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이 분쟁광물이자 희귀금속인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는 전기차 배터리를 늦어도 2020년대 중반까지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닛산
닛산이 분쟁광물이자 희귀금속인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는 전기차 배터리를 늦어도 2020년대 중반까지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닛산

닛산자동차는 분쟁 광물이자 희귀금속인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는 전기차 배터리를 2020년대 중반까지 출시하겠다고 선언했다.  

은백색을 띠며, 석유처럼 사용하지 않는 곳이 없어 ‘하얀 석유’라고 불리우는 코발트는 특히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로 여겨진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리튬 배터리는 양극, 음극, 전해질 세 부분으로 이뤄져 있다. 음극을 형성시키는 재료는 흑연이 쓰이는 한편, 양극은 ‘리튬코발트산화물(LiCoO2)’이 보편적으로 사용된다. 그런데 양극의 주된 재료가 되는 리튬의 원자량은 7개가 필요한 반면 코발트는 59개가 필요하다. 따라서 전기차 배터리의 출력을 높이는 데 있어 코발트는 가장 중요한 원료로 손꼽힌다.  

내연기관차의 핵심이 엔진이라면 전기차의 핵심은 배터리인 가운데, 배터리 주요 원료인 코발트가 희소가치로 가격이 비쌀 뿐 아니라 인권과 환경 문제까지 안고 있어 전기차 시장 확대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닛산은 코발트 없이도 기존 제품과 성능이 유사한 전기차 배터리를 개발해 늦어도 2020년대 중반까지 상용화시킨다는 계획을 밝힌 것이다. 사실 앞서, 중국에서 코발트 대신 양극에 철, 인산염, 리튬 등을 사용한 전기차 배터리를 상용화했지만 1회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가 짧아 인기를 끌지 못했다. 하지만 닛산은 망간 등 혁신 소재 비율을 늘려 1회 충전 시에도 기존 배터리만큼 운행 가능한 배터리를 개발하겠다는 방침이다.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고 기존 성능과 유사한 배터리를 닛산이 개발하게 되면 전기차 가격도 보다 저렴해질 전망이다. 기본적으로 배터리는 전기차 가격의 30% 가량을 차지하는데 이중 배터리 제조원가의 20%가 코발트가 사용되는 양극재 비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닛산은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게 되면 배터리 가격을 현재 킬로와트(kW)당 150달러(16만원)에서 100달러(11만원) 미만까지 낮출 수 있다고 예측했다. 

닛산 뿐 아니라, GM도 코발트 의존도를 줄인 배터리 개발에 나서고 있다. GM은 현재 LG에너지솔루션과 23억달러(2조5000억원) 규모의 합작 투자를 통해 오하이오에서 차세대 ‘얼티엄 배터리 셀’을 2022년께 생산할 예정이다. 더불어 테네시에 두 번째 전기차 공장을 설립해 연간 100만대의 전기차 생산을 2025년까지 달성할 계획이다.

GM은 코발트 등 가격이 불안정한 배터리 금속 원료의 의존도를 줄이는 기술 개발에 돌입하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LG에너지솔루션 및 미국 솔리드에너지시스템즈(SolidEnergy Systems) 등의 스타트업과 투자 및 기술 파트너십을 진행 중이다. 마크 로이스(Mark Reuss) GM 사장은 최근 열린 투자자 컨퍼런스에서 “향후 5년간 전기차 생산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코발트와 니켈 등의 금속 수요 또한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배터리에 사용되는 특정 금속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돌파구를 다양한 기술과 파트너십에 개방적인 태도를 바탕으로 찾고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테슬라도 지난해 9월 ‘테슬라 배터리데이’를 개최하고 ‘코발트 제로(0)’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코발트를 쓰지 않는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현재 코발트 비율을 10% 미만으로 낮춘 배터리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나소닉도 코발트 사용 비율을 5% 미만까지 낮추는 데 성공했으며, 향후 수년 내 코발트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배터리를 출시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 코발트는...  

코발트는 지구 지각에 0.0025%만 존재하는 희귀금속이다. 이 중에서도 67.9%가 콩고민주공화국(이하, 콩고)에서 생산되고 있다. 그런데 콩고에서 코발트에 이중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이 막대한 자본으로 콩고 광산을 인수해 코발트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게다가 내전 등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콩고에서 코발트는 반군에 의해 아동 노동으로 채굴되어 국제적으로 질타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코발트는 채굴 단계에서 유해 부산물이 나오고, 제련 과정에서 황산화물 등의 대기오염 물질이 발생하여 환경적 부담도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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