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제품에 대한 강력한 무역 장벽에 더해, 중국 기업이 생산 거점으로 활용해온 동남아 4개국산 태양광 제품에도 미국이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하면서, 미국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태양광 셀의 새로운 공급처로 인도가 부상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미국의 관세 강화로 촉발된 글로벌 무역 갈등이 인도 태양광 업계에 새로운 수출 활로를 열 수 있다는 업계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태양광제조협회(ISMA) 디페쉬 난다(Deepesh Nanda) 대표는 “무역 긴장이 인도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며 “인도는 미국 규제에 부합하고 추적 가능한 고품질 셀을 통해 미국 시장을 지원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협회에 따르면, 인도의 태양광 셀 생산능력은 3월 말 기준 25GW로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늘었으며, 현재 대부분은 내수용이지만 생산능력을 두 배로 확대한다는 계획에 따라 미국 등 해외 시장으로의 수출 여력도 생길 전망이다.
인도 태양광 모듈 수출 2년 만에 23배 증가
지난해 11월 미국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와 인도 JMK 리서치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는 태양광 제품 순수입국에서 순수출국으로 전환하는 데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 2024년 회계연도 기준 인도 태양광 제조업체들의 모듈 수출액은 약 20억달러(약 2조8500억원)로, 2년 전 대비 23배 이상 증가했다.
여러 국가가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으로 인도를 주목하면서 수출 기회가 확대됐으며, 선진국 시장에서는 인도 내수 대비 40~60% 높은 이윤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점이 수출 확대의 배경이 됐다. 미국은 인도 태양광 수출의 최대 시장으로, 2024년 회계연도 기준 전체 수출의 99%가 미국으로 향했다.
인도 주요 태양광 업체도 수출 시장에 주력하고 있다. 와리 에너지(Waaree Energies), 아다니 솔라(Adani Solar), 비크람 솔라(Vikram Solar) 등 3대 업체는 2024년 회계연도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해외로 수출했다.
중국산 원자재 의존 리스크는 여전
블룸버그NEF의 분석가 로힛 가드레(Rohit Gadre)는 “가장 큰 위험은 인도의 중국산 원자재 및 장비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라며 “무역 전쟁이 격화될 경우 중국이 공급망을 차단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대부분의 인도 태양광 제조업체는 중국의 1~2위급 원자재 공급업체로부터 재료를 조달받고 있으며, 이들은 중국의 무역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차선의 공급처는 존재하지만 품질 저하 우려가 따른다는 것이다.
인도는 태양광 모듈과 셀 생산 역량을 확대해 왔지만, 웨이퍼와 잉곳 제조 부문은 아다니 엔터프라이즈(Adani Enterprises)가 구축한 2GW 규모의 시설만 운영되고 있다. 게다가 웨이퍼와 잉곳 생산 능력을 확대하더라도, 그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은 여전히 중국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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