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가 연방 기관 웹사이트에서 기후변화와 환경정의 관련 정보들을 줄줄이 삭제하자 환경단체들이 법적 대응에 나섰다. 시에라클럽 등 4개 단체는 14일(현지시각)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워싱턴 DC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공공 데이터 삭제가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시에라클럽의 벤 젤러스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데이터를 삭제하는 행위는 오염으로 고통받는 지역사회에 대한 직접적 공격"이라며 "이 데이터는 생명을 구하고 인간이 깨끗한 환경 속에서 살 권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ChatGPT 생성 이미지/임팩트온
ChatGPT 생성 이미지/임팩트온

 

기후·환경취약성 분석 도구 삭제…환경단체, 공공 데이터 삭제는 위법

소송에는 ▲시에라클럽 ▲환경 무결성 프로젝트(Environmental Integrity Project) ▲참여과학자연맹(Union of Concerned Scientists) ▲캘리포니아 독성 물질 반대 커뮤니티(California Communities Against Toxics)가 참여했다.

이 단체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기후변화 데이터와 수집 도구들을 웹사이트에서 삭제한 점을 문제 삼았다. 백악관은 바이든 행정부가 개발한 기후·경제 정의 선별 도구(CEJST)를 지난 1월 웹사이트에서 삭제했다. CEJST는 연방 기후·인프라 예산의 40%를 취약 계층에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 및 관리하는 도구다. 

오바마 행정부가 개발한 환경 정의 선별 도구(EJScreen)도 2월 초 웹사이트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 외에 에너지부의 저소득층 에너지 데이터 도구(Low-Income Energy Affordability Data, LEAD)와 교통부의 교통 형평성 커뮤니티 탐색기(Equitable Transportation Community, ETC), 연방재난관리청의 미래 위험 지수(Future Risk Index)도 사라졌다. 

환경 무결성 프로젝트의 젠 더건 사무총장은 "공공 정보가 사라지면 오염이 건강에 미치는 위험에 관한 정보 격차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EJScreen이 삭제되면 독성 물질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어려워진다"고 강조했다.

캘리포니아 독성 물질 반대 커뮤니티의 제인 윌리엄스 사무총장도 "산업단지 근처의 지역은 오염의 영향을 안 받을 수 없다”며 "이 오염은 천식, 만성 폐쇄성 폐질환, 저체중 출산, 조기 사망을 증가시킨다"고 경고했다.

여과학자연맹의 그레첸 골드만 회장은 "국민들은 납세자이기에 세금으로 만든 데이터에 접근할 권리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비영리단체 PEDP, 삭제된 환경 데이터 복구

민간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삭제한 환경 데이터를 복구하려는 움직임이 관측된다. 

연방 환경데이터 보존에는 비영리단체인 '공공 환경 데이터 파트너스(Public Environmental Data Partners, PEDP)'가 앞장서고 있다. PEDP는 환경·정의·정책 단체와 대학 연구자들로 구성된 자원봉사 연합체다. 

PEDP는 지난 1월 우선순위에 따라 57개의 연방정부의 데이터베이스를 식별했다. 그중 37개는 보관하고 있다. 

CEJST와 EJScreen의 복제본도 제작했다. 이 외에도 환경보호청의 환경정의 다중 지역 분석도구(Environmental Justice Analysis Multisite, EJAM)와 연방재난관리청의 미래 위험 지수도 복구했다. 

복구한 데이터는 PEDP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PEDP는 복구를 원하는 데이터 도구를 온라인으로 신청 받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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