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기후변화로 피해를 입은 취약국들을 지원하기 위한 UN 기후 손실·피해 기금(loss and damage fund) 이사회에서 탈퇴했다고 로이터통신은 7일(현지시각)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어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거부한다고 밝힘으로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의 흐름에서 벗어나겠다는 입장을 또 한번 분명히 했다.
UN 기금 미국 대표, 이사회서 즉각 철수 통보
UN 기후 손실·피해 기금의 미국 대표 레베카 롤러는 지난 4일(현지시각) 기금 공동의장 장 크리스토프 도넬리에에게 서한을 보내 “미국은 이사회에서 완전히 철수하며, 향후 미국 대표를 새로 임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통보했다. 롤러 대표는 “이 결정은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이 기금에 1750만달러(약 254억원)를 제공하기로 약속했으나, 이번 발표로 인해 약속을 이행할지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UN에 따르면, 올해 1월 23일 기준으로 선진국들은 기금에 총 7억4100만달러(약 1조원)를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기금은 미국이 총재를 지명하는 세계은행이 주관하고 있다. 서한에는 기금 운영 방식에 대한 변경 사항이 언급되지 않았으며, 이사회 탈퇴가 기금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것을 의미하는지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하지트 싱 '화석연료 비확산 조약 이니셔티브' 디렉터는 "미국은 사상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국으로서 전 세계의 취약 계층에 영향을 미치는 기후 위기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의 이번 결정은 트럼프 정부가 기후변화 대응을 중단하고 다자간 협력에서 철수하는 여러 조치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취임 이후 글로벌 기후 평가에 미국 과학자들의 참여를 중단하고, 석탄 사용 감축을 위한 국가 지원 협약에서 철수했으며, 파리기후협약에서도 다시 탈퇴했다.
UN SDGs, 미국 주권 침해…거부와 규탄 입장 밝혀
트럼프 정부는 이어 7일(현지시각)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거부하고 규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UN 주재 미국 대표부의 에드워드 허트니 공사 참사관은 유엔 총회 연설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ESG투데이가 보도했다.
이 목표는 2015년 국제사회가 만장일치로 채택한 것으로, 2030년까지 빈곤과 기아 종식, 교육 개선, 환경 보호 등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국도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5년에 이 목표에 동의했으나, 트럼프 정부가 이를 번복하면서 SDGs를 거부한 최초의 국가가 됐다.
허트니 참사관은 SDGs가 "미국의 주권과 맞지 않고 미국인의 권리와 이익에 반하는 글로벌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참사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언급하며 "의제 2030과 SDGs와 같은 글로벌주의적 시도는 투표에서 패배했다"고 강조했다. 유엔은 지난해 9월 ‘2030 의제 가속화를 위한 정책: 지속가능발전목표 지역화의 중요성’ 이라는 제목의 정책 브리프를 발간한 바 있다.
허트니 참사관은 "SDGs에 만연한 젠더와 기후에 대한 이데올로기는 이미 오래전에 수정돼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며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야 수정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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