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알루미늄 업계가 자국 내 원자재 확보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으로의 고철 알루미늄 캔 수출을 전면 금지할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로이터는 14일(현지시각) 알루미늄협회(The Aluminum Association)가 이 같은 입장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알루미늄협회는 1933년 설립된 미국 알루미늄 산업을 대표하는 비영리 무역단체다. 이 단체는 미국 내 주요 알루미늄 제련·가공·재활용 기업들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업계의 정책 로비, 연구, 통계 제공, 환경·안전 기준 마련 등을 주도하고 있다.

 알루미늄협회의 홈페이지에 실린 미국 알루미늄 업계의 청원.
 알루미늄협회의 홈페이지에 실린 미국 알루미늄 업계의 청원.

 

수출 금지 요구…美 산업 안보 위한 조치

알루미늄협회는 미국 내에서 연간 약 500만~600만 톤의 알루미늄 스크랩(고철)이 소비되고 있지만, 이 중 200만 톤 이상이 해외로 수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상당량이 중국으로 흘러 들어가 가공 후 완제품 형태로 다시 미국으로 되돌아오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됐다.

협회는 “북미 지역 밖으로의 음료 캔 수출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자동차, 전투기, 탱크, 위성 등 전략산업에 필요한 원자재를 확보하기 위한 국가 안보 조치”라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은 알루미늄 원재료의 연간 공급 부족분이 약 400만 톤에 달하며, 자급 체제로 전환하려면 수년간의 시간과 수십억 달러의 투자 그리고 막대한 저가의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협회는 설명했다.

 

美 자급률 낮고 수입 의존도 높아…무역 규제 강화 흐름

미국 알루미늄 산업은 해외 의존도가 높고, 에너지 비용이 높은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 알루미늄협회는 “국내 재활용 자원의 확보 없이는 장기적인 공급 안정이 어렵다”며, 자국 내 순환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미국이 자국에서 발생하는 알루미늄 스크랩의 절반 가까이를 해외로 수출하고 있으며, 알루미늄 원재료의 약 3분의 2를 캐나다에서 수입하고 있다는 상황도 짚었다.

미국 내 알루미늄 수요는 자동차, 항공기, 포장재 등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생산업체들은 이에 대응해 신규 제련소와 압연 공장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협회는 고품질 스크랩의 국내 재활용 비중을 높이는 것이 제조원가 절감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핵심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금속류 수입 규제를 강화하며 공급망 자립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 6월 수입 알루미늄에 50%의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8월에는 자동차 배기 시스템과 전기차용 전기강판, 버스 부품 등 철강·알루미늄 관련 400여 개 품목에 추가 관세를 발표했다. 이러한 조치는 산업 보호와 전략 자원 내재화를 위한 정책 기조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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