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석유 및 가스 인프라에서 발생하는 메탄 누출을 모니터링하며 1200건의 경고를 발송했으나, 이 중 단 1%만이 실질적인 대응으로 이어졌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발표됐다.
15일(현지 시각) 로이터는 유엔환경계획(UNEP) 국제메탄배출관측소(IMEO)가 발표한 '메탄 감시 2024(An Eye on Methane 2024)'를 인용하여, 유엔이 지난해부터 석유 및 가스 인프라의 메탄 누출을 모니터링하기 시작한 이후, 정부와 기업에 1200건의 경고를 발송했으나, 실제로 대규모 메탄 누출 경고 중 단 12건만 실질적인 대응을 했다고 보도했다.
대규모 메탄 누출 경고 중 단 1%만이 실질적인 대응
IMEO의 어드바이저인 롤랜드 쿠퍼스(Roland Kupers)는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린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우리는 대응률이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위성으로 탐지된 대규모 메탄 누출에 대해 알림을 받은 국가 중 다수는 3년 전 발족한 ‘글로벌 메탄 감축 서약(Global Methane Pledge)’에 서명해 2020년 대비 2030년까지 메탄 배출량을 30% 줄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또한 140여 개 기업이 유엔의 ‘석유 및 가스 메탄 파트너십 2.0’(Oil and Gas Methane Partnership 2.0)에 참여해 비의도적인 메탄 배출을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150개국이 글로벌 메탄 감축 서약에 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석유 및 가스 산업의 메탄 배출량은 2019년 이후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IMEO 데이터에 따르면 가장 많은 누출 사고가 발생한 국가는 투르크메니스탄으로 388건에 달했으며, 미국이 178건으로 뒤를 이었다. COP29 개최국인 아제르바이잔은 32건의 경고를 받았다.
지금까지 메탄 누출 경고에 대해 대응이 이루어진 국가는 알제리, 아제르바이잔, 나이지리아, 미국으로 제한적이었다고 UNEP 보고서는 전했다. UNEP 사무총장 잉거 안데르센(Inger Andersen)은 "정부와 석유·가스 기업은 이제 더 이상 이 문제에 대해 공허한 말을 해서는 안 된다며, "메탄 배출을 차단하는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성 기술 활용 데이터, 메탄 감축 열쇠 될까
메탄은 20년간 이산화탄소보다 80배 강력한 온난화 효과를 지닌 온실가스다. 지금까지 메탄 배출은 지구 평균 온도를 0.5도 섭씨 높이는 데 기여했으며, 이는 19세기 중반 이후 관찰된 온도 상승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석유 및 가스 시추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 누출을 막는 것이 문제 해결을 위한 가장 빠른 방법 중 하나라고 평가하며, 이는 경제적으로도 이득이 된다고 언급했다. 메탄 손실은 곧 제품 손실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성을 활용해 메탄을 추적하는 프로그램이 다수 시작되면서 일부 기업은 새로운 국가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이 데이터를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개발도상국도 누출 데이터를 활용해 문제 해결을 위한 자금을 요청할 수 있으며, 지난해 4억5000만달러(약 6300억원) 규모의 기부금이 메탄 누출 방지를 지원하기 위해 발표됐다.
아제르바이잔의 국영 석유 회사 SOCAR는 지난해 다른 국영 석유 및 가스 회사들과 함께 자발적으로 2030년까지 메탄 누출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석유 및 가스 탈탄소화 헌장(Oil and Gas Decarbonization Charter)’에 서명했으며, 지금까지 위성 모니터링을 통해 400건의 누출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