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주요 북극 쇄빙선 개수 / 블룸버그 정리
전 세계 주요 북극 쇄빙선 개수 / 블룸버그 정리

기후변화에 따른 북극해 해빙 감소로 새로운 항로와 자원 개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북극해 해빙 감소는 오히려 쇄빙선 수요를 키우고 있다. 과거 해빙으로 인해 항해할 수 없었던 북극항로가 이제는 쇄빙선만 있다면 연중 항해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미국 국립빙설자료센터(NSIDC)에 따르면, 지난 겨울 북극해 해빙 면적은 50년 만에 최소치를 기록했다. 2030년대에는 ‘얼음 없는 여름’도 예상된다.

 

북극항로 개방이 불러온 지정학적 경쟁

캐나다는 2030년 취항 예정인 퀘벡 데이비 조선소의 ‘아르파투크’와 밴쿠버 시스팬 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임나류아크’ 등 대형 쇄빙선 2척을 확보하고 있다. 이들 선박은 최대 3미터 두께의 다년생 얼음을 돌파할 수 있다.

현재 캐나다에서 운항 중인 대형 쇄빙선은 1척뿐이며 노후화가 심각하다. 캐나다 정부는 신규 쇄빙선 24척 건조 예산을 확보해 함대를 두 배 이상 확충할 방침이다. 해저 지형 조사를 확대해 북서항로 영유권 분쟁과 자원 채굴 권리 확보에도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마크 카니 총리는 90억캐나다달러(약 9조448억원) 규모 국방비 증액을 발표하며 “북극 순찰과 방어 능력이 캐나다 주권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미국도 대응에 나섰다. 북서항로를 국제해협으로 간주하는 미국은 현재 3척뿐인 쇄빙선 함대에 48척을 추가할 계획이다. 다만 미 해안경비대는 ‘원 빅 뷰티풀 빌(OBBB)’을 통해 확보된 86억달러(약 11조8886억원) 예산으로는 17척 건조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이미 세계 최대 규모의 쇄빙선 함대를 운용하고 있다. 모스크바 컨설팅사 게콘(Gecon)에 따르면 러시아는 쇄빙선 47척을 보유 중이며, 이 가운데 17척이 대형 쇄빙선이고 8척은 원자력 추진선이다. 현재 15척이 건조 중이고 추가 발주도 예정돼 있다. 중국, 스웨덴 등도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미국·캐나다·핀란드 ‘쇄빙선 협력’…극지 조선 협력 강화

캐나다는 북서항로 영유권을 고수하면서도 북부 안보에서 미국과의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쇄빙선 확충은 단순한 해상 운항 지원을 넘어 군사·안보 차원의 의미를 갖는다. 캐나다 정부는 쇄빙선 사업을 국방비 증액 항목에 포함시키며 북극 순찰과 방어를 주권 수호의 핵심으로 규정했다. 그 결과 쇄빙선 건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해온 나토 방위비 지출 확대와도 맞닿는다.

이런 안보 환경 속에서 미국·캐나다·핀란드는 2024년 쇄빙선 협력(Ice Pact)’을 체결하고 극지 조선 기술 협력을 강화했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산업부 장관은 “나토 내 쇄빙선 수요가 높다. 캐나다는 핀란드, 미국과 함께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핀란드는 글로벌 쇄빙선 시장의 중심이다.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은 “전 세계 쇄빙선의 60%는 핀란드에서 건조되고, 80%는 설계된다”며 “2~3년 내 공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도 핀란드로부터 15척 구매 협상을 진행 중이다.

캐나다와 핀란드 간 협력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시스팬의 ‘임나류아크’는 양국 공동 설계로 추진 중이며, 데이비의 ‘아르파투크’ 역시 일부는 핀란드에서 건조된다. 양국은 지난 8월 안보 전반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하며 쇄빙선 협력을 재확인했다.

캐나다 조선업계는 북미 시장을 겨냥하며 세를 넓히고 있다. 데이비는 최근 텍사스 조선소를 인수했고, 시스팬은 미국 볼링거 조선소와 핀란드 라우마·아커 아틱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 미 해안경비대용 다목적 쇄빙선 건조를 발표했다. 시스팬은 “미국과 캐나다 해안경비대 쇄빙선 설계가 같아 훈련·운영·정비에서 상호 운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조선업계는 앞으로 수년간 글로벌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제임스 데이비스 데이비 조선소 CEO는 “이런 수준의 쇄빙선 수요는 처음 본다”고 했고, 존 매카시 시스팬 CEO는 “심지어 인도에서도 남극 탐사용 쇄빙선 문의가 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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