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별 예측 결과 요약 / CBI
시나리오별 예측 결과 요약 / CBI

영국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EV) 전환에 성공할 경우 경제 성장과 고용 창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10일(현지 시각) 영국산업연맹(Confederation of British Industry, CBI)과 에너지 및 기후 정보 연구소(The Energy and Climate Intelligence Unit, ECIU)가 공동으로 진행한 보고서 ‘성장의 전기화(Electrifying Growth)’는 영국이 적극적인 전기차 전환 정책을 채택할 경우 2035년까지 자동차 산업의 경제적 기여도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CBI는 한국의 전국경제인연합회와 같이 영국 산업계를 대표하는 최대 민간 경제단체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영국 자동차 산업은 연간 468억파운드(약 82조4000억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총 55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이 중 전기차는 전체 자동차 생산의 7%에 불과하지만, 전기차 비중을 확대하고 산업의 전기화 속도를 높일 경우, 경제적 기여도는 물론 고용도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의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는 2035년까지 자동차 산업의 총부가가치(GVA)가 35% 증가하고, 추가적으로 16만7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이 증가하는 소비자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전기차 생산을 빠르게 확대하는 경우 경제에 161억파운드(약 28조원)가 추가될 수 있다. 

반면, 영국이 전기차 전환에 실패하거나 전환 속도가 늦어질 경우, 자동차 산업은 큰 경제적 손실을 입을 수 있다. 가장 비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자동차 산업의 GVA가 73% 감소하고, 341억파운드(약 60조원)의 손실을 나타낼 수 있다. 4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EU, 영국 전기차 수출의 73% 차지

영국 자동차 산업은 전기차 전환의 필요성이 시급하다. 특히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유럽연합의 넷제로 산업법(NZIA)이 전기차 투자와 생산을 유도하는 상황에서 영국도 이에 발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전기차 전환을 지원하는 정책은 단순히 국내 소비자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해외 시장에서 영국 전기차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도 필수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자동차 생산의 약 79%가 수출되고 있으며, 그중 유럽연합이 가장 큰 수출 시장이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EU는 영국에서 생산되는 모든 전기차의 56%, 수출량의 73%를 차지한다.

보고서는 영국이 전기차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은 이미 재규어 랜드로버와 BMW 등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수십억 파운드를 투자해 전기차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일례로, 재규어 랜드로버는 정부 지원을 받아 서머싯에 40억파운드(약 7조원) 규모의 기가팩토리를 건설 중이다.

하지만, 보다 광범위한 산업 전반의 전기차 전환을 위해서는 배터리 생산 확대, 공급망 확보, 전기차 제조 인력 육성 등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과 정책적 기반이 필수적이다. 영국 정부는 약 8억5000만파운드(약 1조5000억원)를 투입해 전기차 공급망을 구축하고, 전기차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할 계획을 발표했다.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수요를 촉진하고, 전기차 생산 시설을 확장하여 영국의 전기차 생산량을 증가시키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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