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필(必)환경 시대다. 인류의 생존을 위해 환경 보호는 선택이 아닌, 필수의 문제가 된 것이다. 필환경을 위한 노력 중 하나인 제로 웨이스트(Zero-waste) 운동을 시작한 환경운동가 '비 존슨'(Bea Johnson)은 5R 원칙(Refuse‧Reduce‧Reuse‧Recycle‧Rot)을 제시하며 “소비자들이 기업들에게 일회용 플라스틱이 필요 없다고 요구해야한다”고 말한다.

비 존슨이 제시한 5R 원칙/임팩트온
비 존슨이 제시한 5R 원칙/임팩트온

우리나라 기업 또한 제로 웨이스트 운동에 하나 둘 동참하고 있다. 제로 웨이스트의 일환으로 플라스틱을 줄이려는 기업들의 노력을 소개한다.

 

공병 재활용 통해 '레스(less) 플라스틱' 실천하는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4일, 지속가능성 보고서 ‘더 아리따운 세상을 위하여’에서 “자원의 효율적 이용을 통해 기후변화 해결 및 순환 경제에 기여하겠다”고 선언했다. ‘레스 플라스틱(Less Plastic)’을 목표로 2022년까지 플라스틱 사용량을 약 700톤 감축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지속가능보고서에 따르면, 그룹은 지난해 1만3164톤의 폐기물을 발생시켰으며, 이중 1만1055톤을 재활용해 재활용률이 84%에 이른다.

지난해 6월 3일에는 글로벌 친환경 기업 테라사이클과 ‘공병 재활용’ 업무협약을 체결해 향후 3년간 매년 플라스틱 공병을 최소 100톤 이상 재활용하고, 2025년까지 공병 재활용 100%, 아모레퍼시픽 제품에 재활용한 공병 사용률 50%를 달성하기로 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제작한 '업사이클링 벤치'/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이 제작한 '업사이클링 벤치'/아모레퍼시픽

올해는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업사이클링 벤치를 제작하기도 했다. 플라스틱 공병 1400여개를 재활용해 만든 이 제품은 소비자가 아모레퍼시픽 그룹 매장에 반납한 화장품 공병 분쇄품에 초고강도 콘크리트를 섞어 만들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를 6월 중 공공장소에 설치하고,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 공간문화개선 사업 및 매장 내 인테리어 등에 적용할 예정이다.

 

'자원 선순환 프로젝트' 발표한 롯데그룹

롯데마트는 아시아 대형마트 최초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감축하겠다고 선언했다. 2025년까지 매장에서 사용하는 비닐 및 플라스틱을 2019년 총사용량의 절반으로 감축할 계획이다. 그린피스의 ‘국내 대형마트 일회용 플라스틱 유통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 노력‧PB상품 및 협력사와의 협업을 통한 감축 노력‧소비자 참여 유도 및 사내 감축노력에서 모두 F등급을 받아 이마트‧홈플러스‧농협하나로마트‧메가마트 중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롯데마트는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을 공개하고 감축하라는 그린피스의 권고를 받아들여 자체상표(PB) 상품 제작 시 재사용 포장재를 사용하고, 쉽게 떼어지는 스티커를 사용하는 등 7대 친환경 패키지 가이드라인을 수립했다. 또한 비닐봉투 제로화도 진행한다.

아이시스 에코 3종/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 에코 3종/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1월 국내 생수 브랜드 최초로 무라벨 생수를 출시하기도 했다. 플라스틱 분리배출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아이시스에 라벨을 없앤 ‘아이시스 ECO'다. 라벨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제품명을 페트병 몸체에 음각으로 새겨 넣고, 생수 미네랄 함량은 묶음 패키징과 병뚜껑에 기재했다. 이를 통해 라벨 포장재 약 1430만장을 아껴 약 9톤의 포장재 폐기물 발생량이 저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는 지난 2월 그룹차원에서 '자원 선순환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다.

 

용기 교체로 플라스틱 14톤 절감한 맥도날드

맥도날드의 종이 리드 신규 용기/맥도날드
맥도날드의 종이 리드 신규 용기/맥도날드

맥도날드는 2018년부터 전 세계적인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자 ‘스케일 포 굿(Scale for Good)’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지속가능한 공급‧친환경 포장재 사용 및 재활용 등의 5대 과제 중의 일환으로 지난해 5월부터 플라스틱 없는 맥플러리 용기를 도입했다. 플라스틱 리드(컵 뚜껑)을 없앤 대신 종이 리드 형태의 신규 용기로 교체하면서 1년 간 플라스틱 사용량을 약 14톤 줄였다.

또한 2025년까지 모든 용기를 재활용 가능 소재로 대체할 예정이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이자 책임 있는 기업 시민으로 지구를 위해 플라스틱 저감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 계열사 UN GRP 우수 등급 획득한 현대백화점그룹  

친환경 재생 화분으로 재탄생한 폐플라스틱/현대백화점
친환경 재생 화분으로 재탄생한 폐플라스틱/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유통업계 최초로 환경부와 함께 플라스틱 용기를 수거하는 캠페인인 ‘플레이 그린 프렌즈’ 캠페인을 진행한다. 소비자로부터 수거한 폐플라스틱은 사회적기업 ‘터치포굿’과 함께 친환경 재생 화분으로 재탄생 시키고, 만들어진 화분에는 ‘아레카야자’ 등 공기 정화에 효과가 있는 식물을 심어 서울 시내 초등학교 10곳에 보급할 계획이다.

전체 계열사 차원에서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소재 포장재 사용을 줄이는 ‘그린 패키지(Green Package)’ 프로젝트도 전개하고 있다. 내년까지 연간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량 393톤, 스티로폼 포장재 사용량 66톤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현대홈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리바트‧한섬‧에버다임 등 계열사 6곳은 유엔이 선정한 글로벌 친환경 가이드라인 ‘GRP(Guidelines for Reducing Plastic Waste)' 인증을 획득했다.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는 GRP 인증 최우수 등급인 AAA를, 나머지 계열사는 우수 등급인 AA를 받았다.

현대백화점은 모든 플라스틱 소재 포장재를 종이 소재로 바꿔나가는 ‘올페이퍼 패키지’를 도입해 운영 중이며, 온라인몰에서 주문한 상품을 배송할 때도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해 연간 약 70톤의 플라스틱과 50톤의 스티로폼 사용을 줄일 계획이다.

 

지속가능 패키징 시도하는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포장재로 인한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지속가능한 패키징 정책인 3R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 포장 설계(Redesign), 재생 가능성 소재 사용(Recycle), 자연기반 친환경 원료 사용(Recover)을 기반으로 햇반 용기와 백설 고급유 패키지를 리뉴얼했다.

백설 고급유 6종/CJ제일제당
백설 고급유 6종/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햇반의 경우 용기 두께를 줄이면서도 내용물의 보호성은 그대로 유지시키는 ‘패키징 최적화’를 통해 연간 약 340톤의 플라스틱 감축 효과를 가져왔으며, 백설 고급유의 경우 유색 페트(PET)병을 투명한 색으로 변경하고 제품 라벨을 수분리성 점착제로 붙여 연간 약 111톤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였다.

더불어 CJ의 다른 계열사인 CJ올리브영은 화장품 즉시 배송 서비스인 ‘오늘드림’의 포장재를 기존 PVC 비닐 소재에서 재활용이 가능한 크라프트지로 교체하며 플라스틱 절감을 꾀했다. 또한 2015년부터 종이 영수증 대신 ‘스마트 영수증’을 도입해 1억 장 이상의 종이 영수증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둔 바를 인정받아 유엔의 GRP 우수 등급(AA)을 획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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