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빈, 귀국하자마자 'ESG 경쟁력 강화' 주문
롯데 신동빈 회장은 18일 울산 석유화학공단 내 롯데정밀화학 공장을 찾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쟁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의 이번 울산 현장 시찰을 지난달 중순 귀국한 이후 첫 공식 행보다.
신 회장이 롯데정밀화학의 생산현장을 방문한 것은 2016년 삼성그룹의 화학부문(삼성SDI 케미칼 사업부문,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을 3조원에 인수한 이후 처음이다. 신 회장은 롯데정밀화학 울산 공장을 둘러보면서 "코로나19 및 기후변화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쟁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환경적인 고부가 스페셜티 소재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선제적인 안전관리도 주문했다.
롯데는 전 계열사에 환경을 우선순위로 고려하는 ‘2020 자원 선순환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플라스틱 선순환 체계 구축 ▲친환경 패키징 확대 ▲식품 폐기물 감축 등 3개 과제를 세웠다.
2016년 계열사 사장단 인사평가에 ESG 요소를 도입하기도 했다. 투명 및 책임경영과 직결되는 세 가지 항목(ESG)을 위해 노력하고 달성한 정도를 수치화해 고과 요소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신 회장은 당시 사장단 회의에서 “환경친화적인 경영, 기업의 사회적 책임 그리고 투명한 지배구조는 지속 가능성과 직결된다”며 “고객, 주주, 국민과 신뢰를 구축하는 일을 대표이사들이 직접 챙겨달라”고 당부키도 했다.
삼성생명, 내년까지 탈석탄 마무리... ESG 가이드라인 도입
삼성계열사 중 삼성물산이 ‘탈석탄’ 선언에 이어, 삼성생명은 최근 내년 하반기까지 포트폴리오에서 석탄을 없애겠다고 밝혔다.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은 제1차 생명보험협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끝난 후 기자와 만나 “당초 공개한대로 (탈석탄 작업을)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내년까지는 마무리해야 하지 않겠냐”고 답했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삼성 금융 관계사들은 'ESG 경영 추진전략'을 12월 각사 이사회에 보고하고, 강력 추진할 방침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앞으로 석탄 화력 발전소에 대한 직접적 투·융자뿐만 아니라, 석탄 화력 발전소 건설 목적의 회사채에도 투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특히 삼성화재는 '석탄 화력 발전소 건설을 위한 보험을 인수하지 않는다'는 내부 방침까지 확정했다. 삼성증권과 삼성자산운용도 석탄 채굴 및 발전 사업에 대한 투자 배제 등을 포함한 ESG 투자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12월부터 현업에 적용할 예정이다.
비금융계열사의 경우 삼성전자가 3·4분기 실적발표에서 "ESG 투자 확대로 지속 가능 경영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물산은 지난 10월 이사회에서 '탈석탄' 방침을 결정하고 "ESG 경영 선도기업으로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투자·시공·트레이딩 등 석탄사업에 어떠한 형식으로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SK 최태원 “ESG 경영은 가장 강력하고 유일한 생존법”
"ESG 중심 경영은 미래 세대와 공감하며 사회적 가치를 우선시하고 건강한 지배구조를 고민하는 일이다. 매출·이익과 같은 숫자로만 SK를 보여줄 것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와 연계된 ‘실적·주가·꿈(행복)’을 하나로 인식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강력하고 유일한 생존법이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최근 회사 전 구성원에게 이메일을 통해 'ESG 중심 경영'을 강조했다. 2021년 경영 화두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BM(Business Model·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새로운 경영가치로 채택한 최 회장은 ”ESG 경영은 단순히 착한 기업임을 보여주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메일에서 “"전통적 경영방식은 재무 성과에 초점을 맞췄지만 제품이 아무리 좋아도 생산 과정이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한다. 인권·노동 분야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 신뢰를 얻지 못한다. ESG 경영은 단순히 '착한' 기업임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지속가능한' 기업으로서 기반을 탄탄히 다지는 도구"라고 적었다.
이와 관련, SK그룹 8개 계열사는 최근 국내 최초로 ‘RE100(Renewable Energy 100)’에 가입했다. 2050년까지 사용전력량의 100%를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조달하겠다는 것이다. SK E&S는 지난 새만금 간척지에 264만㎡(80만평) 규모의 태양광발전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CEO 직속 ESG TF를 발족했다. ESG 부문을 전사적으로 강화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TF는 내년부터 정식 조직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를 포함한 SK그룹 전 계열사는 ESG 강화 방안을 만들었으며, SK텔레콤은 지난 7월 ESG 전담 조직인 CEO 직속 '지속가능경영 TF'를 신설했다. SK건설은 최근 국내 1위 폐기물업체인 EMC홀딩스를 인수하며 친환경 사업을 강화키로 했다.
한편 SK그룹 주요 계열사 CEO들이 모여 경영전략을 논의하는 'CEO 세미나'에서 최 회장은 “유럽 투자의 50%는 ESG 관련 펀드이고, 미국은 ESG 관련 펀드 비중이 25%를 넘었다”라며 “펀드의 수명이 7년 정도라고 보면 최근의 돈은 거의 다 ESG로 흘러간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