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넥스트(Euronext)가 ESG를 재정의하고 방산산업에 대한 투자 기준을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유로넥스트
유로넥스트(Euronext)가 ESG를 재정의하고 방산산업에 대한 투자 기준을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유로넥스트

유럽 최대 규모의 전자 증권거래소 유로넥스트(Euronext)가 ESG를 재정의하고 방위 산업에 대한 투자 기준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유로넥스트는 암스테르담, 브뤼셀, 더블린, 리스본, 밀라노, 오슬로, 파리에서 거래소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간) 유로넥스트는 ESG를 ‘환경·안보·지정학(Energy, Security, Geostrategy)’으로 재정의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유로넥스트의 CEO 겸 회장인 스테판 부즈나(Stéphane Boujnah)는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새로운 지정학적 질서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의 항공 우주 및 방위 기업들이 향후 10년간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혁신과 생산 능력에 막대한 투자가 시급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유로넥스트는 ESG 지수에 대한 방법론을 재검토하고, 기준에 방위산업을 포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유로넥스트는 "유럽증권시장청(ESMA)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논란이 되는 무기'의 개념을 관련 국제 조약에 의해 금지된 무기 활동으로 한정하도록 장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ESG 포트폴리오에 방위 산업 관련 투자를 늘릴 것인가 하는 문제는 뜨거운 감자로 여겨져 왔다. ESG 투자는 전통적으로 환경 파괴, 무기 생산 등 이른바 ‘죄악 산업’으로 불리는 부문은 배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의 안보 책임을 강조한 이후 유럽 내 방위 산업의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은 지난 3월, EU의 방위 산업을 강화하기 위해 최대 8000억 유로(약 1265조원)를 동원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은 바 있다.

이와 함께 금융권에서는 ESG로 배제되었던 방위 산업 투자 제한을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이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전역으로 확대되었다. 유럽 자산운용사들은 정치인과 고객들이 규제를 완화하고 방위 산업 투자 경쟁에 자금을 지원하도록 압력을 가했다.

실제로 UBS 자산운용은 지난 4월, 재래식 무기 제조업체를 지원하는 일부 지속 가능성 펀드에 대한 투자 제한을 해제했다. 독일의 자산운용사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스와 덴마크 단스케 은행도 방위 산업에 대한 투자 제한을 일부 철회했다.

올해 9월 의회 선거를 앞둔 노르웨이는 방위 산업 투자 제한 철회를 주요 공약으로 내놓기도 했다.

 

유로넥스트, ESG 지수 기준에 방위 산업 추가하고 EU 자금 지원도 투입할 예정

유로넥스트는 ESG 지수 구성 기준에서 방위 기업의 배제를 완화하고, 상장 및 채권 발행 기간도 대폭 단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SG 지수는 시장 세그먼트의 성과를 평가하는 데 사용되며 펀드 조성의 기준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즈나 CEO는 기자들과의 통화에서 “유로넥스트는 이제 유럽 방위 채권 상장에 필요한 시간을 단 이틀로 단축할 수 있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올해 3분기에는 IPO 지원 프로그램인 ‘IPO레디 디펜스(IPO ready Defence)’를 통해 해당 분야의 신규 주식 상장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유럽 연합의 자금 지원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로이터 통신은 설명했다.

독일의 철강사 티센크루프(Thyssenkrupp)는 현재 군함 사업부인 TKMS를 분사하고 별도로 상장하는 과정에서 이 이니셔티브의 잠재적 영향을 분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더 많은 기업이 상장하기 위해 거쳐야 할 단계에 대한 세부 사항은 거의 없었다고 지적하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ING의 애널리스트 레그 왓슨(Reg Watson)은 로이터 통신에 "방위 산업의 IPO를 촉진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만 결국 IPO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유로넥스트가 아니라 시장"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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