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기차 제작사 루시드 차량 / 루시드 홈페이지.
 미국의 전기차 제작사 루시드 차량 / 루시드 홈페이지.

고성능 전기차 제조사 루시드 모터스(Lucid Motors)가 배터리 핵심 원료인 흑연(graphite)의 미국 내 공급망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루시드는 4일(현지시각) 발표한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알래스카에서 흑연 채굴을 추진 중인 그래파이트원(Graphite One)과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알래스카산 천연 흑연, 2028년부터 공급…배터리 소재 자립 박차

이번 계약에 따라 루시드는 2028년부터 알래스카 노움(Nome) 북쪽 그래파이트 크릭(Graphite Creek) 매장지에서 채굴된 천연 흑연을 공급받게 되며, 가공은 오하이오주 워렌(Warren)에 조성 예정인 활성 음극재(AAM) 시설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지난해 체결한 합성 흑연 공급 계약에 이은 두 번째 협약으로, 동일 가공시설을 활용해 천연·합성 흑연 모두를 미국 내에서 처리하는 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루시드는 전기 세단 ‘에어’(Air)와 SUV ‘그래비티’(Gravity)를 주력 모델로 생산하는 미국 고성능 전기차 전문 기업이다. 배터리 양극재와 음극재 등 핵심 소재 확보를 주요 전략으로 삼고 있으며, 흑연은 리튬이온 배터리 음극재의 핵심 원료로 전기차 주행거리와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필수 광물이다.

 

시라 리소스와도 계약…흑연 국산화 및 AAM 확보에 속도

루시드는 호주 시라 리소스(Syrah Resources)와도 별도의 공급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2026년부터 3년간 루이지애나주 비달리아(Vidalia)에 위치한 수직통합형 AAM 생산시설을 통해 천연 흑연 기반 활성 음극재를 공급받는다. 이 계약은 루시드 또는 그 배터리 셀 공급업체와의 협력하에 진행된다.

루시드의 마크 윈터호프(Marc Winterhoff) 임시 CEO는 “흑연은 리튬이온 배터리 내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며, 고속 충전 성능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며 “국내 소재 공급망 구축은 외부 변수에 대한 회복력을 높이고 차량의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데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급망 확대는 단순한 조달 안정성을 넘어 미국 산업 및 국가 안보 차원의 전략적 가치도 지닌다. 흑연은 현재 글로벌 공급의 대부분이 중국에 집중돼 있어, 루시드는 채굴부터 가공, 배터리 소재화까지 아우르는 미국 내 밸류체인을 선도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이번 계약은 알래스카 주정부가 주최하는 에너지 정상회의에서 주요 사례로 소개될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전략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이전부터 추진돼 왔으며, 결과적으로 대중국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고 관세 리스크에도 대비하는 효과를 가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래파이트원의 앤서니 휴스턴(Anthony Huston) CEO는 “합성과 천연을 아우르는 이 계약은 미국 흑연 산업의 수익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며 “미국 내 공급망과 국방 역량 모두를 강화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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