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R 시행 타임라인 / FCA

이번 달 31일 시행을 앞둔 지속가능성 라벨링에 대해 자산운용사들의 유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9일(현지 시각)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영국 금융감독청(Financial Conduct Authority, FCA)은 지난 11월, 지속가능한 투자가 '그린워싱'이라는 오해를 받지 않도록 명확한 라벨을 표시하고, 이에 따른 설명을 요구하는 규칙(Sustainability Disclosure Requirements(SDR) and investment labels)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영국 금융감독청의 승인을 받은 회사는 펀드를 마케팅할 때 '지속가능성', 'ESG' 또는 관련 용어를 모호하게 언급할 수 없다.

또한, 4가지 라벨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고 해당 펀드의 70% 이상이 라벨을 지원하기 위해 할당되었음을 증명해야 한다. 라벨링 체제는 ▲지속가능성 포커스(Sustainability Focus) ▲지속가능성 개선(Sustainability Improvers) ▲지속가능성 영향(Sustainability Impact) ▲지속가능성 혼합 목표(Sustainability Mixed Goals) 등 4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모닝스타, 자산운용사들 “관망하는 자세” 취할 것

모닝스타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들은 '관망하는 자세'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라벨링 자격 요건이 예상보다 까다롭고, 지속가능성 라벨을 붙인 금융 상품에 대한 수요가 당초 생각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핵심 성과 지표 식별과 펀드 오브 펀드를 분류하는 방법에 대한 문제도 언급됐다.

모닝스타의 조사에 따르면,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 연말까지 약 300개의 영국 개방형 및 폐쇄형 펀드가 라벨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속가능성 라벨이 부착된 펀드는 영국에 소재한 펀드의 8%에 해당하며, 영국에서 판매되는 전체 펀드의 3% 미만에 해당한다. 

모닝스타의 지속가능 투자 연구 책임자 오르탕스 비오이(Hortense Bioy)는 "라벨링에 대한 펀드매니저들의 열정을 꺾는 다른 요인은 영국에서 판매되는 많은 펀드가 범위 내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FCA는 "아직 외국 펀드에 규정을 어떻게 적용할지 결정하지 않았지만, EU와의 공평한 경쟁의 장을 원한다"고 밝혔다.

모닝스타는 라벨링 중에서는 지속가능성 포커스와 지속가능성 혼합 목표 라벨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지속가능성 영향 라벨의 경우에는 자산운용사가 FCA가 요구한 ‘변화에 대한 이론’을 제시하기 어렵기 때문에 거의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오이는 "처음에는 영국에서 지속가능성 라벨링에 대한 열기가 높았다"며 "이 제도가 유럽연합의 지속가능금융공시규정(SFDR)보다 나은 버전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6개월 동안 그 열기가 시들해졌다"고 덧붙였다. 

EU는 2021년 초에 SFDR을 시행했지만 복잡하고 모호한 표현으로 인해 투자자, 자산 관리자, 심지어 각국의 규제 당국으로부터 상당한 비판을 받았다. 이에 따라, 현재 SFDR의 개정안 채택을 위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영국은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체적인 ESG 투자 규정을 마련하고자 했지만, 펀드 시장의 반응은 규제 당국의 노력에 또다시 타격을 입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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