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가격 화석연료 영향 시간 비중(%) 및 도매 전력 평균 가격(유로/MWh)
전력 가격 화석연료 영향 시간 비중(%) 및 도매 전력 평균 가격(유로/MWh)

스페인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이 급증하면서 전력 가격에 대한 가스의 영향력이 크게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는 2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에서 스페인이 전력 가격과 화석연료 가격의 연결구조를 크게 약화시켰다고 밝혔다. 여전히 화석연료가 전력 가격을 좌우하는 유럽 다수 국가와는 비교되는 성과다.

 

스페인 도매 전력 가격, 유럽연합 평균보다 32% 낮아

유럽 국가들은 대체로 ‘한계 가격제(marginal pricing system)’를 사용한다.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마지막에 필요한 가장 비싼 전력이 전체 전력시장의 가격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대개 가스발전 가격이 결정한다.

엠버에 따르면, 스페인은 빠른 재생에너지 확대 덕분에 올해 상반기 전력 가격이 화석연료 발전에 의해 결정된 비중이 19%에 불과했다. 이로 인해 스페인의 도매 전력 가격은 유럽연합 평균보다 32% 낮았다. 2019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스페인은 유럽 내 전력 가격이 높은 국가 중 하나였다.

스페인 중앙은행은 2019년 수준의 재생에너지 발전이 유지됐다면 2024년 상반기 전력 가격은 40% 더 높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화석연료 가격 변동에 대한 취약성을 재생에너지가 크게 줄였음을 보여준다.

스페인은 2019~2025년 사이 전력 가격이 화석연료 발전에 의해 결정된 시간을 75%에서 19%로 줄어 6년 만에 4분의 1 수준으로 축소했다. 같은 기간 다른 가스 의존국의 감소폭은 네덜란드 -34%, 영국 -32%, 이탈리아 -13%, 독일 -12% 등 상대적으로 낮았다.

 

전력망 안정화 위해 전력망과 배터리 투자 확대 필요

2025년 8월은 스페인에서 석탄발전이 전혀 가동되지 않은 첫 달이었다. 2015년 8월 석탄 비중이 25%였던 점을 감안하면 극적인 변화다. 가스 발전도 2019년 상반기 26%에서 2025년 상반기 19%로 줄었다.

스페인은 2019년 이후 풍력·태양광 설비용량을 두 배로 늘려 40GW(기가와트) 이상을 추가했다. 2025년 상반기 스페인 전력수요의 46%가 풍력·태양광으로 충당돼 2019년 27%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다만 스페인은 지난 4월 전국적인 정전 사태 이후 전력망 안정화를 위해 가스 발전을 확대하면서, 5월 계통 균형 비용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 증가했다. 재생에너지 출력 제한(커테일먼트)도 급증해, 과거 2년간 평균 1.8%에서 2025년 5~7월에는 7.2%로 3배 수준 늘어났다.

엠버는 전력망과 배터리 투자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스페인은 2019~2024년 5년간 재생에너지 1유로당 전력망 투자액이 0.3유로에 불과해 유럽 평균 0.7유로에 비해 크게 낮았다. 또한, 스페인은 유럽 4위 전력시장임에도 배터리 저장용량은 120MW(메가와트) 규모로 13위에 불과하다. 규제 불확실성과 대규모 양수발전 의존이 걸림돌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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