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팩트온이 18일 창간 5주년을 맞아 'On Forum: ESG 리밸런싱, 생존과 경쟁우위를 향한 전략적 선택'을 주제로 기념 포럼을 개최했다.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기업과 금융, 컨설팅 등 ESG 생태계의 이해관계자들이 400여명 신청, 300석 규모의 행사장을 가득 채웠다.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행사는 시작 1시간 전부터  북적이기 시작했다. 기업과 금융사 ESG 실무 담당자를 중심으로 학계, 정부, NGO 관계자 등 400여 명이 신청해  300석 규모의 행사장 좌석을 가득 채웠다./임팩트온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행사는 시작 1시간 전부터 북적이기 시작했다. 기업과 금융사 ESG 실무 담당자를 중심으로 학계, 정부, NGO 관계자 등 400여 명이 신청해  300석 규모의 행사장 좌석을 가득 채웠다./임팩트온

박란희 임팩트온 대표는 개회사에서 "임팩트온은 지난 5년간, 1만 건이 넘는 기사를 통해 글로벌 ESG 정책과 기업 사례를 국내에 소개하고, 국내외 동향을 알렸다. 미디어 역할 뿐만 아니라, 국내 ESG 생태계에서 꼭 필요한 책자도 발간하고, 사내 교육 워크숍, 콘텐츠 제공 등 다양한 협업을 통해 싱크탱크 역할을 해왔다”며 “앞으로도 산업과 기업, 정책과 시장을 잇는 신뢰 가능한 미디어이자 플랫폼으로 함께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축사에서 "기후가 곧 경제다. 탄소중립과 지속가능한 발전은 우리 기업과 국가의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이라며 "임팩트온은 지난 5년간 정책과 시장, 시민사회를 연결하는 공론의 장으로서 ESG 담론을 선도해왔다"고 평가했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ESG는 더 이상 가치 추구나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만 논의될 수 없다. 기업의 생존과 성장, 경쟁력 확보라는 현실적 목표와 어떻게 균형을 맞출 것인지가 핵심"이라며 "임팩트온이 복잡한 경영 환경에서 기업들이 현명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실질적 도움을 제공해왔다"고 강조했다. 

포럼에 참석한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가운데)과 박란희 임팩트온 대표(오른쪽)를 비롯해 발제자, 토론자, 모더레이터들이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다./임팩트온

 

이사회 혁신이 ESG 성공 열쇠…"골든타임 놓치지 말아야"

세션 1에서는 이사회가 경영 환경의 변화에 따라 대전환기를 맞았으며, 감독기구로서의 역량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기업 전략과 지속가능성을 조율하는 주체로 진화해야 한다는 점에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연사들은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과 이사회 전문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세션1 패널 토론은 송준호 임팩트온 취재팀장(왼쪽부터)이 모더레이터를 맡고 문성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서현정 컴피턴트보드 전략자문위원, 용환석 페트라자산운용 대표가 참여했다./임팩트온

헬레 뱅크 요르겐센 Board Intelligence 이사회 역량 개발 총괄은 “이사회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의 이사 선임 방식이 바뀌고 있다”며 “과거 이력서 중심의 이사 선임 방식에서 영역별 역량을 다면 평가하는 방식으로 변화했다”고 밝혔다. 문성 법무법인(유) 율촌 변호사는 "이사회 충실의무 확대, 자사주 소각 제도화 등 상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어 지금이 이사회 혁신의 골든타임"이라고 평가했다. 

서현정 컴피턴트보드 전략자문위원은 “이사회가 단순한 승인기구를 넘어 전략과 현장을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역량 평가와 지속적인 교육, 글로벌 피어기업 리뷰 등을 통해 전문성을 체계적으로 강화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용환석 페트라자산운용 대표는 “한국 기업의 상당수는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보다는 외형 성장에 무게를 두고 자본을 운용해 왔다. 이사회 역시 자본배분에 대한 판단력과 견제 기능이 충분히 작동하지 않으면서, 인수합병 등 주요 의사결정에서 전략적 일관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지배구조 전환기 속에서, 경영과 거버넌스를 분리하고 이사회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탄소 기업, 현실적 탈탄소 로드맵 제시…90조달러 전환 투자 어디에?

세션 2에서는 고탄소 산업이 직면한 전환의 딜레마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현실적 접근법이 논의됐다. 

세션2 패널 토론은 송선우 임팩트온 리서치센터장이 모더레이터를 맡고, 백진영 BCG MD파트너, 김도은 머스크 한국 대외협력 총괄, 김형집 사빅코리아 Global Regulatory Affair 담당, 최용환 NH아문디자산운용 ESG리서치팀장, 박용진 KIS자산평가 ESG사업본부장이 참여했다./임팩트온
세션2 패널 토론은 송선우 임팩트온 리서치센터장이 모더레이터를 맡고, 백진영 BCG MD파트너, 김도은 머스크 한국 대외협력 총괄, 김형집 사빅코리아 Global Regulatory Affair 담당, 최용환 NH아문디자산운용 ESG리서치팀장, 박용진 KIS자산평가 ESG사업본부장이 참여했다./임팩트온

백진영 BCG MD파트너는 “2050 넷제로 달성을 위해 약 90조달러의 글로벌 전환 투자가 필요하며, 이 중 청정전력이 75%, 전기화 15%, 에너지 효율화 7%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진국과 개도국 간 자금 흐름의 균형이 관건이며, 국가 간 기술 격차와 금융 인프라 차이를 고려한 정책 설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도은 머스크 한국 대외협력 총괄은 해운업계의 구체적 사례를 공유했다. 김도은 총괄은 “2024년 발주된 컨테이너선의 절반이 저탄소 연료 추진 선박으로, LNG가 30%, 메탄올이 10%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술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연료 인프라와 규제 체계가 이에 맞춰 정비되지 않으면 기업의 실행력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형집 사빅코리아 Global Regulatory Affair 담당은 “ESG 투자 확대 과정에서 단기 수익성 저하나 상용화 리스크 등 실질적인 도전도 존재한다”고 진단하며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기업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포트폴리오 현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지속가능성 사업 포트폴리오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의 균형점을 찾아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용환 NH아문디자산운용 ESG리서치팀장은 “그린워싱 리스크를 줄이고 실질적인 전환금융을 달성하려면 분류체계가 필수”라며 “K-택소노미의 정착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시장에서는 분류체계가 표준화되지 않아 금융상품 설계나 성과 측정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세부지표와 통일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진 KIS자산평가 ESG사업본부장은 “업종에 따라 좌초자산을 바라보는 기간(span)이 짧게는 3년에서 길게는 30년까지 다양하다. 에너지 전환의 속도와 방향이 정치 환경에 따라 크게 좌우되는 만큼, 기업은 다양한 시나리오에 기반한 리스크 분석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업 전략 연계한 ESG 공시 체계 전환 시급…“규제 대응만 생각해서는 안 돼”

세션 3에서는 ESG 성과의 정량화, 기업 공시의 투명성, 투자자 관점에서의 정보 해석, 실제 투자 전략과 평가방식 간의 간극 등 실질적인 회계·투자 과제를 진단했다.

세션3 패널 토론은 이재영 임팩트온 미디어 본부장이 모더레이터를 맡고, 애런 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켈로그 경영대학원 교수, 염윤호 글래스돔 코리아 LCA 스페셜리스트, 권미엽 삼일 PwC 파트너, 김태우 글로벌 ESG 파트너가 참여했다./임팩트온
세션3 패널 토론은 이재영 임팩트온 미디어 본부장이 모더레이터를 맡고, 애런 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켈로그 경영대학원 교수, 염윤호 글래스돔 코리아 LCA 스페셜리스트, 권미엽 삼일 PwC 파트너, 김태우 글로벌 ESG 파트너가 참여했다./임팩트온

애런 윤 켈로그 경영대학원 교수는 “ESG 정보가 투자 전략에 실질적으로 반영되려면 회계정보 수준의 일관성과 원천 데이터 기반의 분석 가능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 투자자들은 정형화된 점수보다 개별 기업의 ESG 정보 구조와 데이터를 해석해 수익 전략에 활용하고 있다”며, “실무 현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 방식으로 정보 제공과 공시 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염윤호 글래스돔 코리아 LCA 스페셜리스트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려면 남은 경로는 점점 더 도전적일 수밖에 없다”며 “이에 따라 규제는 더욱 정교하고 강화될 것이며, MRV(측정·보고·검증) 역량이 뛰어난 기업이 향후 시장 신뢰와 우위를 선점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권미엽 삼일 PwC 파트너는“현재 ESG 공시는 투자자 관점보다는 규제 이행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기업의 실질적 전략이나 리스크 관리 역량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해관계자 신뢰를 확보하려면 형식적 컴플라이언스 수준을 넘어선, 기업 목적과 연계된 공시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우 글로벌 ESG 파트너는 “ESG 정보가 시장에서 신뢰를 얻으려면 회계 기준과 정합성을 갖추는 동시에, 산업별 현실과 리스크를 반영한 실용적 해석이 병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무정보와 비재무정보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만 ESG 정보가 실질적인 투자 의사결정에 쓰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업종 ESG 담당자 만나기 어려웠는데"…실무진 간 소통의 창 역할

사진=임팩트온
사진=임팩트온

현장에서는 실질적 비즈니스 관점에서 세션이 진행되어 의미가 있었다는 반응들이 나왔다. 

행사에 참석한 기업 ESG 실무자인 A씨는 "추상적인 ESG 당위론보다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구체적 아젠다들인 거버넌스부터 데이터까지 주제가 좋았고, 투자업계, 법무법인 및 기업 관계자들의 솔직담백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유익한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참석자 B씨는 "ESG가 '지구의 미래를 위한 착한 활동'으로만 이야기될 때 기업은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며 "인적 리소스 절감, 데이터 관리 효율화, 비용 절감 등 실질적 이유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SG 담당자 간 접점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포럼이 실무진 네트워크의 창구 역할을 했다는 반응도 나왔다. 참석자 C씨는 "유사업종의 ESG 담당자가 모이기 힘든데 이번 행사를 통해 네트워킹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며 "ESG 업계의 브릿지 역할을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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