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자산운용사 블랙록, 뱅가드, 스테이트 스트리트가 미국 텍사스주가 제기한 기후 관련 반독점 소송의 기각을 법원에 요청했다.
로이터, RTT뉴스 등에 따르면 26조달러(약 3경7765조원) 이상의 자산을 운용하는 이들 자산운용사는 지난 17일(현지시각) 텍사스 연방법원에 제출한 기각 신청서에서 "원고(텍사스주 등)가 제기한 반독점 혐의는 미성숙하고 검증되지 않은 법적 이론에 근거하고 있다"며 "반독점법을 모험적으로 재해석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석탄 회사에 생산량 감축 지시한 적 없어…증거 없는 소송 비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들인 블랙록, 뱅가드, 스테이트 스트리트는 지난해 11월 텍사스주를 포함해 공화당 주도 주 10곳으로부터 ESG 정책을 통해 석탄 업계에 타격을 입히기 위해 공모했다는 혐의로 소송을 당했다. 현재 이 소송의 원고는 총 13개 주로 늘어났다.
소송을 주도한 텍사스주 켄 팩스턴 법무장관 측은 이들 자산운용사가 환경 문제를 이유로 공동으로 석탄 생산량을 감축하도록 압력을 가해 에너지 가격 상승을 초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팩스턴 법무장관은 “넷제로 자산운용사 이니셔티브(NZAM)와 클라이밋 액션 100+와 같은 기후 협의체에 참여한 것이 담합의 실질적 증거"라고 지적했다.
이들 운용사는 "원고 측은 우리가 석탄 회사에 생산량을 줄이라고 지시했다는 단 하나의 증거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또한 "이러한 반독점 혐의를 인정하려면 법을 왜곡해야 하며, 그러한 법 해석은 오히려 석탄 회사와 개인 투자자 모두에게 해를 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결권 공동행사도 없었다…기후 위험 평가는 투자자 이익 위해 정당한 전략
원고는 운용사들이 비ESG 펀드에 대해 오직 주주 가치 향상만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선전하면서 실제로는 모든 보유 주식을 기후 목표 달성에 활용해 주주들을 속였다는 혐의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자산운용사들은 기후 위험 평가는 장기 투자 수익을 높이기 위한 일반적인 투자 관행이라고 반박했다. 자산운용사들이 제출한 요청서에는 "수백만 명의 미국인을 위해 저렴한 펀드를 제공하는 게 핵심 활동”이라며, “이번 소송이 정당한 비즈니스 활동을 겨냥했다”고 반박했다.
자산운용사들은 석탄 회사에 대한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한 적이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들은 "블랙록과 스테이트 스트리트가 일부 석탄 회사 이사들의 재선임에 반대표를 던진 적은 있으나, 공동으로 투표한 적은 없으며 해당 이사들은 결국 재선임됐다"고 밝혔다. 특히 뱅가드는 석탄 회사 경영진이나 이사에 대해 반대표를 던진 적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운용사들은 소송 내용에 따르더라도 2021년 이후 석탄 생산량이 오히려 증가했으며, 이는 그들의 의결권 행사와 석탄 생산 추세 사이에 상관관계가 없음을 보여준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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