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공급망 다변화하고 리스크 감축하려면 아프리카 투자는 필수

한국수출입은행에서 발표한 아프리카 지역의 핵심광물 관련 보고서./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수출입은행에서 발표한 아프리카 지역의 핵심광물 관련 보고서./ 한국수출입은행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핵심원자재 수급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한편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아프리카 지역의 광물 자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지난 21일 발표했다.

한국수출입은행에서 발표한 ‘아프리카 지역 핵심광물 부존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는 전 세계 광물 매장량의 30%를 넘어설 만큼 자원이 풍부한 지역이다. 이 때문에 전 세계 광물자원 의존도가 높은 상위 15개국 가운데 10개국이 아프리카에 속하는 등 광업이 아프리카 지역의 수입 중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지난해 아프리카 상위 10대 지하자원 생산국의 주요 자원과 생산액./ 한국수출입은행
지난해 아프리카 상위 10대 지하자원 생산국의 주요 자원과 생산액./ 한국수출입은행

앞서간 중국…공급망 다변화하려면 선제적인 투자 필요해

한편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 지역 광물의 최대 구매자는 중국으로, 에너지 및 광물 자원 공급망 확보를 위한 투자에 힘써왔다. 핵심원자재 산업에 미치는 중국의 영향력은 상당히 큰데, 세계에너지기구(IEA)도 핵심원자재에 대한 중국의 투자가 급증하면서 향후 시장 지배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실제로 중국은 아프리카 광업 부문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데, 자원 보유국의 기반시설 건설에 차관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자원개발권 또는 원자재 자체를 획득하는 ‘앙골라 방식(자원 담보 차관)’의 거래를 진행해왔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지난 2000년부터 2018년까지 중국이 아프리카에 제공한 차관은 약 1480억달러(약 198조원)으로, 그중 약 66%는 교통·에너지 부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지난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약 10년간 투자액은 약 25배 늘었고,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 비중도 지난 2005년에 약 10% 수준에서 지난 2013년에는 약 50%로 크게 늘었다.

 

핵심원자재 공급망 독점…전 세계 기후목표 달성도 위협해

IEA는 핵심원자재 공급망이 일부 국가에 편중되면 전 세계 기후목표 달성도 위태롭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회계감사원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코발트 생산량의 약 3분의 2는 콩고민주공화국에 집중돼 있고, 흑연의 약 40%는 중국을 거쳐 공급되고 있다.

오는 2050년까지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탄소 중립을 추진하면서 재생에너지 산업, 전기차(EV) 산업에 리튬·코발트·백금족 등 핵심원자재가 필수적인 만큼 수요도 계속 증가하면서, 주요 국가들이 광물 수급을 안정화하고 리스크 감축을 위해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오는 2031년까지의 아프리카 주요 리튬 공급국의 선장 전망. / 한국수출입은행
오는 2031년까지의 아프리카 주요 리튬 공급국의 선장 전망. / 한국수출입은행

실제로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안(IRA)를 통해 전 세계 핵심원자재 공급망을 재편하기 위한 정책을 내놓는 동시에 EU나 우방국들과의 협력을 통한 공급망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EU도 상황은 비슷하다. 실제로 EU에 공급되는 핵심원자재는 높은 소수 국가에 집중돼 위험성이 높은 상황으로, 지난 6월 유럽회계감사원은 핵심원자재 5개 항목에 대한 EU의 수입 의존도는 평균 약 78%에 달한다고 밝혔다.

 

아프리카 풍부한 자원에도 불구, 투자 리스크 높아

보고서는 아프리카 지역에 풍부한 광물 자원이 있음에도 여러 국가에서 투자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 열악한 전력 및 교통 등 인프라로 인해 리스크가 높은 데다가, 정치적으로도 불안정한 지역이 많다는 점을 꼽았다.

이에 중국의 투자 방식은 인프라 구축을 직접 진행하는 만큼 자원 탐사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투자 성공률이 떨어지는 등 위험성이 높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대신 아프리카 지역에서 부족한 광물 가공 및 제품 제조 기술을 이전해 가공·제조 부문의 투자로 진출하거나, 경제개발, 개도국 지원 프로그램, 자유무역협정(FTA)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아프리카 국가와의 협력을 늘려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일본 등 주요 국가에선 다자 간의 국제적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수요국과 공급국이 모여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동시에 다양한 투자 방식을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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