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버리는 자사 웹사이트에 지속가능한 원료로 만든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멀버리
멀버리는 자사 웹사이트에 지속가능한 원료로 만든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멀버리

 

영국 명품 가방 및 액세서리 기업 '멀버리(Mulberry)'는 향후 10년 이내 재생적이고 순환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땅에서 옷장으로(from field to wardrobe)'라는 새로운 지속 가능성 전략을 발표했다.

공약에는 세계 최저 수준의 저탄소 가죽 개발, 공급망 100% 투명성, 2035년까지 운영 및 공급망 전반에 탄소 오프셋을 통한 순제로 달성 등이 포함됐다. 멀버리는 올 상반기 탄소 배출 감사를 받은 후, 2022년부터 매년 배출량을 보고하고 재생적인 농업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멀버리 CEO 티애리 앤드레타(Tierry Andretta)는 "우리 공약은 제조 공정과 운송 배출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재생 농업, 투명성, 순제로 제조 등 세 가지에 기반한다"며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유기농, 환경친화적인 농장에서 생산되는 가죽을 공급해 삼림 벌채를 방지하고 순제로(0)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멀버리 샬롯 오설리번 멀버리(Charlotte O'Sullivan) 글로벌 마케팅 겸 디지털 디렉터는 "패션 브랜드 공급망은 복잡하고 불투명하며, 물류는 가장 직접적으로 통제되지 않는 요소"이지만 "우리는 영국 생산량의 50% 이상을 이미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통제가 가능하며 단기ㆍ중기적으로 공급체에 보상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멀버리는 금주부터 판매되는 모든 가방을 수리ㆍ재구매ㆍ재수선 하겠다고 선언했으며, 멀버리 가방의 유통 기간을 연장하기 위해 평생 서비스 보증 등 여러 공약을 내놓았다.  

이번 주 자사 웹사이트에 재판매 코너를 개설해 고객들이 회사에 중고 가방을 다시 팔 수 있게 했다.  패션 온라인 소매업체 베스티아레 콜렉티브와 제휴해 중고 가방을 판매하고, 런던과 뉴욕에서는 제품 구매와 재판매가 가능한 오프라인 매장 '멀버리 거래소(Mulberry Exchange)'가 운영되고 있다. 

멀버리 거래소는 중고 가방을 고객들에게 구매하고 수리, 재수선 등을 통해 재판매하고 있다/멀버리
멀버리 거래소는 중고 가방을 고객들에게 구매하고 수리, 재수선 등을 통해 재판매하고 있다/멀버리

 

안드레타 CEO는 "명품 패션 분야 전반적으로  중고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매년 1만 개 이상의 가방을 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 동안 패션 브랜드들이 개인적인 취향이나 개성을 주장해왔지만 최근 소비자들은 광고 캠페인으로 인해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신상 가방을 구매하는 것에 대해 매력을 느끼지 못하며, 예전 재고 가방을 다시 구매하고자 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개장된 멀버리 거래소는 고객들이 한정판 가방을 찾아 구매할 수 있어 구매 수가 급증했으며, 멀버리는 "명품 패션 업계에 새로운 통찰력을 제시할 뿐 아니라 고객 반향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멀버리는 직접 소비자 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고객 욕구를 측정해 새로운 지속 가능성 이니셔티브를 이끌어 나갈 예정이다. 오설리번 마케팅 디렉터는 "우리는 소비자들과 90% 직접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며 "무언가를 시도하거나 시작할 때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피드백을 받아 혁신을 시험하고 신속한 변화를 이루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멀버리 내부위원회는 중고 가방 상태를 고려해 벼룩시장에서 유사 패션 품목을 모니터링해 중고 가격대를 결정해 판매하고, 중고 가방 판매자에게는 새로운 가방이나 중고 판매처에 사용이 가능한 상품권을 제공할 예정이다. 판매가 불가능하거나 수명이 다한 가방은 스코틀랜드 가죽 브랜드 뮤어헤드와 파트너십을 맺어 연료로 전환할 계획이다. 회사의 열 에너지 공장에서 수명이 다한 가죽을 연료로 전환하고 오래된 가죽은 신제품 짜투리 가죽 등 일부 원료로 활용된다.

멀버리의 지속가능한 계획은 스위스 글로벌 금융 기업 UBS 분석가들이 "지속가능한 대안에 대한 소비자 욕구가 패스트패션 산업을 크게 흔들 것"이라는 분석을 발표한 지 일주일 만에 발표되었다. 이 분석에 따르면, 환경 운동가들과 글로벌 투자자들은 광범위한 패션 산업에 환경 발자국을 관리하고 지속가능한 대안을 구축하라는 압력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오설리반 디렉터는 "현재 가죽에 대한 인증기준이 순환경제를 구축하는 데 충분치 않다"며 "공급망의 영향력을 억제하기 위해 더 넓은 산업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 말까지 환경인증을 받은 공장에서 가죽 원료를 조달하고 올 가을-겨울 콜렉션에서 소개되는 모든 제품에 친환경 인증을 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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