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최대 자산운용사 LGIM(Legal and General Investment Management)은 각 회사의 ESG 정보공개를 바탕으로 의결권 행사 기준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탄소 배출 등 6개 분야를 대상으로, 2022년부터 LGIM이 요구하는 일정 수준에 못 미친 기업에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던질 예정이다. 

LGIM은 기후영향성공약 평가(Climate Impact Permise)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LGIM은 기후 관련 위험에 대한 충분한 정보공개와 목표, 감독권이 없는 기업을 공개적으로 제재하기 위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원래 80개 기업에게만 기후영향성공약을 적용했지만, 이번 확대로 전 세계 1000여개 기업에 새로운 기준을 적용할 방침이다. 메리암 오미(Meryam Omi) LGIM 지속가능성 및 책임투자전략팀장은 “기후영향성공약은 LGIM이 투명성을 약속하는 것”이라며 “투자자로서 기업에 어떤 지표와 공시가 중요한지 공식적으로 발표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밝혔다.

기후영향성공약 평가는 두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LGIM이 투자하고 있는 1000여개 기업들이 보다 광범위하게 ESG 정보 공시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LGIM은 ‘기후변화 신호등 채점 제도’를 통해 최소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기업에게 적색 경고를 받았다는 서한을 보낸다. 종합적인 배출가스 공개가 미흡하거나 LGIM의 기준 상 지속가능성이 보장되지 않을 때다. 또한 기후 위기에 제대로 대비하지 않는 기업 50개를 특별 선정해 관리한다.

LGIM은 6개 부문 40개 지표를 기준으로 정보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기후 거버넌스 ▲TCFD ▲각 사의 기후 목표 ▲기후 로비 ▲기후위기로 인한 위험 및 기회 ▲탄소 배출 목표 등이 포함된다. 모든 공개기준을 충족할 필요는 없지만 일정 수준에 미달하는 기업에는 주주총회 임원 선임 등에서 반대표를 던질 예정이다. 투표 시즌인 2021년까지 최소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자동으로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던진다. 이후에도 시정이 되지 않았을 경우, 계속 반대표를 행사한다 반대표를 던진 기업명은 온라인에도 공개할 예정이다. 6개 분야의 정보는 서스테이널리틱스(Sustainalytics),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트루코스트(TruCost), 티피아이(TPI), 인플루언스맵(InfluenceMap) 등을 통해 제공받는다.

이사들의 경력, 기능 등의 정보는 이사회의 실효성과 다양성을 판단할 수 있다. 임원 보수는 금액이나 산정 근거를 제공해야 한다. 적절하게 책정됐는지 평가하기 위함이다. 국가별 납세액은 조세회피 여부 등 기업윤리를 지켰는지 확인하는 수단으로 이용한다.

2022년부터는 이사회 구성에 인종 다양성 포함 여부도 의결권 행사 기준에 포함시킬 예정이다. 올해는 우선 영국의 FTSE100 상장 기업과 미국의 S&P500 기업을 대상으로 백인으로만 구성된 이사회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여성 이사가 없는 기업에 반대표를 던진다. 

기후 변화를 무시하는 것은 재정적 위험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이 같은 공약을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기후를 위험으로 인식하는 자산운용사들이 증가하긴 했지만, 기후 변화 정보 공개를 의결권 기준으로 명확하게 제시한 곳은 LGIM이 최초다. LGIM의 최근 예치자산 규모는 1.2조 파운드로 유럽에서 가장 큰 투자자 중 하나이기도 하다. 

LGIM은 2016년 도입된 기후영향성공약 도입으로 기업들의 정보 공시 수준이 올라왔다고 평했다. 올해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 스바루(SUBARU)는 제재 서한을 받은 이후 탄소 배출 목표와 공시를 개선했다. 최근 ESG 정보 공시 개선이 두드러진 10곳 중 7곳은 전에 제재를 받았던 기업인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전년 대비 정보 공개 개선 정도. 한국은 높은 수준의 개선을 이행한 것으로 알려졌다./LGIM
전년 대비 정보 공개 개선 정도. 한국은 높은 수준의 개선을 이행한 것으로 알려졌다./LGIM

한국 또한 전년 대비 높은 수준으로 ESG 정보 공시 개선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LGIM은 "기후변화 대응에 미흡하다"며 작년 한국전력을 50억 파운드(약 7조3600억 원) 규모의 미래세대펀드(Future World Fund)에서 제외한 바 있다. 한전은 기후영향성 평가에서 북미와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전력 유틸리티 회사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메리암 오미 LGIM 지속가능성 및 책임투자전략팀장은 코리아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장기 투자자로서 우리는 환경 및 금융 지속가능성이 궁극적으로 수렴된다고 믿는다”며 “LGIM 뿐 아니라 대형 자산운용사들 대부분은 기후 위기 대응과 수익이 상충된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또한 기업에게 ESG 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기후 위기로 인한 위기를 공개하지 않는 등 정보 공개에 소극적인 기업들에게 이사회에 반대하는 등 의결권 행사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다만 LGIM처럼 구체적인 공개 기준을 마련하진 않았다.

 

LGIM의 기후 영향 공약 보고서(Climate Impact Pledge report)는 여기https://www.lgim.com/uk/en/responsible-investing/climate-impact-pledge/에서 다운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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