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석경에이티도 SRM 기술 협력 개발 중
환경 단체, “SRM, 과학적 검증과 규제 체계가 충분히 구축되지 않아”

이미지=언스플래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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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최대 3.1도까지 오를 수 있다는 유엔의 경고가 나오는 등 기후 변화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며, 과격한 방법으로 여겨졌던 태양복사관리(Solar Radiation Management, SRM)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25일(현지 시각) 블룸버그는 실리콘밸리의 창업자와 투자자들은 대기 중에 반사 입자를 분사하거나 구름의 반사율을 높여 지구 온난화를 완화하는 SRM 연구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규제 기관이 기후 대응에 느리게 대처하는 상황에서 민간 자금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SRM을 지지하고 있다.

 

국내기업 석경에이티도 SRM 기술 협력 개발 중

SRM 연구를 지원하는 실리콘밸리의 대표 인물로는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인 빌 게이츠, 오픈AI CEO 샘 알트만, 메타 전 CTO 마이크 슈뢰퍼, 실리콘밸리의 유명 투자자인 팀 드레이퍼와 아담 드레이퍼 부자가 있다. 또한, 메타 공동 창업자인 더스틴 모스코비츠와 로어케이스캐피탈의 크리스 사카 등 다양한 억만장자들이 SRM 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실리콘밸리의 불투명한 지원 구조로 인해 정확한 자금 흐름을 파악하기는 어렵다.

금융 업계도 지구공학 연구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영국 비영리단체인 콰드라처 기후 재단(Quadrature Climate Foundation)은 지난 6월 4000만달러(약 560억원)를 SRM 분야에 투입하기로 했다. 또한, 미국 자선단체인 사이먼스 재단(Simons Foundation)은 지난 9월 SRM 연구에 5000만달러(약 700억원)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대부분의 SRM 연구는 항공기를 이용해 황산화물을 성층권에 분사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부 스타트업들은 이미 이 실험을 시도 중이다. 예를 들어, 루크 아이스먼이 설립한 ‘메이크선셋(Make Sunsets)’는 황산염 풍선을 발사하며 태양 차단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메이크선셋은 현재 100만달러(약 14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1500만달러(210억 원)를 투자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스라엘 스타트업 스타더스트 솔루션(Stardust Solutions)도 햇빛을 반사해 대기를 냉각시키는 반사 입자 구름을 성층권에 분사할 계획이다. 스타더스트의 CEO 야나이 예드밥(Yanai Yedvab)은 자사의 독자적인 입자 구성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스타더스트의 투자자로는 이스라엘 친환경 에너지 기업 솔라엣지(SolarEdge)와 이스라엘-캐나다 벤처 캐피털 펀드인 Awz 벤처스가 있다.

지난 22일 국내기업 석경에이티도 보도자료를 통해 이스라엘 환경기업 S사와 '미세 입자 SRM 기술'을 협력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석경에이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미세 입자 SRM 기술 실증 평가를 위해 S사에 500㎚ 크기의 구형 이산화규소(SiO2) 입자를 공급하고 있다. 석경에이티는 미세 입자 SRM 기술의 글로벌 상용화를 목표로 S사와의 협력 관계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이에 따른 실리카 소재의 공급 규모가 2025년 1000kg, 2026년 6000kg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환경 단체, “SRM, 과학적 검증과 규제 체계가 충분히 구축되지 않아”

그러나 SRM 기술의 잠재적 위험성과 사회적 파급 효과로 인해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는 목소리도 높다. 비영리 단체 실버라이닝의 창립자 켈리 완서는 상업적 성공을 목표로 SRM을 지나치게 빠르게 추진하려는 스타트업을 비판했다. 그는 과학적 검증과 규제 체계가 충분히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SRM 기술을 실험하거나 시장에 내놓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또한 SRM 기술이 강수 패턴과 질병 분포에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을 경고하며, 이러한 기술이 실현될 경우 지리적 및 정치적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화산 폭발은 지구를 너무 빠르게 또는 과도하게 냉각시킬 경우 위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1815년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 폭발 이후 유럽과 북미에서는 농작물 피해가, 남아시아에서는 폭우와 콜레라가 발생했다.

SRM이 실험 단계에 들어서면서 이미 일부 지역에서 반발이 나타나기도 했다. 2021년 빌 게이츠의 지원을 받은 하버드 대학교의 SRM 연구팀이 스웨덴 북부 사미족의 영토에서 야외 실험을 계획했으나, 사전 협의 없이 진행된 실험에 대해 원주민 단체와 환경 단체의 반발이 거세어지자 결국 프로젝트는 취소됐다.

미국 의회는 2020년에 처음으로 SRM 연구를 위한 명시적 자금을 지원했다. 이 자금은 실험실에서의 SRM 모델링 연구와 미국 영토 내 불법 SRM 시도를 탐지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사용됐다. 유럽연합도 지구공학 관리체제 연구에 자금을 지원했지만,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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