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는 ‘유일한 법적 경제단체’... ESG 협력 강화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제는 따뜻한 자본주의 시대를 열어야 할 때”라며 ESG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31일 오전 서울 대한상공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48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지속가능발전이 세계적인 새로운 비전이 됐다”며 “올해를 ESG 경영 확산의 원년으로 삼고, 정부 차원에서 더 많은 기업들이 참여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세계경제포럼에서 각국 정상들과 기업 CEO들은 주주가치 극대화에 초점을 둔 주주자본주의를 되돌아봤다”라며 “고객과 노동자, 거래업체와 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를 따뜻하게 끌어안는 새로운 자본주의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기업들도 수년 전부터 ESG를 중시한 경영전략을 세우고 있고, 벌써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석탄사업을 중단하는 대신 ‘RE100’과 탄소중립 선언으로 에너지 전환에 앞장서고 있으며, 친환경 자동차, 수소산업 같은 녹색산업과 폐기물 재활용 등 순환경제로 새롭게 성장하는 길을 열고 있다”고 설명했다.
ESG를 확산하기 위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제도를 개선하고, ESG 표준 마련과 인센티브 제공을 고려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위원회를 출범시켜 산업계와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한다는 계획도 말했다.
특히 대한상공회의소에 “유일한 법적 종합경제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가 정부와 업계를 잇는 든든한 소통창구가 되어주길 바란다”며 ESG를 강조하는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긴밀한 소통을 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한국은행, ESG 부실 채권·주식 ‘사지 않겠다’
금융계에 따르면 한국은행도 ESG 부실한 기업을 투자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 탄소배출량이 많은 기업에 대한 투자 중단도 고려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이 같은 방침은 특히 은행 등 민간 금융사의 자산운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한은은 ESG 부실기업 자산을 외환 위탁운용 포트폴리오에서 배제하는 이른바 ‘네거티브 스크리닝’ 전략 적용 원칙 및 기준을 마련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의 기존 외화 운용 자산은 4301억달러, 전 세계 중앙은행 9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네거티브 스크리닝 전략에 따라 ESG 부실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앞으로 투자를 자제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ESG 부실기업은 세계 최대 ESG 평가기관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ESG 등급을 기준으로 선별한다. CCC 등급을 맞은 기업의 주식과 채권을 매입하지 않는 방안이다.
더불어 ESG 우수기업 자산을 더 매입하는 포지티브 스크리닝 전략도 병행한다. 지난해 말 54억5000만달러 규모인 ESG 자산을 더 사들인다는 계획이다.
한국거래소, ESG 지수 더 만든다
한국거래소가 기후변화 주가지수 3종 세트를 내놓기로 했다. 기후변화 지수는 탄소배출을 줄이는 기술과 제품을 확보한 상장 기업들에 높은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산출된다.
손병두 거래소 이사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등과 유사한 `프라이스 투 ESG(Price to ESG)`를 만들기 위해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PER, PBR처럼 ESG 평가지표 대비 상장사 시가총액이 얼마나 되는지 산출해 보겠다는 의미다. 만약 ESG 준수 수준이 높은데 시가총액이 낮다면 이는 투자 자금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더불어 “ESG 테마형 ETF·ETN 상품을 개발, 공급하고 ‘KRX300기후변화지수’ ‘코스피200기후변화지수’ ‘기후변화리더스지수’ 등 기후변화 지수 3종 세트를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 이사장은 이에스지 투자 상품의 상장을 신속히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패스트트랙 절차를 두고 ESG 부문 종합 정보 포털도 구축하기로 했다. 또 친환경투자 촉진을 위해 탄소배출권 시장의 참가 대상자를 증권사 등으로 확대하고 탄소배출권 선물,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선물 등 신규 파생 상품을 보급하겠다는 계획도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