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규채권 투자중단...기존 2조원 지분은 유지
- 2030년까지 석유·가스 부문 배출 70% 감축 목표
BNP파리바 자산운용이 24일(현지시각) 석유·가스 기업이 발행하는 신규 채권에 대한 투자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2조9000억달러(약 4046조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BNP파리바는 기존에 보유한 채권과 주식투자는 유지하되, 탄소배출 저감 노력이 미흡한 기업들은 정기적인 심사를 통해 투자를 제한하기로 했다.
환경단체 리클레임 파이낸스는 27일(현지시각) "주요 자산운용사 중 이같은 조치를 취한 첫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 단체는 "화석연료 기업의 가장 중요한 자금조달 수단인 채권 투자를 제한하는 의미 있는 조치"라며 환영했다.
신규채권 투자중단...기존 2조원 지분은 유지
BNP파리바 자산운용은 11월 새 투자전략을 통해 석유·가스 탐사 및 생산 기업의 신규 채권 매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복합기업이 발행하는 채권도 제외 대상이다.
이 운용사는 현재 49개 펀드를 통해 토탈에너지스 등 석유·가스 기업에 약 18억달러(약 2조5099억원)를 투자하고 있다. BNP파리바는 기존 투자를 유지하되 정기적인 심사를 통해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심사는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 약속과 저탄소 전환계획의 실현가능성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심사 결과가 미흡한 기업에는 지속가능한 저탄소 사업모델로의 전환을 촉구한다.
이번 결정은 BNP파리바 그룹의 정책과도 궤를 같이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룹은 2023년부터 해당 기업의 채권발행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미 아마존과 북극 지역에서 활동하는 기업이나, 셰일오일이나 오일샌드 등 비전통 석유·가스 기업에 대한 투자는 제한하고 있었다.
2030년까지 석유·가스 부문 배출 70% 감축 목표
BNP파리바의 이번 결정은 그룹 차원의 탈탄소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지속가능성 미디어 서스테이너빌리티 매거진은 지난 5월 BNP파리바가 올해 기후보고서에서 2030년까지 석유·가스 부문 금융지원에 따른 배출량을 70% 줄이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이 부문의 배출량을 2022년 9월 말에 배출된 2730만톤에서 2030년까지 820만톤으로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그룹은 2022년 석유·가스, 발전, 자동차 부문을 시작으로 탈탄소화 목표를 수립했다. 2023년에는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로 확대했고, 2024년엔 항공과 해운, 상업용 부동산까지 포함했다.
특히 에너지 생산 부문의 저탄소 금융 비중은 당초 2030년까지 80%로 높이려던 목표를 2년 앞당겨 2028년까지 달성하기로 했다. 2030년 목표는 90%로 상향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BNP파리바는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로부터 최고 등급인 A를 받았다. 전 세계 2만3000개 평가 기업 중 346개만이 받은 점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는 2년 연속 은행들이 석유·가스 부문보다 저탄소 에너지 금융에서 더 많은 수익을 거둘 전망이다. BNP파리바는 "탈탄소화는 모든 은행의 도전 과제지만, 고객의 전환을 지원해 지속가능한 경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