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드랙스 홈페이지
사진=드랙스 홈페이지

영국 정부가 바이오매스 발전소 운영사 드랙스(Drax)에 대한 신규 보조금을 승인했다.

10일(현지시각) 로이터, 파이낸셜타임스(FT), 가디언 등 주요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목재 펠릿을 연료로 사용하는 것이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지에 대한 논란 가운데 체결됐다. 지난해 영국 에너지 규제 기관 오프젬(Ofgem)은 드랙스의 공급망 데이터에서 허점이 발견됐다며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드랙스, 운영 연장됐지만 보조금과 가동 시간 줄어

드랙스는 영국 정부와 2027년부터 2031년까지 메가와트시(MWh)당 최소 113파운드의 전력 가격을 보장하는 차액계약(CfD, Contract for Difference)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계약으로 드랙스는 기존 보조금 기한이 만료되더라도 요크셔에 위치한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계속 가동할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이번 지원이 기존 보조금 대비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으며, 발전소의 역할도 제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드랙스 발전소는 연간 약 3분의 2의 가동률을 기록하고 있으나, 새로운 계약에 따라 최대 부하율이 27%로 제한돼 가동 시간이 현재보다 절반 이하로 줄어들 전망이다.

드랙스는 지난해 연간 보고서에서 2023년 12월 기준 MWh당 132파운드의 가격이 보장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발표 이후 드랙스의 주가는 장 초반 5% 상승했다.

윌 가디너(Will Gardiner) 드랙스 CEO는 “이번 보조금 계약은 영국의 에너지 안보를 위한 투자이며, 풍력 및 태양광 발전을 보완하기 위해 새로운 화력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보다 경제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계약에 따라 드랙스는 전력 공급이 부족할 때 발전량을 늘려 가스 사용이나 유럽으로부터의 전력 수입을 줄이고, 전력 공급 과잉 시에는 출력을 조정해 전력망의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CCS 설비 구축 예정…바이오매스 지속가능성 논란 여전

드랙스는 한때 영국 최대 석탄화력발전소였으나 현재는 연간 수백만 톤의 목재 펠릿을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초기 보조금은 드랙스가 화석연료에서 바이오매스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도입됐다.

이번 보조금 연장으로 드랙스는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시스템을 설치하는 동안 운영을 지속할 수 있게 됐다. 해당 설비 구축은 2030년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결정에 앞서 “대형 바이오매스 발전소의 폐쇄는 전환 과정에 차질을 빚게 하며, 단기적인 전력 수급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바이오매스는 영국 전력 생산량의 약 11%를 차지하며, 지속가능한 산림에서 벌목된 목재를 사용한다는 점이 전제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 감사원(NAO)은 해당 모니터링 시스템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지난해 8월, 에너지 규제기관 오프젬 또한 16개월간의 조사 결과 드랙스가 2021~2022년 수입한 목재의 지속가능성을 입증할 충분한 데이터를 보유하지 못했다고 발표하고, 2023년 공급망에 대한 독립적 감사를 명령했다. 드랙스는 이에 대한 조치로 2500만파운드(약 450억원)를 오프젬의 자발적 기금에 납부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오프젬은 해당 사안을 기술적 성격(technical in nature)으로 판단하며, 드랙스의 바이오매스 연료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고 2023년 드랙스가 받은 5억4800만파운드(약 9840억원)의 청정에너지 보조금을 철회할 필요는 없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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