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과 UN연기금(UNJSPF)이 화석연료 생산을 확대하는 기업만 선별적으로 배제하는 새로운 채권지수에 7.5억달러(약 1조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케임브리지대는 이 지수를 통해 최대 2억파운드(약 3741억원), UN연기금은 5억달러(약 7141억원)을 각각 투자할 방침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새 채권지수는 생산기업뿐 아니라 자금을 공급하는 은행의 대출, 보험사의 채권 인수 현황까지 분석해 기업의 탄소중립 기여 여부를 정밀하게 따진다. 이 접근법은 석유와 가스 산업 전체를 일괄 배제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환경영향을 더 정밀하게 평가하려는 목적의 ESG 투자 전략이다.
‘화석연료 증산’에 포커스…글로벌 주요 연기금들 투자 예정
케임브리지 대학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앤서니 오저스는 “기존 채권 지수는 석유와 가스 부문 전체를 제외할 수는 있었지만, 생산을 확대한다는 이유로 기업을 제외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대학은 자산소유자 그룹의 기술적 지원을 받아 지수 방법론을 개발했다. 이는 지구온도상승을 2도 이하로 제한하는 글로벌 목표를 기준으로 마련됐다.
유엔직원합동연금기금(UNJSPF)의 투자 담당인 페드로 과소는 "이 지수에 투자하는 이유는 세계의 기후 목표에 동참하는 것이지만, 기업의 기후 성과를 추적할 자원이 부족한 소규모 자산소유자에게도 (투자의사 결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수 개발에는 케임브리지대와 함께 미국의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CalSTRS), 영국 대학퇴직연금(USS), 스위스 연방정부 연금기금(PUBLICA) 등 글로벌 주요 연기금들이 참여했으며, 이들 역시 향후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쉬인, 인권 논란에도 런던 상장 예비심사승인
영국이 기후 책임투자 강화려는 움직임과 대조적으로, 위구르 지역 강제노동 의혹을 받고 있는 중국계 패스트패션 기업 쉬인의 런던 증시 상장을 예비심사에서 승인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 고율관세 발표하기 이전에 FCA가 쉬인의 기업공개(IPO) 투자설명서를 예비심사 승인했다고 전했다. 쉬인은 2023년 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뉴욕 증시 상장을 거부한 후 영국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FCA는 쉬인이 위구르 강제노동 의혹 등 공급망 리스크를 충분히 공시했다고 판단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된다. FT에 따르면, FCA는 투자설명서 내용의 정확성을 검증할 책임이 없다. 누락됐거나 부정확한 정보가 추후 발견되면, 투자자 소송이나 FCA의 강제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
쉬인은 런던 증시 상장을 위해 중국 정부의 승인도 필요하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는 이미 쉬인의 상장 장소를 미국에서 영국으로 변경하는 계획에 비공식적으로 동의했다. CSRC가 공식 입장을 발표하려면 먼저 영국 금융감독청(FCA)의 공식 허가가 필요하다. 또한 쉬인의 해외 상장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CSRC가 아닌 중국 국무원과 같은 상위 정부 기관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