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알루미늄 수입업체들이 아이슬란드 주요 제련소의 정전으로 인한 생산 중단과 2026년부터 도입될 탄소세를 앞두고 물량 확보에 나섰다.
로이터는 12일(현지시각) 아이슬란드 제련소 가동 중단과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시행을 앞둔 유럽 시장에서 프리미엄이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제련소 중단에 공급 불안…EU 프리미엄 9개월 만에 최고
아이슬란드는 올해 1~8월 기준 1위 공급국인 모잠비크의 33만7670톤에 이어 EU의 두 번째 알루미늄 공급국으로 총 24만1412톤을 수출했다.
이번에 문제가 발생한 제련소는 아이슬란드의 연산 32만톤 규모 그룬다르탕기(Grundartangi) 제련소로, 지난 10월 말 전기 설비 고장으로 생산을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했다. 모기업 센추리 알루미늄(Century Aluminum)의 제시 게리 CEO는 지난주 실적 발표에서 “변압기 교체 제작·운송·설치를 위해 약 1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고장난 변압기를 수리할 수 있다면 조기 재가동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EU 역내로 알루미늄을 수입하는 기업은 2년의 전환 기간을 거쳐, 2026년 1월 1일부터 CBAM에 따른 탄소 가격을 부담하게 된다. 이에 따라 EU 수입업체들은 CBAM이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전 알루미늄을 대량 선반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이것이 제련소의 생산중단과 맞물려 알루미늄의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유럽 알루미늄 관세 포함 프리미엄은 현재 톤당 324달러(약 47만원)로, 11월 3일에는 330달러(약 48만원)까지 상승하며 지난 1월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CBAM 부담 피하자”…수입업체들 알루미늄 ‘선반입’ 경쟁
CBAM는 EU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외부 국가에서 EU로 유입되는 물량 중 금속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배출량에 따라 탄소 가격을 부과하는 제도로, 알루미늄 외에도 철강, 시멘트, 전력, 수소, 비료 등에도 같은 규정이 적용된다.
우드맥킨지의 에드가르도 젤소미노 알루미늄 리서치 디렉터는 트레이더들과의 대화를 인용해 “수입업체들이 CBAM 부담을 피하기 위해 알루미늄을 앞당겨 들여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탄소비용 회피뿐 아니라 새로운 규제에 따른 행정적 부담을 줄이려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럽경제지역(EEA) 소속 회원국은 유럽 탄소배출권거래제(ETS)에 편입돼 이미 탄소비용을 지불하고 있기 때문에, 비록 EU가 아니더라도 EU 내부 생산물과 동일하게 취급된다. 대표적으로 노르웨이의 노르스크 하이드로(Norsk Hydro)와 아이슬란드 제련소의 알루미늄은 CBAM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탄소회계 소프트웨어 기업 카본체인(CarbonChain)의 닉 오길비 CBAM 총괄은 중동과 캐나다 제련소의 알루미늄은 직접배출 강도가 낮아 “톤당 10유로(약 1만4500원)에서 50유로(약 8만원) 수준의 비교적 낮은 비용만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래된 기술을 사용하는 일부 제련소의 제품은 앞으로 EU 시장에 들어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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