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전기차 판매 의무화 정책의 효과를 보며 독일을 제치고 유럽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부상했다고 6일(현지 시간)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독일 연방도로교통청(KBA)이 6일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의 순수 전기차(Battery Electric Vehicle, BEV) 신규 등록 대수는 전년 대비 27.4% 감소한 38만609대에 그쳤다. 반면, 영국에서는 BEV 등록이 21% 급증하며 38만1970대로 집계됐다.
영국, 전기차 판매 의무화...전년 대비 21% 급증
영국 자동차시장에서 BEV의 비중은 급격히 증가했다. 영국자동차제조유통사협회(SMMT)에 따르면, 2024년 BEV는 전체 승용차 신규 등록 시장에서 19.6%를 차지하며, 195만대 이상의 등록 대수 중 약 5분의 1이 BEV였다.
이러한 성장을 이끈 영국의 제로배출차량(ZEV) 의무화 제도는 차량제조사들에 2024년 기준 승용차 판매의 22%, 밴 판매의 10% 이상을 무배출 차량으로 판매해야 한다는 달성 목표를 설정하면서도 크레딧의 적립과 차용 등 유연성을 제공해 시장의 지속 성장을 유도했다. 제조사들은 규정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차량당 최대 1만5000파운드(약 2700만원)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지만, 크레딧 거래 시스템 이용하거나 향후 초과 달성을 통해 벌금을 피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2024년 기준 목표치인 22%에 도달하지 못했으며, 올해 목표는 28%로 더욱 높아졌다. 현재 영국 정부는 제조업체가 규정을 준수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규정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환경 단체들은 완화 조치가 내연기관 차량에서 전기차로의 전환 속도를 저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영국에서도 개인 구매자의 전기차 수요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2024년 기준으로 전기차를 선택한 개인 구매자는 10명 중 1명에 불과했으며, 기업 고객이 판매 증가를 주도했다.
영국 BEV 점유율 19.6%...독일 13.5%
반면, 독일에서는 2023년 말 소비자 구매 보조금이 종료되면서 수요가 급감했다. 독일에서는 2024년 BEV 등록 대수가 전체의 13.5%에 그쳤다. 스웨덴, 프랑스, 아일랜드 등 다른 유럽 시장에서도 보조금 축소와 합리적인 가격대 모델 부족으로 기대치를 밑도는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자동차 시장 조사업체 슈미트 오토모티브 리서치에 따르면, 제조사들이 2025년 출시를 목표로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준비하면서 등록 대수가 감소했다. 이는 올해 발효되는 유럽연합(EU)의 배기가스 배출 규제 유로7을 충족시키기 위해 제조사들이 전략적으로 출시를 연기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유로7 준수를 위해 올해 말까지 2021년 대비 배출량을 15% 줄이려면 내연기관차 4대당 1대의 전기차를 판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프랑스의 르노와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여러 자동차 제조업체는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응해 규제 완화나 시행 연기를 요구하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을 비롯한 여러 정부가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갑작스럽게 축소하면서 유럽에서 EV 판매 성장이 둔화했으며, 소비자들은 여전히 높은 전기차 가격과 부족한 충전 인프라에 대한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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