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란도의 홈페이지.
 잘란도의 홈페이지.

최대 온라인 패션 소매업체인 잘란도(Zalando)가 EU가 잘란도의 웹사이트에 제시한 지속가능성 주장을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으로 규정한 후 4월 중순까지 전면 점검하기로 약속했다고 로이터가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잘란도는 자사의 기존 지속 가능성 페이지는 제품 표준과 회사의 지속 가능성 전략에 대한 두 개의 세부 페이지로 개정될 예정이며, 제시된 주장이 검증 가능하고 환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잘란도는 제품 옆에 표시되는 지속 가능성 플래그와 환경 관련 아이콘을 제거하고 ‘지속 가능성’이라는 용어나 환경적 이점을 나타내는 기타 용어의 사용을 중단하고 대신 사용된 재활용 재료의 비율과 같은 명확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잘란도는 성명서에서 "1년 넘게 고객 경험에 대한 집중적인 작업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와의 긴밀한 대화 끝에 상호 합의에 도달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잘란도, 그린워싱의 소지가 있는 부분은 전면 수정키로

이런 잘란도의 약속은 EU가 환경 주장에 대한 규제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EU는 소비자가 지속 가능한 구매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고 기업이 제품의 환경적 이점에 대해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주장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해 녹색 주장 입증에 대한 지침을 제안했다.  

잘란도가 정정하겠다고 약속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보면, ▲모든 웹페이지에서 처음에 사용된 지속가능성 플래그를 제거 ▲제품 옆에 표시된 오해의 소지가 있는 환경 아이콘 모두 제거 ▲필터에서 아이콘과 ‘지속 가능성’이라는 용어도 제거하고 소비자가 특정 제품 품질에 따라 제품을 필터링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 ▲제품 세부 정보 페이지에서 제품의 환경적  또는 윤리적 이점에 대한 명확하고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 ▲ 두 개의 새로운 웹페이지를 도입하여 ‘지속 가능성 페이지’를 개정 ▲환경 관련 주장이 ‘환경에 중요한 측면을 기반으로’ 하도록 보장한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잘란도가 ‘지속 가능성’이라는 용어나 ‘환경적 또는 윤리적 이익을 나타내는 기타 부당한 용어’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대신 “특정 제품에 대한 명확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한 점이다. 예를 들면, 재활용 재료가 얼마나 사용되었는지에 대한 백분율 수치로 표시하겠다는 것이다. 

잘란도의 갑작스러운 변화의 배경을 두고, 관련자들은 EU의 소비자보호협력부(Consumer Protection Cooperation), 유럽연합 위원회 및 독일,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의 4개 당국이 2022년 4월에 잘란도와 공동 조치를 시작했다는 사실 정도만 알려졌다.

유럽연합 위원회는 "EU 규정에 따라 기업은 소비자에게 진실된 정보를 제공해야 하며 소비자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소비자를 오도하는 것을 삼가해야 한다"고만 언급했다.

EU는 잘란도의 사례에서 의류ㆍ액세서리, 화장품 및 생활용품 중 42%에 ‘친환경’ 표시가 있는 것으로 밝혔다. 유럽연합 위원회에 따르면 344개의 "모호해 보이는 주장"에 대한 후속 조사에서 "사건의 절반 이상에서" 지속 가능성 주장 회사가 "소비자가 주장의 정확성을 판단할 수 있는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반면 59%의 사례에서 잘란도는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쉽게 접근 가능한 증거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유럽연합 위원회는 사례의 37%에서 잠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주장에 제품에 대한 "의식적", "친환경적", "친환경적" 등 "모호하고 일반적인 진술"이 포함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말한 '지속 가능한'이라는 표현은 '제품이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근거 없는 인상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목표다. 

 

이전에도 영국, 네덜란드에서 유사한 사례 있어

그린워싱을 중단하라는 압력이 높아지면서 지속가능성 메시지를 바꾼 패션 브랜드는 잘란도만이 아니다. 

영국의 온라인 패션업체 ASOS는 패션 소매업체의 그린워싱에 대한 영국 경쟁시장청(CMA)의 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2022년 봄부터 '책임 있는 편집'의 일환으로 제품 라벨링을 중단했다. 동시에 ASOS는 쇼핑객이 "지속 가능한" 의류, 신발 및 액세서리만 볼 수 있도록 하는 웹사이트 필터 기능도 제거했다. 

또한, 지난 2022년 네덜란드 소비자 시장 당국(ACM)은 H&M과 데카띠온(Decathlon)에게 웹사이트와 제품 태그에서 모호한 지속 가능성 관련 라벨을 제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여기에는 오랫동안 지속되어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H&M의 "컨셔스 콜렉션(Conscious Collection)" 라벨링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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