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현지시간) 이탈리아가 3대 미국 테크기업을 상대로 대규모 부가가치세(VAT) 를 청구했다고 로이터 통신, CNBC, 블룸버그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 문제에 정통한 4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부가가치세를 청구 받은 기업은 메타(Meta), X, 링크드인(LinkedIn)이다. 이탈리아 국세청은 주요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사용자가 등록하는 것은 사용자의 개인 데이터를 대가로 멤버십 계정을 교환하는 것이므로 과세 대상 거래로 간주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세청은 메타에게 8억 8760만유로(약 1조4005억원), X에서 1250만유로(약 197억원), 링크드인에서 약 1억4000만유로(약 2209억원)를 부과했다.
이 금액은 사건에 따라 2015-2016년부터 2021-2022년까지의 조사된 기간을 바탕으로 부과된 것이다. 다만, 현재 발송된 세무평가고지서는 2015년과 2016년을 바탕으로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는 로이터에 보낸 성명에서 “이 사건의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메타는 또한 "EU 및 현지법에 따라 당국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 완전히 협조했다"며, "메타는 사용자에게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접근을 제공하는 것이 VAT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링크드인은 "현재로선 공유할 만한 정보가 없다"고 밝혔고, X는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기업과 합의 없이 세금을 부과한 것은 처음
해당 기업과 합의하지 않고 국세청이 본격적인 세무 분쟁이 시작되기 전 마지막 단계인 평가 통지서를 기업에게 발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명의 소식통은 이 사건은 단순히 합의 금액에 동의하는 것이 아니라 더 광범위한 접근 방식을 수용하는 것이 이 사건의 목적이라고 전했다.
이번 세금 부과와 관련해 기업들은 60일 내 항소할 수 있다. 세무 당국에 합의 제안서 작성을 요청하면 한 달의 유예를 더 받을 수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여러 가지 옵션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첫째는 양측 모두에게 위험이 따르지만 법정 소송을 진행하는 방안이다. 이 절차는 세 가지 다른 수준의 판단이 포함되며 이탈리아에서는 평균 약 10년이 소요된다.
둘째는 국세청이 청구를 취하하는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는 소송 절차 중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으며, 기술적 이유나 정치적 이유 때문일 수 있다고 전했다.
셋째는 세무 당국과 기업들이 첫 번째 분쟁이 발생한 연간 분할금 지불에 합의하고, 이탈리아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이 사건의 재평가를 요청하는 방안이다. 이 경우 이탈리아는 다른 유럽 국가들과 함께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다.
유럽 내 27개국 연합으로 확산될지 주목
로이터 통신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세금 분쟁을 넘어 EU 27개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기술 산업의 사업 모델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로이터가 자문한 몇몇 전문가들은 이탈리아의 접근 방식은 메타, X, 링크드인 사이트로 연결되는 항공사부터 슈퍼마켓, 출판사 등 광범위한 산업 분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구글(Google)도 지난 2월에 2018~2022년 미납한 세금과 과태료 소송을 끝내기 위해 합의금으로 3억2600만유로(약 5155억원)를 지불하기로 합의한 바 있어, 앞으로 이 사건의 향방과 글로벌 기술 기업들의 대응이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