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지 에너지의 전동 트레일러의 원리를 설명하는 그림./레인지 에너지의 홈페이지.
 레인지 에너지의 전동 트레일러의 원리를 설명하는 그림./레인지 에너지의 홈페이지.

지난 2022년말 시판에 들어간 테슬라의 세미 트럭은 뒤에 트레일러를 연결해서 화물을 운송하는 대형 트럭이다. 테슬라의 세미 트럭 등장 이후 볼보,  프라이트라이너(Freightliner)같은 경쟁사들이 테슬라에 도전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에서 발상을 전환해서 화물을 직접 싣는 트레일러의 전동화에 뛰어든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레인지 에너지(Range Energy)가 전통적인 화물 트레일러를 전동화해 화물 운송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레인지 에너지는 기존 대형 트럭이 트레일러를 끌고 가는 방식 대신, 자체적으로 동력을 공급해 스스로 추진할 수 있는 전기 트레일러를 개발 중이다. 이 회사는 현재까지 총 3150만달러(약 444억원)의 자금을 조달했으며, R7 벤처스와 UP 파트너스, 트라우즈데일스 벤처스, 야마하 모터 벤처스 등의 지원을 받고 있다.

 

레인지 에너지, 아무도 생각지 못한 트레일러 전동화에 앞장 서

레인지 에너지는 화물 운송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기존 트레일러의 뒤쪽 두 차축 중 하나에 전기 모터와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 트레일러를 선보였다. 이 트레일러는 주행 중 자체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이와 함께 트럭과 연결하는 킹핀에 ‘스마트 킹핀’이라 불리는 특수 장치를 장착해 운행 효율성을 높였다. 

 레인지 에너지의 냉장 트레일러의 그림./홈페이지.
 레인지 에너지의 냉장 트레일러의 그림./홈페이지.

노던 냉장 운송(Northern Refrigerated Transportation)은 캘리포니아에서 이 전기 트레일러를 시범 운영 중이다. 이 회사의 COO 릭키 수자(Ricky Souza)는 CNBC에 "이전에 전동 트랙터를 시도했지만 충전 시간이 긴 것이 큰 장애물이 됐다"고 밝히며, 레인지 에너지의 전기 트레일러를 통해 연료 절감 효과와 전력 인프라의 효율성을 검증하고자 하고 있다.

레인지 에너지의 전기 트레일러는 자체 냉장 기능을 갖추고 있어, 신선 식품 및 냉동 상품 운송에 유리하며, 온보드 통신 및 보안 시스템에도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배터리 용량은 기본 192kWh에서 최대 288kWh까지 선택할 수 있으며, 1회 충전으로 최대 300마일(약 483km) 주행이 가능하다. 충전 속도는 직류 및 교류 충전을 모두 지원하며, 고속 충전 시 170kW로 약 48분이 소요된다.

하지만, 노던 냉장 운송이 300대가 넘는 전체 트럭을 전기화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몇 가지 큰 장애물이 있다. 하나는 전력 공급하는 인프라 문제이고, 또 하나는 과연 전동 트레일러를 운행했을 때 비용 절감이 가능한가이다. 이 회사는 실제로 연료 절감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현재 시범 운행하고 있다.

레인지 에너지는 지금까지 3150만 달러(약 444억원)를 조달했으며, 에너지와 운송에 투자하는 벤처 캐피털 R7, 운송 물류 인프라 등에 투자하는 벤처 캐피털 UP.파트너스(Partners), 트라우즈데일스 벤처스(Trousdale Ventures), 야마하 벤처스(Yamaha Motor Ventures)의 지원을 받고 있다. 

R7의 창립자이자 총괄 매니저인 타일러 엔그(Tyler Engh)는 "미국 내 모든 화물의 70%는 트럭으로 운송되지만, 트레일러 전동화에 주목한 사람은 없었다"며 "트레일러를 전동화하면 기존 디젤 트럭을 하이브리드 또는 전기차로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평가했다. 

레인지 에너지의 CEO 알리 자비단(Ali Javidan)은 트럭 운송 회사가 노던 냉장 운송이 하고 있는 것처럼 적재 도크에서 사용 가능한 전력을 활용할 수 있다면서, 자사가 다른 대형 트럭 회사에서 나오는 대형 상용차에서 보는 것보다 승용차에서 보는 것과 훨씬 더 가까운 배터리 팩 크기를 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레인지 에너지는 캘리포니아 주의 ‘청정 비도로 장비 바우처 프로젝트(CORE)’를 통해 지원금으로 최대 12만 달러(약 1억6,886만 원)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전동 트레일러를 통한 탄소 배출 저감과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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