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에너지 기업들이 석유 및 가스 시설에서 배출되는 메탄을 80% 이상 줄여야 2030년 기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글로벌 NGO 환경보호기금(EDF)은 지난 31일(현지시각) 미국 내 주요 에너지 기업들이 소유한 화석연료 분지 12곳의 메탄 배출량을 확인했다고 정했다.
프로젝트명은 메탄에어(MethaneAIR)이며, 지난해 EDF와 구글, BAE 시스템즈, 뉴질랜드우주국이 함께 6월부터 10월까지 32회의 항공 조사를 통해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메탄 모니터링 고도화…EPA 공식 추정치보다 4배 많은 배출량 확인
해당 분지들은 조사결과, 연평균 750만톤의 메탄 배출량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공식적으로 추정한 값보다 네 배나 높은 수준으로 확인됐다.
분지별 배출량은 0.94%에서 7.8%까지 차이가 크게 발생했다. FT에 따르면,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애널리스트 벤 카힐은 “메탄 배출량이 분지 간, 분지 내에서도 상당히 다르며, 이를 고려하여 적용할 수 있는 연방 규정과 기준이 중요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메탄 배출량 모니터링 기술은 매년 진화하고 있다. 구글은 구글맵의 거리뷰를 찍기 위해 자동차에 카메라를 달고 운행하는데, EDF는 과거 해당 차량에 센서를 달아 주요 도시의 메탄 누출 수준을 지도화한 바 있다. 이번에는 자동차가 아닌 항공기에 센서를 부착해 데이터를 수집했다.
다음 단계는 인공위성이다. EDF와 구글은 메탄SAT라고 불리는 인공위성을 통해 메탄 배출량을 측정할 계획이다. 메탄SAT는 350마일(약 560km) 이상의 고도에서 지구 궤도를 하루에 15회를 돌며, 하나의 배출원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배출량과 넓은 지역에서 발생하는 소규모의 메탄 배출원도 포착하여 이미지로 변환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했다. 이 프로젝트는 올해 말 위성 웹사이트와 구글 어스 엔진에서 공개된다.
약속 어긴 BP・셸・엑손모빌…메탄 배출량, 톤당 200만원 벌금 부과될 수 있어
메탄 모니터링이 고도화되면서, 거대 에너지 기업들이 메탄 배출량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EDF의 보고서는 이번에 측정한 메탄 배출량이 BP, 셸, 엑손모빌을 포함해 50개 석유 및 천연가스 회사가 발표한 자발적 목표치보다 약 8배 더 많으며, 이들이 소유한 분지가 미국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각 분지는 조사 결과, 평균적으로 총 가스 생산량의 약 1.6%를 메탄으로 대기 중에 배출하고 있었다.
BP, 셸, 토탈에너지 등의 에너지 기업들은 COP28에서 공개된 석유가스 탈탄소화 헌장(Oil & Gas Decarbonization Charter)에 서명했다. 서명 기업들은 2030년까지 기업 활동에서 발생하는 메탄 배출량을 생산량의 0.2%로 줄이고, 가스 플레어링(Flaring) 등 일상적인 연소를 중단한다는 임시 목표에 합의한 바 있다.
EDF는 이번 데이터가 미국의 석유와 천연가스의 메탄 배출량에 대해 가장 포괄적으로 조사한 보고서이며, 산업계가 노후 장비와 플레어링 등에서 발생하는 메탄을 제거하기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기업은 메탄 배출량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는 수준을 넘어 재정 리스크를 안게 된다고 EDF는 경고했다. FT에 따르면, 미국의 에너지 기업들은 환경보호청(EPA)가 시행할 대기오염 방지법으로 인해 2026년까지 톤당 최대 1500달러(약 200만원)의 메탄 배출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미국석유협회(API)는 연구 결과에 대해 “석유 및 가스 생산업체들은 배출량과 관련하여 투명성과 책임이 증대됨을 환영한다”라며 “우리 산업은 증가하는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고 메탄 배출량을 줄이는 데 노력하고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셸, BP, 엑손모빌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FT는 API가 바이든 행정부의 메탄 규제에 반대하는 입장으로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구글, AI로 메탄 핫스팟 추적하고, HSBC와 기후테크 기업에 1조원 투자
- 미국, 실시간 메탄 모니터링 네트워크 구축…2500억원 대출 승인
- 세기의 소송, EPA 대기오염 방지법…공화당 첫 번째 집행정지 시도 좌절
- EU 메탄 규제안에 합의, EC·환경단체선 '후퇴한 정책' 비판
- COP27 종료까지 1주일, 전 세계 메탄 공약 윤곽 드러날까?
- 글로벌 위성 메탄 모니터링 늘어...메탄 감축 의무와 압박 거세질까
- 【Trend Insight】이산화탄소 다음은 메탄? 메탄 규제 본격화되나
- BP는 인도네시아서 CCUS 연구개발, 셰브론은 CCUS 부서 강화
- 기후변화 부정론, 미국 의회 23% 차지…反기후 의원은 누구?
- 스페이스X, 메탄 탐지하는 위성 발사
- 엑손모빌의 글로벌 전망, 2050년까지 석유와 가스 하루 1억배럴 이상 생산
- 독일, 중국 기후 프로젝트의 그린워싱 우려…탄소크레딧 22만톤 불인정
- 정유사 기부금에 달라지는 대학 연구…서구 대학, 관계 종료 압박
- 일본 화학사 아지노모토와 프랑스 다농의 파트너십, 유제품 메탄 배출 30% 줄인다
- 美 대법원, 메탄 수은 규제 집행정지 기각, EPA 규정 그대로 진행
- 셸의 13억 달러 나이지리아 유전 매각 거부당해…석유 누출 책임은 누가 지나
- 맥도날드, 신젠타와 협력해 소고기 공급망 배출 줄인다
- UNEP, 메탄 누출 모니터링 1200건 경고 결과는?
- 美 PSE 메탄 리스크 맵 공개…발암물질 동반 배출, 기업 소송·평판 리스크 새 변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