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주택금융공사 49조원 사회적채권 발행, 전체의 82.8% 
공기업 및 공공기관, 은행권 중심에서 민간기업으로 참여 확대

지난달 개설된 한국거래소 사회책임투자채권 종합정보포털/한국거래소 홈페이지
지난달 개설된 한국거래소 사회책임투자채권 종합정보포털/한국거래소 홈페이지

지난달 개설된 한국거래소 SRI(사회책임투자) 채권 세그먼트에 따르면, 30일 현재 국내에서 상장된 ESG채권의 총 규모는 19개 기관에서 발행한 385개 종목, 59조8513억원으로 드러났다. 

이중 사회적채권은 349개 종목 54조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뒤를 이어 지속가능채권이 15개 종목 2조9800억원, 녹색채권은 21개 종목 2조700억원으로 나타났다.  녹색채권(Green Bondㆍ그린본드)은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프로젝트에 투자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채권, 사회적채권(Social Bondㆍ소셜본드)은 고용증진, 취약계층 지원, 중소기업 육성 등 사회가치 창출 사업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채권,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은 녹색채권과 사회적 채권이 결합된 것이다. 

 

4대 금융지주 중 하나은행만 공시 없어, 지난해엔 해외 지속가능채권 7000억 발행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우리나라 ESG 채권시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맡았다. 총 296개 종목 49조원 가량의 사회적 채권(소셜본드)을 상장해, 종목수와 상장잔액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체 금액의 82.8%에 해당된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지난해 3월부터 발행하는 모든 주택저당증권(MBS)을 사회적채권 형태로 발행했다. MBS는 금융기관이 주택을 담보로 만기 20년 또는 30년짜리 장기대출을 해준 주택 저당채권을 대상자산으로 하여 발행한 증권인데, MBS를 소셜본드를 발행하는 경우는 최초 사례였다. 

은행권도 ESG 채권 발행을 이끌고 있다. 산업은행(8종)이 2조4000억을, 기업은행(4종)이 1조3500억을 발행했다. 민간 4대 금융지주별로 살펴보면, 우리금융지주 5500억(은행 4500억, 카드 1000억), 신한금융지주 4000억(카드 2000억, 은행 2000억) , KB금융지주 2000억(캐피탈 1000억, 카드 1000억) 등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지난해 미화 6억달러(7000억원규모)의 해외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는데, 올해 2020년에는 발행내역이 없다. 최근 발행된 하나은행 지속가능보고서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 채권자금 중 중소기업 자금 조달·고용 창출 등 사회 부문에 23.6%, 태양열 발전·친환경 건물·풍력 발전 등 환경 부문에 76.4%를 사용했다고 밝히고 있다.

<표>한국거래소에 공시된 SRI채권

순위

발행기관

종목수

상장잔액

비고

1

한국주택금융공사

296

49,571,332

사회적채권

2

산업은행

8

2,400,000

녹색채권(1) 300,000/ 사회적채권(6) 1,700,000/ 지속가능채권(1) 400,000

3

한국장학재단

34

1,510,000

사회적채권

4

예금보험공사

2

1,320,000

사회적채권

5

기업은행

4

1,350,000

지속가능채권

6

현대캐피탈

10

730,000

녹색채권(6) 500,000/

지속가능채권(4) 230,000

7

SK에너지

4

500,000

녹색채권

8

우리은행

2

450,000

지속가능채권

9

한국수출입은행

1

350,000

지속가능채권

10

한국수력원자력

3

300,000

사회적채권

11

현대카드

4

240,000

녹색채권

12

신한카드

5

200,000

사회적채권

13

한국전력공사

3

200,000

지속가능채권

14

신한은행

1

200,000

녹색채권

15

GS칼텍스

2

130,000

녹색채권

16

KB캐피탈

2

100,000

녹색채권

17

KB카드

2

100,000

사회적채권

18

우리카드

1

100,000

사회적채권

19

한국남부발전

1

100,000

녹색채권

 

전체

385

59,851,332

녹색채권(21), 사회적채권(349), 지속가능채권(15)

*2020년 6월 30일 현재, 단위 백만원(중복 제외) 

 

현대캐피탈, SK에너지, 현대카드, GS칼텍스 등 민간기업 ESG채권 가세

한편 공기업과 공공기관은 ESG채권의 주요 발행기관으로 드러났다. 한국장학재단(34종) 1조5100억, 예금보험공사(2종) 1조3200억, 한국수출입은행(1종) 3500억, 한국수력원자력(3종) 3000억, 한국전력(3종) 2000억, 한국남부발전(1종) 1000억원 규모다. 

공공기관이 ESG채권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선 데는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가  주된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 이후 공공기관 경영평가지표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사회적 가치구현'이다. 2018년 22점이 배점됐지만, 지난해부터 24점으로 늘었다. 사회적 채권이나 지속가능채권은 '상생·협력 및 지역발전’에, 녹색채권은 ‘안전 및 환경’ 관련 항목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민간기업들도 ESG채권 발행에 가세함에 따라, 시장이 확대될 지 주목받고 있다. 현재 공시된 민간기업은 총 4곳이다. 현대캐피탈(10종) 7300억, SK에너지(4종) 5000억, 현대카드(4종) 2400억, GS칼텍스(3종) 1300억으로 발행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ESG 투자 규모가 2016년 22조8000억 달러에서 2018년 30조7000원 가량 늘어나며,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이같은 글로벌 흐름을 반영한다면, ESG채권에 관한 규모가 민간에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공기업과 공공기관 중심으로 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춘 것이라는 부정적인 목소리와 함께, ESG 채권에 관한 명확한 사후 보고와 확인이 이뤄지지 않으면 일반 자금지원도 ESG채권에 편입되는 'ESG 워싱'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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