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BS 홈페이지
사진=JBS 홈페이지

세계 최대 육류 생산업체인 브라질 JBS가 13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했다. JBS는 오랜 기간 미국 상장을 추진해 왔으며, 주요 주가지수에 편입돼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해왔다.

16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상장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부패 혐의와 아마존 산림 훼손 논란에도 불구하고 상장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JBS는 2023년부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장기 심사에 묶여 있었으나 SEC는 올해 4월 JBS의 상장을 최종 승인했다. 

 

환경·부패 논란에도 SEC 승인

JBS는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에 연루됐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환경단체들은 JBS가 불법적으로 개간된 지역에서 사육된 소를 구매했다고 지속적으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JBS는 브라질 마투그로수와 상파울루에서 위성정보 기반 추적 시스템을 도입해 불법 농지 경유 이력을 확인하는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비영리단체 마이티어스(Mighty Earth)는 상장을 앞두고 NYSE 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불법 수익의 유통을 용이하게 하는 행위”라고 비판하며 상장 저지를 시도했다.

마이티어스는 지난해 투자자들이 처음으로 JBS 상장을 경고한 뒤, 형사, 민사, 기타 법적 절차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인해 JBS의 부채가 2023년 7월 17억달러(약 2조3000억원)에서 2024년 6월 SEC 제출 서류 기준 36억달러(약 4조8900억원)로 크게 증가했다며, 이는 기업의 환경 리스크가 주식 등 경제적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지배구조와 부패는 더욱 근본적인 문제였다. 지난해 1월, 공화·민주 양당 소속 상원의원 15명은 SEC에 공동 서한을 보내 “JBS의 상장 승인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은 JBS의 지주회사인 J&F인베스티멘토스(J&F Investimentos)가 10년 이상에 걸쳐 1800명의 브라질 공직자에게 총 1억5000만 달러(약 2000억원)의 뇌물을 제공한 사실을 지적했다. 해당 사건은 브라질과 미국에서 총 20억달러(약 2조7200억원) 이상의 벌금으로 이어졌으며, 창업가문인 바티스타(Batista) 형제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트럼프 취임식 기금 최대 기부 논란

JBS 측은 부패 사건 이후 지배구조와 내부 통제를 개선했다고 밝혔지만, 상장 전 공시한 자료에는 브라질과 미국에서 진행 중인 환경, 노동 관련 소송이 다수 포함돼 있다. 회사는 이 중 ‘추정 손실액’을 4억8100만달러(약 6500억원), ‘잠재 손실액’을 64억달러(약 8조7000억원)로 추산했다. JBS의 자기자본인 85억달러(약 11조5500억원)을 대부분 소진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JBS 주가는 상장 첫날 2% 상승하며 시가총액 150억달러(약 20조3700억원)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는 트럼프 시대의 미국에서 JBS의 행보에 대해 낙관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상장 추진 과정에서 JBS의 미국 자회사 필그림스 프라이드(Pilgrim’s Pride)는 올해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선 취임식 기금에 500만달러(약 68억원)를 기부하며, 기업 기부 중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당시 CNBC에 보낸 성명에서 필그림스 프라이드는 “초당적 시민사회 참여 전통을 오랫동안 이어오고 있다”며 “새 행정부와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암호화폐 회사 리플랩스(Ripple Labs)와 온라인 거래 플랫폼 로빈후드(Robinhood)도 각각 490만달러(약 67억원), 200만달러(27억원)를 취임식 기금에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SEC는 2월 로빈후드의 가상자산 사업에 대한 조사 중단을, 3월에는 리플에 대한 소송 철회를 각각 발표했다. FT는 기부와 규제 해소 간의 시점이 맞물린 점을 들어, SEC의 판단 배경에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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