 독일 정부, 기후 기금 308조원 승인...건물 리모델링에 최대 배정
- 미국의 전기차 고속 충전에 대해 알아야 할 사항
- 노스볼트, 지속 가능한 배터리 생산하기 위해 12억 달러 모금
- 테슬라, 미국 정부에 연료 효율 규정 강화 촉구… 그 속내는?
- 스텔란티스, 배터리재활용 업체와 합작하고 중국 전기차 제조사 지분도 사들여
- 전기차 판매 부진… 이유는? “충전 문제만은 아니야”
- 공동주택의 EV충전 문제 해결하는 스타트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