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투자자보다 기업 이사회의 권한을 늘리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고 로이터, 파이낸셜 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인 마크 우예다(Mark Uyeda)를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으로 임명한 이후, SEC는 이사회가 주주 결의를 차단하고 펀드에 대해 더 엄격한 신고 요건을 적용하도록 했다. 투자자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제한하고자 한 것이다.
그동안 블랙록(BlackRock) 과 다른 자산 관리자들은 일반적으로 기업과 함께 행동주의 캠페인에 앞서 투표에 대해 논의하고 연례 주주총회에서 정기적인 위임장 투표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해왔다.
하지만 그 관행은 SEC의 지침에 의해 의문시되고 있으며, 이는 투자에서 환경, 사회 및 거버넌스(ESG) 요소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공격으로 널리 해석되었다. 이 변화는 기업 행동에 영향을 미치려는 투자자에게 더 엄격한 규제 요건을 부과한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이사회는 기업의 배출량 제한이나 기업의 다양한 세부 사항을 공개하라는 투자자의 요구를 거부할 수 있게 됐다. 자체 이사회를 운영하는 기존 활동가들은 이사회에 이의를 제기하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변호사들은 말했다.
이러한 SEC의 변화는 다양성 프로그램(DEI) 해체, 파리 기후 협정 탈퇴 등 트럼프 행정부의 다른 노력과 일맥상통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SEC의 이번 조치가 최근 기후 공시 규칙을 사실상 해체하는 시점에 나온 것으로, 이후 ESG 관련 주주 제안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ESG 결의안은 2021년과 2022년에 상당한 지지를 받았지만, 그 이후로는 그렇지 않았다.
블랙록, 새로운 ESG 규정 발표로 기업 회의 일시 중단
이 문제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이 지난19일(현지시간) SEC의 변경된 규정의 의미를 평가하기 위해 '스튜어드십 회의'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고 말했다.
주주 자문 회사인 재스퍼 스트리트 파트너스(Jasper Street Partners)의 CEO인 제시카 스트라인(Jessica Strine)은 로이터 통신에 “SEC의 새로운 규정으로 인해 기업들이 최고 투자자들의 생각을 알 수 없다면 나중에 기업에게 불리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것은 임원 보상과 같은 문제에 대한 연례 회의에서 투표가 이루어지기 전에 기업들이 자신의 주장을 펼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전했다.
현재 SEC의 유일한 민주당 소속인 캐롤라인 크렌쇼(Caroline Crenshaw)는 로이터 통신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이 변화로 인해 대형 자산운용사의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해석은 기관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주며, 기업과 교류하지 못하게 하는 암묵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다. 결국 이 정책은 자본 형성에 좋지 않다"며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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