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다양성이 ESG채권의 새로운 개척지로 떠오르고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생물다양성이 언급된 채권 판매의 판매액은 1654억 달러(약 220조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판매액인 933억 달러(약 125조원)보다 77% 증가한 수준이다.

서스테이너블 피치의 애널리스트 윌리엄 앳웰(William Attwell)은 블룸버그에 “생물다양성은 ESG의 다음 개척지이며, 이와 관련된 녹색 및 지속가능성 채권이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생물다양성 채권, 유럽 시장 중심으로 성장 모멘텀 맞이할 것

앳웰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개최된 제15차 유엔(UN)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5)를 기점으로 자연과 관련한 새로운 프레임워크들이 도입되고 있는 점을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했다.

당시 총회에서는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가 채택됐는데, 약 190여 개국이 이에 서명했다. GBF는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한 실천 목표와 이행을 위한 보조금 및 재원의 투자 계획을 담고 있다. 

GBF는 2030년까지 ▲육상과 해양의 최소 30%를 보호지역으로 설정하여 보전 및 관리 ▲훼손된 육지와 해양 생태계를 최소 30% 복원 ▲과잉 영양유출 및 살충제·유해 화학물로 인한 위험절감 ▲침입 외래종의 유입·정착률을 절반으로 감축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 프레임워크는 2030년까지 매년 2000억달러(267조원) 이상을 동원하기로 했다.

앳웰은 GBF를 “각국의 정책적 의지를 고취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생물다양성은 유럽 시장에서 가장 성장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앳웰은 “규제당국이 자원 복원에 대해 강력한 정책 신호를 내고 시장 참여자들이 생물다양성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생물 다양성 채권 판매가 촉진되는 모멘텀을 맞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앳웰은 채권 발행에 포함되는 자연부채교환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5월 에콰도르가 갈라파고스 군도의 해양 생태계 보호하고 정부 자금을 10억 달러(약 1조원) 이상 절감할 수 있는 최대 규모의 자연부채교환 거래를 완료했다”고 소개했다.

 

생물다양성 공시 제도 나와야...

생물다양성 공시 기업 수, 기후공시의 절반으로 집계

생물다양성 금융시장의 골드러시 시대가 왔다고 하기에는 중요한 문제가 산적해 있다. 금융상품이 늘면서 선택지는 많아졌지만, 정작 투자를 실행하는 데 필요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생물다양성 공시도 기후변화 공시와 마찬가지로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는 5일(현지시각) G20 회원 20개국 중 19개국이 COP15에서 생물다양성 협약에 동의하여 2030년까지 생물다양성에 대한 위험 , 의존성, 영향에 관한 정보를 공개해야 하지만 관련 정책을 내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CDP의 정책 참여 및 대외업무 글로벌 책임자 피에트로 베르타치(Pietro Bertazzi)는 "최근 몇 년 동안 기후 관련 재무정보 공개를 의무화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졌지만, G20 대부분이 자연 관련 정보 공개에 대해서는 의지가 부족한 게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후와 자연은 함께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며, 실물 경제 주체들이 해당 부문에 관한 데이터를 충분하게 입수하지 못한다면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은 과학적으로도 충분히 입증됐다”며 “G20회원국들이 자연 관련 정보 공개에 대한 강력한 정책을 약속하여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를 이행하는 데 리더십을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CDP에 따르면, 2022년 기후변화 관련 데이터를 공개한 기업 수는 1만8700곳인데 생물다양성을 공개한 기업은 그 절반인 8700여 곳으로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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