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反) ESG 기조와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지속가능성을 핵심 사업 기회로 인식하는 흐름은 오히려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지속가능성 전문기관 ISEP(구 IEMA)이 영국 ISEP(구 IEMA)이 최근 발표한 2025년 지속가능성 전문직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중심의 지속가능성 전문가 900명 중 40%가 예산이 늘었다고 답했으며, 감축했다는 응답은 1.9%에 그쳤다.
보고서는 녹색 목표 달성이 기업 평판에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으며, 지속가능성 전문가의 역할이 단순한 리스크 완화에서 가치 창출로 확장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인식 변화 덕분에 대부분 기업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과 세계 경제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속가능성 관련 예산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응답자의 3분의 2 이상이 조직에서 직접적인 탄소 배출량인 스코프 1, 2뿐만아니라 공급망 내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량인 스코프 3까지 측정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응답자의 28%는 해당 조직에서 배출량을 전혀 측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41%는 현재 물 소비량을 측정하지 않으며, 관련 조직의 60%는 생물다양성 순이익을 측정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가능성 부서는 마케팅, 운영, 법무, 재무 등 다양한 부서와 협업하는 내부 컨설턴트로 점점 더 변화하고 있다. 응답자의 40% 이상이 지난 한 해 동안 직무 변화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들의 역할에는 영향력 행사, 교육, 방향 설정, 기업의 다양한 부서를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 포함된다.
에코바디스 조사, “미국 기업 400곳, 조용히 지속가능성 투자 지속”
기업 지속가능성 평가 및 솔루션 제공업체인 에코바디스가 지난 15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87%가 올해 사업 지속 가능성 노력에 대한 투자를 유지하거나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미국 기업 지속가능성 전망’이라는 이름의 이 보고서는 소비재, 산업, 기술,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매출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이상 기업의 경영진 4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기업들은 여전히 사업 지속가능성을 우선시하고 있지만, 이를 공개적으로 홍보하는 기업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ESG 기조에 따른 이른바 ‘그린허싱(Greenhushing)’ 현상이다.
보고서는 그린허싱 증가에도 불구하고 지속가능성 투자는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응답자의31%는 사업 지속가능성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대외 홍보는 줄이고 있다고 답했다. 8%는 공약에 대한 공개적인 언급을 중단했지만, 투자를 지속하고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속가능성 노력을 적극적으로 축소한 비율은 7%에 불과하며, 6%만이 지속가능성 확보가 우선순위가 아니라고 인정하고 최소한의 노력만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응답자의 62%는 ESG 가 고객 유치 및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또한 ESG 관련 규정 폐지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응답자의 35%는 ESG 규정 폐지가 역효과를 낳아 ESG 데이터 품질을 약화시키고 책임 소재를 흐리며 지속가능성 결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ESG 규정 준수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U의 CSRD와 CBAM, 미국 캘리포니아의 SB-253, 그리고 캐나다의 현대판 노예 방지법 등 4대 주요 규정의 기한을 준수하는 기업은 전체의 13%에 불과했다.
에코바디스의 공동 창립자이자 공동 CEO인 피에르 프랑수아 탈러는 "기업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쟁이 가열되고 있지만, 경영진은 지속가능성이 공급망을 유지하고 고객을 확보하는 핵심 요소라는 현실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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