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수자원관리위원회는 네슬레가 수십년동안 물을 무단으로 이용했으며 불법 조달을 중단하지 않으면 일 최대 10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픽사베이
캘리포니아 수자원관리위원회는 네슬레가 수십년동안 물을 무단으로 이용했으며 불법 조달을 중단하지 않으면 일 최대 10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픽사베이

 

지난 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수자원관리위원회는 “네슬레가 캘리포니아 남부 샌버나디노 국립 숲에서 매년 수백만 갤런의 물을 불법으로 가져가고 있다”며 “지역 환경을 파괴하는 불법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는 명령서를 제출했다.

수십년 동안 네슬레는 산 하부에 구멍을 뚫어 물을 수집하며, 수집된 물을 인근 공장에 탱크로 운반해 식수 브랜드 ‘애로우헤드’를 판매해 왔다. 네슬레는 1992년 프랑스 생수제조회사 페리에를 인수하면서 샌버나디노 산맥의 물에 대한 권리를 취득했다. 페리에는 1894년 식수브랜드 애로우헤드를 매입했으며, 계약 당시 애로우헤드가 페리에에 매주 탱크 당 1만5000갤런의 물, 총 7대 탱크를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하지만 실제 계약서에는 탱크 당 6500 갤런으로 밝혀졌다. 네슬레가 주장한 것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네슬레는 캘리포니아 오렌지 카운티 식수를 공급하는 산타아나 강에 있는 물을 가져다 이용하는데, 국유지의 물을 무단으로 이용해왔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네슬레는 “1865년 하천에 대한 물 권리를 얻었다”고 주장했지만 수자원관리 위원회는 네슬레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할지라도 “물 사용으로 인한 금액을 충분히 부담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미국 산림청은 네슬레에 국립 숲에서 활동하는 권리에 대해 연간 2100달러(234만 6750원)의 허가 비용을 부담했지만, 이 비용에는 물이나 연방 재산은 포함되지 않는다. 수많은 환경단체들은 네슬라가 물 사용에 대한 비용을 충분히 부담하지 않으면서 캘리포니아 물 위기를 오히려 악화시켰다고 비난했다. 2015년 한 조사에서는 네슬레가 1988년 만료된 허가증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2017년 캘리포니아 수자원관리위원회가 네슬레에 이미 물 권리에 대해 경고했지만 대응을 계속 피해왔다. 

수자원관리위원회 물 권리 담당 부국장 줄리 리자르도(Jule Rizzardo)는 "주 정부는 날씨가 점점 더 건조해지면서 가뭄, 화재로 인한 위협을 받고 있다”며 “캘리포니아의 가뭄 복구 능력을 더욱 강화하고 물 등 천연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집행 권한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네슬레는 많은 양의 물이 합법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위반 사항도 여러 차례 확인되었다고 주장했다. 

샌버나디노 국립 숲/샌버나디노 국립공원
샌버나디노 국립 숲/샌버나디노 국립공원

 

캘리포니아 주 대부분 지역은 현재 가뭄 상태에 빠져있다. 전체 96% 이상이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역사 이래 최악의 산불을 겪었던 작년의 36%와 대조적이다. 네슬레는 여전히 샌버나디노 국립 숲에서 일주일에 수십만 갤런을 계속 펌프질하고 있다.

샌버나디노 국립 산림청 대변인은 "현행 및 향후 허가에는 네슬레가 수도권을 포함한 주법을 준수할 것을 허가위원회에 요구하고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보유자는 허가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자원 관리 위원회는 “네슬레가 초반에는 우리의 명령을 따르고자 했기에 명령 초안에는 벌금을 따로 부과하지 않았지만, 계속 네슬레가 이를 따르지 않는다면 하루 최대 1000달러(111만 7500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주법 준수에 따라 연방 허가가 달라지기 때문에 샌버나디노 국립 숲에 접근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수자원관리위원회의 명령에 따라 네슬레는 연간 5800만 갤런이 아닌 236만 갤런의 물만을 가져올 수 있으며, 가뭄이 선포되면 그 10배에 달하는 벌금을 물게 된다.

네슬레는 최근 애로우헤드 브랜드와 스트로베리 크릭 사업을 두 개의 사모 주식회사에 43억 달러에 매각해 현재는 ‘블루트리톤’이라는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100만 달러(11억 1750만 원)의 벌금은 네슬레에게는 큰 재정적 손실은 아니지만, 국유림에 접근할 수 없게 된다면 브랜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다. 향후 분쟁의 논점은 ‘네슬레가 지난 몇 년 동안 얼마나 많은 양의 물을 가져갔는지’, ‘유통기한이 지난 허가증을 사용했는지’, ‘정당한 권리 없이 혹시 합당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물을 가져갔는지’에 집중될 것이다. 

블루트리톤 브랜드 대변인은 "125년 이상 우리 브랜드는 스트로베리 협곡에 있는 애로우헤드 스프링스의 물을 지속해서 수집해 왔다"라며 "우리는 캘리포니아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훌륭한 제품을 제공하면서 환경을 잘 다스린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물 권리에 관한 주 수자원관리위원회 직원들의 권고에 실망했다. 이에 우리는 위원회 직원이 캘리포니아 주 상수도법을 잘못 해석한 것을 시정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법적 대응을 할 것”이며 "항소 절차가 마무리된 후, 우리는 정지 명령과 관련된 모든 최종 결정을 준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슬레는 위원회의 명령 이후 약 20일 동안 항소를 진행할 예정이며, 기후 변화로 인해 가뭄이 더욱 극심해지고 장기화됨에 따라 네슬레의 물 권리로 인한 환경단체와의 갈등과 긴장을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작년에는 오리건 주와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지역 대수층에서 물을 끌어와 공장을 짓기로 했지만 결국 지역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로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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