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다자개발은행(MDB)이 수일 내로 COP28 기후정상회의에서 자연부채교환제도(debt-for-nature swaps)의 수와 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출범시킬 예정이라고 로이터가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최근 개발도상국의 국채가 자연부채교환 제도를 통해 채권으로 전환되는 성공적인 사례가 나오면서 대규모 거래 가능성이 주목받은 바 있다.
자연부채교환제도는 개발도상국에서 자연환경 보호를 위한 재정을 책정하면 다자간개발은행이 정부에게 신용보증을 제공하고 자금을 투입해 부채를 줄이는 방식을 말한다.
실제로 지난 11월, 벨리즈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산호초 지대인 벨리즈 배리어 리프(Belize Barrier Reef)를 보호하겠다는 약속을 통해 부채를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6월엔 에콰도르 정부가 갈라파고스 군도의 해양 생태계 보호를 위해 연간 1800만달러(약 236억원)를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통해 스위스의 투자은행 크레디트 스위스로부터 국채를 채권으로 전환한 바 있다.
블랙록도 최근 이머징 마켓에 대한 자체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MDB와 자연부채교환 제도를 통해 신흥국의 기후 투자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태스크포스 창설은 수조 달러 규모의 다자개발은행이 자연부채교환제도에 대한 지지를 높인 사례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COP28 ‘재정의 날’에 공개될 예정
로이터는 4곳의 소식통을 인용해 새로운 태스크포스가 다가올 4일(현지시간) COP28 기후정상회의 '재정의 날'에 공식 발표될 예정이라며 그룹이 ‘자연·기후를 위한 지속가능성 연계 주권 금융 태스크포스(Task Force on Sustainability-linked Sovereign Financing for Nature and Climate)’로 불릴 것이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미주개발은행(IDB)과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DFC)가 의장을 맡게 될 것이라고 3명의 소식통이 덧붙였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두 기관 모두 바베이도스와 가장 최근에 전환이 이루어진 가봉을 포함한 모든 자연부채교환제도에 참여한 바 있다.
관련 대출기관들은 12월 1일까지 가입 여부를 확정해야 한다. 현재 세계은행(WB), 유럽투자은행(EIB), 아시아개발은행(ADB),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SIF) 등은 가입이 확실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태스크포스 규모는 8000억달러가 될 것
새로운 태스크포스의 일부가 될 글로벌 환경단체이자 NGO인 '네이처 컨서번시(Nature Conservancy)'는 전 세계적으로 2조2000억달러(약 2873조원) 규모인 신흥 시장 국가 부채의 3분의 1, 약 8000억달러(약 1045조원)가 자연부채교환제도를 위해 잠재적으로 거론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국가로는 채무 재조정 과정에 있는 스리랑카와 잠비아를 비롯해 케냐, 탄자니아, 콜롬비아 등이 있다.
이어 관련 전문가들은 다자개발은행들이 협력해 올바른 보증을 제공할 수 있다면 자연부채교환제도의 규모가 에콰도르 갈라파고스 제도의 10억달러(약 1조3060억원)보다 10배 많은 100억달러(약 13조600억원)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