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정부의 출범은 단순한 정책의 변화를 넘어, 국가 경영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 제21대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대한민국은 지속가능경영의 새로운 분기점에 서 있다. 전 세계적으로 ESG 후퇴론이 고개를 드는 가운데 이재명 정부가 제시한 담대한 ESG 공약들은 한국 기업에 위기이자 기회이며 지속가능경영의 글로벌 리더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을 예고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선서/이재명 대통령 SNS(페이스북)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선서/이재명 대통령 SNS(페이스북)

 

핵심 정책, '기후에너지부' 신설

새 정부 ESG 정책의 핵심은 단연 '기후에너지부' 신설 공약에 있다. 그동안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로 나뉘어 있던 에너지와 기후 대응 정책의 비효율성을 극복하고, 강력한 정책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는 기업 입장에서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 중장기 탄소중립 전략을 체계적으로 수립할 수 있는 명확한 신호등이 될 것이다.

특히 2024년 헌법재판소가 기존의 탄소중립기본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만큼, 기후에너지부의 역할은 더욱 막중하다. 2026년까지 구체적인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경로를 법제화해야 하는 시급한 과제는 역으로 기업에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ESG 전략의 불확실성을 크게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선택이 아닌 필수, ESG 공시 의무화와 제도적 지원

이재명 정부는 '상장사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 의무화'의 신속한 추진을 약속하며, ESG 경영을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로 못 박았다. 금융위원회의 의사결정이 지연되며 안갯속에 있던 공시 로드맵이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사부터 단계적으로 의무를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되면서, 해당 기업들의 데이터 관리 시스템 구축은 이제 발등의 불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의 접근은 규제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ESG 도입 및 확산 지원법' 제정 공약은 주목할 만한 변화이다. ESG 우수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확대 등 인센티브 기반의 지원책은 기업에 '비용'으로만 여겨지던 ESG를 '투자'와 '성장 동력'으로 인식하게 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 에너지 지도를 바꿀 '에너지 고속도로'

추상적인 구호를 넘어, 이재명 정부는 '에너지 고속도로'라는 구체적인 인프라 구축 계획을 제시했다. 재생에너지 생산지와 수도권 등 수요지를 잇는 광역 송전망을 확충하여 기업들의 RE100 이행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재생에너지 직접구매(PPA)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것이다.

나아가 전남 신안군의 '햇빛·바람 연금' 같은 주민 참여형 모델을 전국으로 확산하겠다는 공약은 재생에너지 확대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지역 수용성 문제를 해결할 혁신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공약의 실행으로 기업들이 지역사회와 상생하며 안정적으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 있기를 바란다.

 

변화의 파도에 올라타자

이러한 거대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실무자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첫째, 공시 의무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스코프(Scope) 3을 포함한 공급망 전반의 데이터 관리 체계를 시급히 정비하고, 이를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내재화해야 한다.

둘째, 정부의 인센티브를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ESG 관련 법률 및 지원 제도의 확인 및 빠른 분석을 통해 실질적인 혜택과 연계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정부 지원의 확대와 정책금융 비중 확대는 기업들의 ESG 경영 참여 동기를 크게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RE100 이행 계획을 구체화해야 할 것이다. 에너지 고속도로와 PPA 제도 개선은 재생에너지 조달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의 5년이 전력 사용 패턴을 분석하고 구체적인 전환 계획을 수립할 최적기가 될 수 있다.

 

새로운 도약을 향하여

이재명 정부의 ESG 정책은 한국의 지속가능경영을 한 단계 끌어올릴 중대한 모멘텀이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 ESG 투자가 주춤하는 지금, 한국의 적극적인 정책 의지는 오히려 해외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차별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기업들은 더 이상 ESG를 부담스러운 규제로 여겨서는 안 된다. 이는 기업의 장기적 생존과 경쟁력을 담보하는 핵심 경영 전략이다. 이번 정부가 깔아줄 새로운 판 위에서 과감하게 변화를 수용하고 국제적 기준에 맞는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기업만이 다가오는 미래의 승자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정책 변화에 대한 선제 대응과 함께 ESG 관리 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며 이는 결국 기업의 장기적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다.


☞ 김형주 엠케이전자(주) 팀장은

김형주 팀장은 2006년 보광그룹에 입사하여, 현재 엠케이전자(주)에서 IR, M&A, ESG를 담당하는 미래전략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엠케이전자는2020년 ESG 선포를 했으며, 2022년 환경부 스마트 생태공장 구축 사업 운영, 업계 최초 POST 100% 재생제품 UL인증을 취득했으며, 현재 LCA One cycle시스템 구축을 진행하고 있는 반도체 소재 기업이다. 실무형 관리자로서 바쁜 와중에도 업무 관련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한양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ESG Track MBA 과정을 마쳤으며, ISO37301인증심사원 활동도 하고 있다.

 

☞ 장정민 매니저는

장정민 매니저는 2008년 동아제약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고, 이크레더블과 금호석유화학을 거쳐 현재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이크레더블에서 공급망 ESG 평가 사업을 준비하며 지속가능경영과 ESG라는 영역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금호석유화학 ESG경영관리팀에 입사해 본격적으로 ESG 관련 업무를 시작했으며 현재 지속가능경영 관련 컨설팅 업무를 하고 있다. 실무자로서 바쁜 와중에도 업무와 관련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한양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ESG Track MBA 과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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