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요 확대에 따라 데이터센터 인프라가 급격히 확대되면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탄소배출량이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아마존은 지난 17일(현지시각) 발표한 지속가능성 보고서에서 2024년 자사의 연간 탄소배출량이 총 6825만톤으로, 전년 대비 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3년 만의 첫 증가세로 전환된 것으로, 아마존이 2019년까지 모든 배출을 제거하겠다는 공약 이후 오히려 배출량이 3분의 1 이상 늘어난 셈이다.
보고서는 AI 서비스 확대에 따른 고성능 데이터센터 건설과 배송업체의 연료 소비 증가를 주요 요인으로 지적했다. 또한 구입 전력으로 인한 배출도 1% 증가했으며, 첨단 기술 운영에 필요한 전력 수요 증가가 전체 배출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2025년 환경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통해 2020년 대비 탄소발자국이 23%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증가는 일시적인 흐름일 수 있으며, AI 수요 역시 장기 배출 시나리오에 포함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AI 투자ㆍ지원 위한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 수요 급증
아마존, MS를 비롯한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AI 서비스 운영을 위한 대규모 데이터센터 확장에 속도를 내면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건설에는 콘크리트와 철강 등 에너지 집약적 자재가 대거 투입되며, AI 모델 학습과 추론 운영을 위한 고성능 서버가 막대한 전력을 소비해 전력망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2030년에는 AI 데이터센터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 세계 철강 산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환경단체 역시 AI 데이터센터 건설 붐이 전력 수요를 급격히 끌어올리고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실제 일부 지역에서는 가동이 중단됐던 천연가스 및 석탄 화력 발전소가 재가동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AI 인프라 확장에 IT 업계 탄소 감축 이행 노력 '뒷전'
블룸버그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탄소중립을 앞세워온 IT 업계의 기조와 상반되는 움직임을 지적했다.
IT 기업들은 AI 수요에 대응해 인프라 확장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에너지 수급과 탄소배출 사이의 딜레마에 직면하고 있으며,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배출 집약적 특성상, AI 기반 인프라 확장이 향후 기후 목표 달성에 중대한 도전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은 204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겠다고 공약했으나, AI 투자가 늘어나면서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차질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MS 역시 2030년까지 탄소 네거티브를 달성하고, 2050년까지 누적 배출량을 모두 제거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최근 AI 수요에 대응한 인프라 확대 속도에 비해 감축 노력은 상대적으로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빅테크 기업들은 단기적으로 탄소배출량 증가가 불가피함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으로 청정 에너지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S는 이에 대해 “생성형 AI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으며, 향후 서버와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이 지속적으로 향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마존은 에너지 효율 개선, 냉각 시스템 최적화 등 기술 도입을 병행하고 있으며,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 AWS에서도 AI 연산 최적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MS 역시 대규모 탄소 제거 계약을 통해 장기 목표를 이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MS는 올해에만 펄프·제지 공장 배출을 포집하는 스타트업 CO280과 370만 톤 규모의 계약을, 탄소 포집 시설을 개발 중인 아트모스클리어와는 680만 톤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한편, 미국 민주당은 최근 고에너지 IT 시설의 연간 배출량을 의무적으로 줄이도록 한 ‘2025년 클린 클라우드법(Clean Cloud Act)’을 지난 4월 발의했다. 미국 내 주요 IT 기업들은 AI·암호화폐 데이터센터의 배출 한도를 초과할 경우 벌금을 부과 받을 수 있어, 향후 배출 감축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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