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언스플래쉬
사진=언스플래쉬

선노바 창업자 존 버거가 파산 경험을 딛고 인공지능(AI) 기반 가정용 에너지 관리 기업을 세우며 침체된 미국 가정용 태양광 시장에 재도전에 나섰다.

8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버거는 최근 400만달러(약 55억원) 이상을 조달해 노르웨이 가정용 태양광 기업 오토보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오토보 USA(Otovo USA)’를 설립했다.

 

“가정용 태양광, 끝나지 않았다…AI가 전환점 될 것”

버거는 오토보 USA가 AI 기반 구독형 소프트웨어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플랫폼은 실시간 모니터링과 신속한 유지보수를 지원하며, 태양광 패널·배터리·비상 발전기·전기차 충전기 등 다양한 가정용 에너지 장비를 통합 관리할 수 있다.

그는 태양광 업계가 패널과 장비 설치에만 치중해왔고, 설치 이후 사후관리와 서비스에는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중요한 것은 전력 서비스 제공”이라며 “업계가 그 부분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정용 태양광은 끝나지 않았다. 지금은 전환점에 서 있으며, AI가 그 전환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거는 지난 6월 선노바가 부채 증가와 판매 부진으로 파산보호를 신청하기 전 회사를 떠났다. 그는 당시 경험을 통해 복잡한 금융 구조보다 정책 변화에 덜 흔들리는 단순한 자금조달 구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배웠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가정용 태양광 산업은 고금리로 인한 설치 비용 상승과 세제 혜택 축소라는 이중 악재에 직면해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 개편으로 올해 말 이후 가정용 태양광 구매 세액공제가 종료될 예정이어서 추가 압박이 예상된다. 블룸버그NEF는 2026년 가정용 태양광 설치가 3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텍사스 시장에 주목…직접 전력 판매 가능한 구조

오토보 USA의 첫 진출지는 텍사스다. 직접 전력 판매가 가능한 시장 구조를 우선 공략하고, 이후 다른 지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악재에도 불구하고 텍사스는 여전히 유망 시장으로 꼽힌다. 태양광·배터리 설치 주택이 늘어나고 있고, 전력 생산과 소매 경쟁이 허용된 시장 환경이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2억달러(약 2773억원)를 유치한 ‘베이스파워(Base Power)’도 텍사스 기반의 대표 사례다. 오스틴에 본사를 둔 이 스타트업은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로 가정 배터리를 원격 제어하며 가상발전소(VPP)를 구축한다. 단순한 배터리 판매가 아니라 설치·운영·전기공급까지 통합한 렌탈 서비스를 제공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전력관리 시장은 AI, 사물인터넷(IoT), 가상발전소(VPP) 등 디지털 기술 확산을 기반으로 성장이 예상된다. IoT 시장분석업체 버그 인사이트는 유럽과 북미의 가정용에너지관리시스템(HEMS) 설치 대수가 2024년 450만대에서 2029년 1230만대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IMPACT ON(임팩트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