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해상풍력발전 개발업체 RWE가 미국 에너지 정책의 급변에 따른 불확실성을 이유로 대규모 투자 삭감을 단행했다.

로이터 통신이 20일(현지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RWE는 2025년부터 2030년까지의 투자 계획을 기존보다 100억유로(약 16조원) 감축해 총 350억유로(약 56조원) 규모로 조정했다. 이는 당초 계획 대비 22%나 감소한 수치다.

RWE가 미국 내 에너지 투자 계획서 대규모 삭감을 결정했다./RWE
RWE가 미국 내 에너지 투자 계획서 대규모 삭감을 결정했다./RWE

 

RWE, 트럼프 發 불확실성에 美시장서 발 빼나

마르쿠스 크레버 RWE CEO는 "미국 에너지 정책 변화가 재생에너지 확대에 미칠 영향을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은 RWE의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의 절반이 있는 주력 시장이다. 

크레버 CEO는 "트럼프 행정부가 해상풍력 기술을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불확실성 속에서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WE는 투자 계획 조정으로 2025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45억5000만유로(약 7조원) ~ 51억5000만유로(약 8조원)로 예상했다. 이는 2024년 56억8000만유로(약 9조원)보다 최대 20% 감소한 수치다. 신규 투자 수익률 요구치도 8%에서 8.5% 이상으로 올렸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이 발표 후 RWE 주가는 4.4%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주식 매입 프로그램을 확대해서 주주 가치를 제고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환경 자문사 엔크라프트는 "RWE는 투자로 목표 수익률을 창출할 신뢰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해상풍력 배제, 석탄 부활 외쳐도…시장 반응은 냉랭

트럼프 행정부가 해상풍력을 억제하고 석탄 산업 부활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정책도 시장 경제의 냉혹한 현실에 부딪히고 있다. 블룸버그가 20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서 "석탄은 아름답고 깨끗하다"면서 친석탄 정책을 강조했지만, 전문가들은 석탄 산업의 구조적 쇠퇴를 막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24년 미국 전체 전력 생산에서 석탄 비중은 약 15%에 불과하다. 2001년 50% 이상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 2020년에는 미국 최대 석탄 채굴 기업인 피바디 에너지마저 수요 감소로 두 번째 파산 위기에 직면했고, 은행들도 좌초자산 위험을 우려해 석탄 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중단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에너지 컨설팅 기업인 클리어뷰 에너지 파트너스의 애널리스트 티모시 폭스는 "발전소 소유자, 운영자 및 개발자들은 투자를 행정부 임기가 아닌 10년, 15년, 20년 후를 내다보고 결정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석탄 산업의 쇠퇴는 오랫동안 예견된 일이었으며, 단순히 연방 정부의 규제나 환경적 압력 때문만이 아니라 더 저렴한 에너지원과의 경쟁과 운영 비용 증가가 주된 이유”라고 덧붙였다.

리서치 기업인 캡스톤LLC의 에너지 및 유틸리티 디렉터 조시 프라이스는 "폐쇄된 발전소를 재가동하려면 대규모 자본 지출이 필요하고, 누가 그 비용을 부담할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업계는 노동력 부족과 연료 운송을 위한 철도 인프라의 부족 등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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